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南陵敍別(남릉서별)/남릉별아동입경(南陵別兒童入京) - 이백(李白)
남릉에서 아이들과 이별하고 장안으로 들어가며
白酒新熟山中歸(백주신숙산중귀) : 막걸리 처음 익을 때 산중으로 돌아오니
黃雞啄黍秋正肥(황계탁서추정비) : 누런 닭이 기장을 쪼아 먹어 마침 가을이라 살쪘네.
呼童烹雞酌白酒(호동팽계작백주) : 아이 불러 닭 삶아 안주하고 막걸리를 마시니
兒女嬉笑牽人衣(아녀희소견인의) : 아이들은 기뻐 웃으며 내 옷자락을 잡아끄네.
高歌取醉欲自慰(고가취취욕자위) : 소리 높여 노래 부르며 취하여 스스로 위안하려
起舞落日爭光輝(기무락일쟁광휘) : 일어나 춤추며 지는 해는 그 붉은 빛을 다투네.
游說萬乘苦不早(유설만승고불조) : 천자에게 내 뜻을 설득함이 늦은 것을 괴로워하여
著鞭跨馬涉遠道(저편과마섭원도) : 채찍 치며 말에 올라 먼 길을 떠나가네.
會稽愚婦輕買臣(회계우부경매신) : 회계땅의 어리석은 여자 남편 주매신(朱買臣)을 버렸으니
余亦辭家西入秦(여역사가서입진) : 나 또한 집을 버리고 서쪽 장안으로 들어간다오.
仰天大笑出門去(앙천대소출문거) : 하늘 우러러 크게 웃으며 문을 나서 떠나가니
我輩豈是蓬蒿人(아배기시봉호인) : 우리들이 어찌 초야에 묻혀 살 사람이겠는가?
* 이 시는《李太白集(이태백집)》15권에 실려 있는 바, 제목이 ‘남릉에서 아이들과 이별하고 장안으로 들어가며[南陵別兒童入京(남을별아동입경)]’로 되어 있다. 이백(李白)이 강남(江南)의 선주(宣州) 남릉(南陵)에 있는 집에 돌아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다시 천자의 부름을 받아 장안으로 갈 때에 처자와 작별하며 읊은 것이다.
* 南陵(남릉) : 宣州에 있다. 한(漢)나라 때 지금의 섬서성 창안(長安)현 남동에 설치되었던 현.
* 白酒(백주) : 막걸리를 지칭하나 후세에는 소주(燒酒)를 가리키기도 한다.
* 爭光輝(쟁광휘) : 취하여 얼굴빛이 석양빛과 붉음을 다투다.
* 遊說(유세) : 자기의 주장을 설명 또는 선전함
* 會稽(회계) : 절강성에 있는 마을이름.
* 朱買臣(주매신) : 자가 옹자(翁子)이다. 일찍이 나무섶을 팔 적에 다니면서 책을 외우니, 그의 아내가 부끄러워하여 친정으로 돌아갈 것을 청하였다. 그 후 주매신이 회계태수(會稽太守)가 되어서 경내(境內)에 들어오다가 옛 아내가 길을 닦는 것을 보고는 뒷수레에 태우도록 명하였다.
* 仰天大笑(앙천대소) :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웃음
* 蓬蒿(봉호) : 쑥. 풀 더미. 蓬蒿人(봉호인) : 초야에 묻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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