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수(愁) - 두보(杜甫)
근심
江草日日喚愁生(강초일일환수생) : 강가의 풀은 나날이 수심을 불러오고
巫峽泠泠非世情(무협령령비세정) : 무협의 맑은 물은 세상의 정은 아니더라.
盤渦鷺浴底心性(반와노욕저심성) : 소용돌이 여울에서 멱 감는 백로는 무슨 심사
獨樹花發自分明(독수화발자분명) : 외로운 나무에 꽃이 피니 저절로 선명하도다.
十年戎馬暗南國(십년융마암남국) : 십년 오랑캐 전쟁에 남방이 어둡고
異域賓客老孤城(이역빈객노고성) : 이역만리 떨어진 나그네 외로운 성에서 늙는다.
渭水秦山得見否(위수진산득견부) : 위수와 태산를 돌아가 볼 수나 있을까?
人今罷病虎縱橫(인금파병호종횡) : 이제야 병이 그쳤지만 호랑이가 횡행하는구나.
* 巫峽 : 기주(夔州)에 속해 있다. 삼협이 있는데 西陵峽·歸鄕峽·巫峽이니 뒤의「고적을 회고하다. 5수[詠懷古跡 五首]」에 보인다.
* 渭水·秦山 : 관중(關中)에 있는데, 두보가 거처했던 곳이다.
『초사(楚辭)』에서 “방초가 돋아남이 무성함이여, 왕손이 노닐어 돌아오지 않는구나.[芳草生兮萋萋 王孫遊兮不歸]”라고 하였으니, 지금 강가의 풀이 날로 자라나는데도 두보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시름 불러일으키고[喚愁生]’라고 하였다.
무협의 물은 맑게 흘러 본디 정이 있는 사물이 아니라서 두보가 돌아가기를 생각하는 일 때문에 잠시도 그 흐름을 그칠 수 없는 까닭에 ‘세정이 아닐세[非世情]’라고 하였다. 대숙륜(戴叔倫)의 시에 “원상의 물이 밤낮으로 동쪽으로 흘러가, 근심하는 사람을 위하여 잠시도 머무르지 않네.[沅湘日野東流去 不爲愁人住少時]”라고 하였으니 또한 이 뜻이다.
* 底心性 : 어떤 마음인가[底心性]는 “목욕하는 해오라기는 어떤 심성을 가졌기에 이처럼 자득하였는가? 라고 묻는 것이다.
* 自分明 : 저대로 분명하네[自分明]는 꽃이 피어남이 인간사와 관련되지 않아 감상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풀이 수심을 자아냄과 물이 世情이 없음과 해오라기 목욕하는 것과 꽃이 핌은 스스로 그 뜻에 맞으니 이 네 가지는 다 두보의 근심스런 생각을 촉발한다. 하지만 그 근심이 있는 원인은 전쟁이 십년 동안 그치지 않아서 타향에서 늙어가면서 고향 산수로 돌아가지 못하는데 있으니, 어찌 이 생에 고향 산수를 볼 수 있을지를 알겠는가? 더구나 지금 백성들이 이미 병들었는데 끊임없이 세금을 거두니 이것이 난리가 그치지 않고 돌아갈 기한을 점칠 수 없는 까닭이다. 어찌 그 근심을 거듭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앞의 네 구는 수심의 단서이니 흥(興)이고, 뒤의 네 구는 수심의 실상이니 부(賦)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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