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복수십이수(復愁十二首) - 두보(杜甫)
다시 고향이 시름겨워
其一
人煙生處僻(인연생처벽) : 사람과 연기 이는 곳 드물어
虎跡過新蹄(호적과신제) : 새로 난 발자국 호랑이 지나갔나보다.
野鶻翻窺草(야골번규초) : 들판의 독수리 번득 풀섶을 노리는데
邨船逆上溪(촌선역상계) : 마을의 배는 거슬러 계곡을 올라간다.
其二
釣艇收緡盡(조정수민진) : 낚시배 낙시줄 다 걷으니
昏鴉接翅稀(혼아접시희) : 저녁 까마귀 날갯짓 드물다.
月生初學扇(월생초학선) : 달이 떠올라 둥글어지는데
雲細不成衣(운세부성의) : 구름은 엷어서 옷이 되지 못한다.
其三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온 나라가 여전히 전쟁터인데
故園今若何(고원금약하) : 고향은 지금쯤 형편이 어떠할까?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저번 고향 가니 아는 사람 적었는데
早已戰爭多(조이전쟁다) : 이미 전란이 휩쓸고 갔기 때문이리라.
이 시(詩)는 당대종(唐代宗) 대력(大歷) 2년(767) 가을 시인이 56세 때 지은 12수(首) 연작(連作) 중 세 번째 작품이다. 기구(起句)와 승구(承句)는 현재를, 전구(轉句)와 결구(結句)는 과거 이야기이다. 결구의 “석귀상식소(昔歸相識少)”는 ‘예전 고향에 돌아갔을 적에는 모두 징병되어 낯익은 사람이 적었다’는 뜻으로 ‘석(昔)’은 당숙종(唐肅宗) 건원(乾元) 원년(758) 화주사공참군(華州司功參軍) 때에 뤄양(洛陽)에 들른 일을 말한다. 그 후 10년, 당(唐)나라 현종(玄宗) 천보(天寶) 14년(755) 안록산(安祿山)의 난(亂)과 더불어 토번(吐蕃-티베트), 회흘(回紇-위구르)의 침입 등 전란(戰亂)은 그치지 않았다.
* 復 : ‘회복할 복, 다시 부’자로 여기선 ‘다시, 거듭’의 뜻으로 쓰였다.
* 萬國 : ‘온 나라’의 뜻이다.
* 尙 : ‘오히려 상’자로 ‘오히려, 그 밖에, 여전히, 반드시, 더하다, 숭상하다, 높이다’ 등의 뜻이 있다.
* 戎馬(융마) : 군대에서 쓰는 군마(軍馬) 또는 전쟁에서 쓰는 수레와 말이란 뜻으로 군대(軍隊)를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는 전쟁 중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 故園 : 옛날에 만들어진 뜰이란 뜻으로 고향(故鄕)을 의미한다.
其四
身覺省郎在(신각생낭재) : 벼슬 버린 몸임을 알았으니
家須農事歸(가수농사귀) : 집에 반드시 농사일로 돌아온다.
年深荒草徑(년심황초경) : 해마다 거친 풀 길을 깊게 하니
老恐失柴扉(노공실시비) : 늙은이 사립문 뵈지 않을까?
其五
金絲鏤箭鏃(금사루전족) : 금실로 화살에 새기고
皁尾製旗竿(조미제기간) : 말꼬리에 깃대를 만들었다
一自風塵起(일자풍진기) : 한번 풍진이 일어나니
猶嗟行路難(유차항노난) : 여전히 행로난을 탄식한다.
其六
胡虜何曾盛(호노하증성) : 오랑캐 어찌 그렇게 성 했는가
干戈不肯休(간과부긍휴) : 전쟁은 그치려 하지 않는구나.
閭閻聽小子(여염청소자) : 마을마다 젊은이들 소리 들리니
談笑覓封侯(담소멱봉후) : 담소를 나누며 벼슬을 찾는구나.
其七
貞觀銅牙弩(정관동아노) : 당 태종은 구리 화살을 쏘고
開元錦獸張(개원금수장) : 당 현종기는 錦獸張 이여
花門小箭好(화문소 전호) : 花門의 져근 사리 됴할시
此物棄沙場(차물기사장) : 이거슬 沙場애 버렷도다.
其八
今日翔麟馬(금일상린마) : 오늘은 기린마를 타고 빙빙 도는데
先宜駕鼓車(선의가고차) : 마땅히 북을 치며 수레가 앞서가네.
無勞問河北(무로문하북) : 하북을 물으나 소용이 없고
諸將覺榮華(제장각영화) : 여러 장수들 이름이 빛남 만 깨닫네.
其九
任轉江淮粟(임전강회속) : 오곡은 양자강이 쓸어가고
休添苑囿兵(휴첨원유병) : 대궐의 병사는 휴가를 더하네.
由來貔虎士(유래비호사) : 말미암아 비휴호랑이가 오니
不滿鳳凰城(불만봉황성) : 봉황성은 불만이네.
其十
江上亦秋色(강상역추색) : 강물은 가을색이 비추어 아름답고
火雲終不移(화운종불이) : 붉은 구름은 이동하지 않고 멈추었네.
巫山猶錦樹(무산유금수) : 무산은 오직 비단 같은 고운 나무 덮여있고
南國且黃鸝(남국차황리) : 남국은 또한 황금꾀꼬리가 지저귀네.
其十一
每恨陶彭澤(매한도팽택) : 항상 도연맹을 한스럽게 여긴 것
無錢對菊花(무전대국화) : 돈 없어서 국화만 바라본 것이라네.
如今九日至(여금구일지) : 이제 중양절이 다가오나니
自覺酒須賖(자각주수사) : 나도 술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네.
其十二
病減詩仍拙(병감시잉졸) : 병이 호전되니 시는 더욱 졸해지고
吟多意有餘(음다의유여) : 시구를 읊조리다 보니 뜻은 더욱 유여해지네.
莫看江總老(막간강총로) : 강총을 늙었다고 하지 마오
猶被賞時魚(유피상시어) : 오히려 銀 魚袋을 상으로 받았거늘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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