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팽아행(彭衙行) - 두보(杜甫)
팽아를 지나며
憶昔避賊初(억석피적초) : 옛날 도적을 피하던 때를 추억해본다.
北走經險艱(배주경험간) : 북으로 달아나며 험하고 어려운 일 겪었어라
夜深彭衙道(야심팽아도) : 밤이 깊은 팽아 길에
月照白水山(월조백수산) : 백수산의 달빛은 적요로이 비추었지
盡室久徒步(진실구도보) : 식구들 모두 오랫동안 맨발로 걸었으니
逢人多厚顔(봉인다후안) : 사람들 마주칠 때마다 많이도 부끄러웠었네.
參差谷鳥吟(삼차곡조음) : 들쭉날쭉 골짜기마다 새는 울어대도
不見遊子還(부견유자환) : 돌아가 머물 곳은 정녕 없어라
癡女饑咬我(치녀기교아) : 철부지 딸은 배가 고파 나를 깨물고
啼畏虎狼聞(제외호낭문) : 우는 소리 호랑이 들을까 덜컥 겁이 나
懷中掩其口(회중엄기구) : 가슴에 부둥켜안고 그 입을 막으려니
反側聲愈嗔(반측성유진) : 오히려 버둥거리며 더욱 악을 썼었네.
小兒强解事(소아강해사) : 어린 아이에게 억지로 달래고 달래
故索苦李餐(고색고리찬) : 일부러 쓰디쓴 오얏을 찾아 먹게 했었지.
一旬半雷雨(일순반뇌우) : 열흘에 반은 천둥 번개에 비가 내리니
泥濘相攀牽(니녕상반견) : 진흙탕 길을 서로 부둥켜안고 걸어갔었네.
旣使禦雨備(기사어우비) : 겨우 비옷과 우산으로 막으려 해도
徑滑衣又寒(경골의우한) : 길은 미끄럽고 옷은 젖어 차가웠었지
有時經契濶(유시경결활) : 고생고생하며 길을 걷고 걸어도
竟日數里間(경일삭리간) : 종일토록 2~3십리 밖에 가지 못했네.
野果充糇糧(야과충후량) : 들풀 열매로 주린 배를 채우고
卑枝成屋椽(비지성옥연) : 낮은 나뭇가지를 모아 집을 엮었네.
早行石上水(조항석상수) : 아침에는 돌 위로 물을 길으며
暮宿天邊煙(모숙천변연) : 밤에는 하늘 가 안개 낀 곳에서 잠을 청했지
少留同家漥(소류동가와) : 동가와에서 잠시 머물었다가
欲出蘆子關(욕출노자관) : 노자관 북으로 빠져나가려 하였네.
故人有孫宰(고인유손재) : 마침 손재라는 친구가 있어
高義薄曾雲(고의박증운) : 높은 의리가 후박한 마음 씀씀이가 하늘에 닿았으니
延客已曛黑(연객이훈흑) : 우리들을 맞이하는데 이미 날은 저물어
張燈啓重門(장등계중문) : 등불 밝히고 중문을 열어주었지
煖湯濯我足(난탕탁아족) : 뜨거운 물을 나의 발을 씻게 하고
剪紙招我魂(전지초아혼) : 종이를 잘라 글을 쓰도록 나의 혼을 불러주었지
從此出妻孥(종차출처노) : 이렇게 한 후에 나의 처자를 부르니
相視涕闌干(상시체란간) : 서로 마주보며 눈물을 비 오듯 흘렸네.
衆雛爛漫睡(중추난만수) : 곤히 잠든 어린 자식들을 깨워
喚起霑盤飧(환기점반손) : 불러 일으켜 더운밥을 배불리 먹게 했었네.
誓將與夫子(서장여부자) : 그대와 더불어 맹세하노니
永結爲弟昆(영결위제곤) : 영원히 의형제를 맺자고 하였네.
遂空所坐堂(수공소좌당) : 끝내 벗이 기거하던 방도 비워주며
安居奉我歡(안거봉아환) : 편히 지내라하며 기쁘게 하였었네.
誰肯艱難際(수긍간난제) : 어려운 시절에 뉘 있어 기꺼이
豁達露心肝(활달노심간) : 활짝 속마음을 드러내 보일건가
別來歲月周(별내세월주) : 이별하여 세월은 흘러갔는데
胡羯仍構患(호갈잉구환) : 오랑캐가 반란을 일으켜 수심이 깊으니
何當有翅翎(하당유시령) : 날개라도 달려있다면 응당히
飛去墮爾前(비거타이전) : 훌쩍 날아가 그대 앞에 설 수 있을까?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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