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법경사(法鏡寺) - 두보(杜甫)
법경사
身危適他州(신위적타주) : 신변이 위험하여 다른 고을로 떠나니
勉强終勞苦(면강종노고) : 억지로 가는지라 수고롭고 고통스럽다.
神傷山行深(신상산항심) : 산길이 너무 깊어 정신이 아찔하고
愁破崖寺古(수파애사고) : 오래된 벼랑의 절에 걱정이 사라진다.
嬋娟碧蘚淨(선연벽선정) : 아름다운 파란 이끼 고요하고
蕭摵寒籜聚(소색한탁취) : 선들거리는 차가운 대 꺼풀 모인다.
回回山根水(회회산근수) : 휘돌아 흐르는 산 아래 물
冉冉松上雨(염염송상우) :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나무 아래 빗물.
洩雲蒙淸晨(설운몽청신) : 피어나는 구름 이는 맑은 새벽
初日翳復吐(초일예복토) : 돋아 오르는 해가 어둠 속에서 빛을 토한다.
朱甍半光炯(주맹반광형) : 붉은 기와 반쯤 빛나고
戶牖粲可數(호유찬가삭) : 창문이 환하여 문살도 헤아릴 수 있도다.
拄策忘前期(주책망전기) : 지팡이 짚고서 갈 기약 잊었는데
山蘿已亭午(산나이정오) : 산 다래 숲 나서니 이미 대낮이로다.
冥冥子規叫(명명자규규) : 어둑한 곳에서 소쩍새 울음소리
微徑不敢取(미경부감취) : 희미한 오솔길은 갈 바가 못 되는구나.
* 法鏡寺 : 甘肅省 劒閣山(감숙성 검각산) 험한 언덕에 있는 절.
* 柱 : 버티다. 고이다.
* 策 : 쇠지팡이. 지팡이.
* 前期 : 앞으로 당할 일. 앞길.
* 蘿 : 새삼 넌출. 댕댕이 넌출. 담쟁이넌출.
* 亭午 : 正午(정오). 한낮.
* 冥冥 : 어두운 모양.
* 子規 : 소쩍새. 두견이.
* 微逕 : 희미한 작은 길.
* 759년[乾元(건원) 2년]에 두보가 감숙성의 秦州(진주)에서 감숙성 同谷(동곡, 지금의 成縣성현)으로 갔다가 이내 사천성의 成都(성도)로 갔는데, 진주에서 동곡에 이르는 동안 기행시 12편을 지었고 동곡에서 성도까지 사이에 역시 12편의 기행시를 지은 바, 이 시는 동곡을 떠나 성도로 가는 길에 검각산 험로에 있는 절을 읊은 기행시이다. 이 시는 敍景(서경)의 표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모두 8연 16구이다. 앞부분의 대강은 ‘다급하게 다른 고장으로 가려니 고달파, 검각산 깊은 산길은 아찔했는데 법경사가 보이니 근심이 줄었다. 뜰의 파란 이끼 조촐하고 바람에 사르르 날리는 대 거풀 한 자리에 모인다. 산 밑 시냇물 굽이쳐 휘돌고 솔잎의 물방울 비처럼 후두둑 떨어지네. 맑은 새벽이지만 구름을 끌어 해가 가물거리다가 치솟으니 문살을 셀 수 있을 만큼 환해지네.’로, 험하고 어둑어둑한 산길을 연상케 하는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진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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