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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聖 杜甫 詩

봉답잠삼보궐견증(奉答岑參補闕見贈)

by 산산바다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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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정문(勤政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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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답잠삼보궐견증(奉答岑參補闕見贈) - 두보(杜甫)

            보궐 잠삼이 보내준 시에 받들어 답하다.

 

 

窈窕淸禁闥(요조청금달) : 깊숙하고 그윽한 맑은 궁궐 문을 나와

罷朝歸不同(파조귀부동) : 조회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은 같지 않다.

君隨丞相後(군수승상후) : 그대는 승상의 뒤를 따라가지만

我往日華東(아왕일화동) : 나는 일화문 동쪽으로 돌아온다.

冉冉柳枝碧(염염류지벽) : 늘어진 버들가지 푸르고

娟娟花蕊紅(연연화예홍) : 아름답고 환한 꽃술은 붉기만 하다.

故人得佳句(고인득가구) : 친구는 좋은 시구 얻어서

獨贈白頭翁(독증백두옹) : 오직 백두옹 나에게만 주었구나.

 

이 시는 잠삼(岑參)좌성의 두보 습유에게 부치다[기좌성두습유寄左省杜拾遺]’라는 시에 대한 화답시(和答詩)이다. 잠삼과 두보는 각기 우보궐(右補闕), 좌습유(左拾遺)로 득의(得意)한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잠삼은 백발비화락(白髮悲花落) 청운선조비(靑雲羨鳥飛)”라며 몸은 늙고 낮은 벼슬이라 낙화를 보며 세월의 흐름을 슬퍼하고 있으나, 마음만은 아직도 푸른 하늘의 구름 높이 날아가는 새들을 부러워하며 청운지지(靑雲之志)가 마르지 않음을 읊었다. 그러면서 성조무궐사(聖朝無闕事) 자각간서희(自覺諫書稀)”라며 태평성대를 맞이한 조정이라 할 일이 별로 없다며 성조(聖朝)를 향한 송사(頌詞)가 아닌, 우의(寓意)와 풍자(諷刺)를 담고 있는 역설적인 표현을 했다. 이에 화답하듯 문하성(門下省)의 두보는 수련(首聯)과 함련(頷聯)에서 중서성(中書省)의 잠삼과는 떨어져 있어 서로 만나지 못한 서운함을 읊은 잠삼의 시()에 동의(同意)하고 있다. 이어서 경련(頸聯)에서는 주변의 아름다움을 읊고 있지만 미련(尾聯)에서는 잠삼의 마음이 이미 궁궐을 떠났음을 깊이 이해하고 그 뜻을 늙은 자신에게 전해 주었다고 읊었다. 이 당시 두보는 방관(房琯)을 구제(救濟)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숙종(肅宗)에게 미움을 사 오래도록 풀려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해 6월에 화주(華州) 사공참군(司功參軍)으로 폄직되어 조정을 떠났으니 잠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 窈窕 : (장식·풍채가)아름답다, (궁궐·산골짜기 따위가)깊숙하고 그윽하다, 여인이 얌전하고 곱다등을 뜻한다.

* 禁闥 : 궐내에서 임금이 평소에 거처하는 궁전의 앞문을 가리킨다.

* 日華 : 일화문(日華門)을 가리킨다. 대신 관리들이 궁을 출입할 때는 근정문 좌우의 일화문(日華門)과 월화문(月華門)을 이용하는데. 음양(陰陽)으로 볼 때 태양을 뜻하는 문반관료(文班官僚)들은 동쪽의 일화문을, 그리고 달을 뜻하는 무반관료(武班官僚)들은 서쪽의 월화문을 통하여 출입했다.

* 冉冉(염염) : (·나뭇가지·잎 따위가) 부드럽게 아래로 드리운 모양, 천천히 움직이는 모양, 한들거리는 모양등을 뜻한다.

* 娟娟(연연) : 아름답고 환하다는 뜻이다.

* 花蕊(화예) : 꽃의 수술과 암술을 가리킨다.

 

 

기좌성두습유(寄左省杜拾遺) - 잠삼(岑參 715 ~ 770)

좌성의 두보 습유에게 부치다.

聯步趨丹陛(연보추단폐) : 총총걸음으로 대궐 붉은 계단 올라갔으나

分曹限紫微(분조한자미) : 근무 관청이 달라 중서성이 한계라네.

曉隨天仗入(효수천장입) : 새벽에는 황제 의장 행렬 따라 궁중에 들고

暮惹御香歸(모야어향귀) : 저녁에는 궁중에서 밴 향내 풍기며 돌아오네.

白髮悲花落(백발비화락) : 백발이 되니 꽃이 떨어져도 슬퍼지나

靑雲羨鳥飛(청운선조비) : 청운의 꿈은 새가 날아가는 걸 부러워하네.

聖朝無闕事(성조무궐사) : 성스러운 조정은 잘못 된 일이 없으니

自覺諫書稀(자각간서희) : 간언할 일도 드물음을 스스로 깨달았다네.

 

이 시는 숙종肅宗 건원乾元 원년元年(758) 잠삼(岑參)44세였을 때, 좌습유左拾遺였던 두보杜甫에게 준 기증시寄贈詩이다. 잠삼은 두보보다 세 살 아래로 두보가 추천하여 중서성의 우보궐右補闕로 채용되었다고 하며, 이때 시우詩友인 두보杜甫, 가지賈至, 왕유王維, 엄무嚴武 등과 함께 근무했다. 보궐이란 관직은 습유와 비슷하여 빠뜨린 일을 보충해 바로잡고 황제께 간언하는 직책인데, 습유나 보궐은 낮은 벼슬이다. 잠삼이 이 시를 지을 당시 그는 득의得意한 처지가 아니었고, 두보杜甫 또한 방관房琯을 구제救濟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숙종肅宗에게 미움을 사 오래도록 풀려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해 6월에 화주華州 사공참군司功參軍으로 폄직되어 조정을 떠났으니, 그 역시 똑같이 득의하지 못한 것이다.

수련首聯에서는 잠삼의 봉화중서사인가지조조대명궁奉和中書舍人賈至早朝大明宮라는 시에서 보듯 이른 아침에 신하가 정전正殿이나 편전便殿에 나아가 황제께 문안을 드리고 정사政事를 아뢰는 일인 조현朝見/조근朝覲을 한다. 이를 위해 새벽에 총총걸음으로 달리듯이 입궐하나 두보와는 근무처가 다르고 근무처인 중서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서운한 마음을 읊었다. 함련頷聯은 출퇴근의 모습을 말했는데, 효수曉隨/모야暮惹, 천장天仗/어향御香, /가 대구對句를 이루고 있다. 경련頸聯은 전환轉換으로 몸은 늙고 낮은 벼슬이라 낙화를 보며 세월의 흐름을 슬퍼하고 있으나, 마음만은 아직도 푸른 하늘의 구름 높이 날아가는 새들을 부러워하며 청운지지靑雲之志가 마르지 않음을 읊었다. 대구對句의 명구名句란 평을 받는 백발白髮/청운靑雲, /, 화락花落/조비鳥飛의 구절은 두보杜甫를 포함해서 잠삼이 벼슬길에 대해 갖는 희망을 노래한 것이라 이해할 수 있겠다. 미련尾聯에서는 태평성대를 맞이한 조정이라 할 일이 별로 없어 즐거운 벼슬길이었다고 맺었다. 그러나 이때는 시인의 마음은 이미 궁궐을 떠나있어 이 구절은 성조聖朝를 향한 송사頌詞가 아닌, 우의寓意와 풍자諷刺를 담고 있는 역설적인 표현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두보도 이 시에 대해 봉답잠삼보궐견증奉答岑參補闕見贈이라는 화답시和答詩를 보냈는데, 잠삼의 이러한 깊은 뜻을 잘 이해하고, 마지막 두 구에서 고인득가구故人得佳句 독증백두옹獨贈白頭翁라며 친구는 좋은 시구詩句 얻어서 오직 백두옹 나에게만 주었네라고 읊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시는 감정이 막힘없이 흐르면서도 이 같은 언외지의言外之意가 있기 때문에 사의詞意가 심완深婉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 左省 : 문하성(門下省)을 가리킨다. 선정전(宣政殿) 왼편에 있었기 때문에 좌성(左省)이라 하였다. 우성(右省)은 중서성(中書省)이다.

* 杜拾遺(사습유) : 두보(杜甫)를 가리킨다. 습유(拾遺)간관(諫官)의 하나로 좌습유(左拾遺)는 문하성에 속하고 우습유(右拾遺)는 중서성(中書省)에 소속되었는데, 두보는 좌습유였다.

* 聯步 : ‘나란히 걷다, 여럿 무리지어 걷다, 앞발을 뒷발이 따라가는 모습, 총총걸음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선 시인과 두보가 나란히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총총걸음으로 입궐(入闕)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 () : ‘달릴 추자로 달리다, 향해 가다, 재촉하다, 쫓다, 취향(趣向), 가지다등의 뜻이 있다. 여기선 달리다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 丹陛 : 붉은 벽돌로 깐 궁중 전각의 계단을 말한다. 붉은 섬돌은 단지(丹墀)라 하는데, 고대에 대궐의 섬돌은 붉은 칠을 하였다는 데서 대궐의 별칭으로 사용된다.
* 分曹 : 관청이나 벼슬아치를 나누어 배치함을 뜻한다. 잠삼은 우보궐(右補闕)이었는데 우성(右省)인 중서성(中書省)에 소속이었다.

* 紫微 : 나라 궁전인 자미궁(紫微宮)을 가리킨다. 여기선 당()나라 한림원(翰林院) 또는 중서성(中書省)을 자미성(紫微省)이라 했는데, 거기에 자미(紫薇) 곧 백일홍(百日紅)을 많이 심었기에 생긴 이름이다.

* 天仗 : 천자/황제를 호위하는 의장대(儀仗隊)를 가리킨다. 선장(仙仗)이라고도 한다.

* () : ‘이끌 야자로 이끌다, 끌리다, 끌어당김, 엉기다, 어지럽다등의 뜻이 있다.

* 御香 : 황제의 옷에서 풍기는 향기 또는 황제 앞의 화로에서 향을 태워 나는 향냄새를 뜻한다.

* 靑雲 : 푸르스름한 기운이 깃든 구름이란 뜻이지만, 푸른색의 구름이 어두운 색의 구름보다 높이 떠있는 데에서 높은 지위나 벼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따라서 여기선 입신출세(立身出世)를 의미한다.

* () : ‘부러워할 선자로 부러워하다, 묘소로 통하는 길[묘도墓道], 나머지[잉여剩餘], 빗나감등의 뜻이 있다.

* 聖朝 : 어진 황제가 다스리는 조정을 뜻한다. ()나라 왕조를 백성들이 일컫던 존칭이다.
* 諫書 : 황제를 충고하는 글을 뜻한다.

* () : ‘드물 희자로 드물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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