산과바다
의골항(義鶻行) - 두보(杜甫)
보라매를 노래하다
陰崖二蒼鷹(음애이창응) : 응달 낭떠러지에 두 검은 보라매
養子黑柏顚(양자흑백전) : 시커먼 잣나무 꼭대기에 새끼를 친다.
白蛇登其巢(백사등기소) : 하얀 구렁이가 그 둥지에 올라
呑噬姿朝餐(탄서자조찬) : 닥치는 대로 씹어 삼켜 아침밥으로 먹었다.
雄飛遠求食(웅비원구식) : 수컷은 멀리 먹이 구하러 날아가고
雌者鳴辛酸(자자명신산) : 암컷만 울부짖으며 고생하며 싸웠다.
力强不可制(력강부가제) : 힘들여 강제하여 보나 막아내지 못해
黃口無半存(황구무반존) : 노란 입의 새끼들 반만 살아남았다.
其父從西歸(기부종서귀) : 그 애비 서쪽에서 돌아와
翻身入長煙(번신입장연) : 몸을 돌이켜 먼 이내속으로 들어갔다.
斯須領健鶻(사수령건골) : 이에 곧 사나운 보라매 거느리고 돌아와
痛憤寄所宣(통분기소선) : 분하고 원통하여 마땅한 곳 기다려서
斗上捩孤影(두상렬고영) : 우뚝 하늘로 올라 외로운 그림자 비튼다.
噭哮來九天(교효내구천) : 으르렁 포효하며 높은 하늘에서 내려오니
修鱗脫遠枝(수린탈원지) : 비늘 달린 구렁이가 나무꼭대기에서 벗겨져
巨顙拆老拳(거상탁노권) : 커다란 이마가 익숙한 발톱에 잘라진다.
高空得蹭蹬(고공득층등) : 높은 공중에서 맥을 추지 못해
短草辭蜿蜒(단초사완연) : 짧은 풀에서처럼 설설 다닐 수가 없었다.
折尾能一掉(절미능일도) : 동강 난 꼬리는 한번 흔들지도 못하고
飽腸皆已穿(포장개이천) : 포식한 창자는 이미 구멍이 뚫리었다.
生雖滅衆雛(생수멸중추) : 살아서는 새끼들 먹어 없앴지만
死亦垂千年(사역수천년) : 죽어서는 천년에 교훈을 남겼도다.
物情有報復(물정유보복) : 물정에는 주고받는 보복이 있어
快意貴目前(쾌의귀목전) : 통쾌한 마음 눈앞에서 귀하기도하다.
茲實鷙鳥最(자실지조최) : 보라매는 새 중에서 정말 사나운데
急難心炯然(급난심형연) : 남의 급함을 구하는 마음은 이리도 밝도다.
功成失所往(공성실소왕) : 공을 세우고 아무 미련도 없으니
用舍何其賢(용사하기현) : 나가고 물러섬이 어찌 그리도 어진가?
近經潏水湄(근경휼수미) : 근래에 휼수 가를 지나다가
此事樵夫傳(차사초부전) : 이 이야기 나무꾼에서 전해 듣고
飄蕭覺素髮(표소각소발) : 쓸쓸히 늙어 흰머리 된 것 알았도다.
凜欲衝儒冠(늠욕충유관) : 그 늠름함에 망건 밖으로 머리털이 뻗친다.
人生許與分(인생허여분) : 인생이 남에게 마음을 나눔이
只在顧盼間(지재고반간) : 다만 서로 돌아보는 사이에 있도다.
聊爲義鶻行(료위의골항) : 애오라지 의로운 보라매의 노래 지어
用激壯士肝(용격장사간) : 장사의 의협심을 불러일으키련다.
* 의골항(義鶻行) : 두보(杜甫, 712~770)가 의로운 보라매를 노래한 시(詩)이다. 둥지의 새끼를 잡아먹는 구렁이를 물리친 보라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두보가 남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과 용기를 찬미한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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