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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山 ****/산행

월명암에 올라

by 산산바다 2012. 2. 23.

산과바다

 

월명암에 올라

2012. 2. 22

전북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에 위치

남여치-쌍선봉삼거리-쌍선봉-쌍선봉삼거리-월명암-역순하산(정상부 눈길 천천히 3시간 30분)

변산8경 중 월명무애(月明霧靄)는 물안개가 생기지 않아서......(여름철 새벽에 올라야 할 듯)

 

 

월명암에 올라서(登月明庵)

築蘭若倚半空(축란약의반공) 하늘에 기대어 절간을 지었기에

一聲淸磬徹蒼穹(일성청경철창궁) 풍경소리 맑게 울려 하늘을 꿰뚫네

客心 若登兜率(객심 약등도솔) 나그네 마음도 도솔천에나 올라온 듯

讀罷黃庭禮赤松(독파황정례적송) 황정경을 읽고 나서 적송자를 뵈오리다.

 

부안 기생 이매창(李梅窓, 1573~1610)이 월명암 올라 지은 시다.  매창공원 바로가기

 

 

월명암 가는길 

 

 

 

 

 

 

 

 

 

 

월명암 200여m 못 가서 쌍선봉삼거리에서 쌍선봉(1봉)까지 오른다.

   

쌍선봉에서 바라본 월명암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의 내변산은 예로부터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이라고도 불렸다. 오늘날 내변산을 이루는 산줄기는 호남정맥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내변산의 산군(山群)은 독립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호남정맥과 내변산 사이에 광활한 호남평야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남쪽방향으로내소사 뒤에 있는 세봉과 관음봉이 보인다.

내변산의 최고봉은 의상봉(509m)이다. 의상봉을 중심으로 관음봉, 옥녀봉, 쌍선봉, 신선봉 등 해발 400m대의 봉우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쌍선봉 동쪽방향의 암봉들이 보이고

해발고도는 별로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서해안 바닷가와 맞닿아 있어서 백두대간의 어느 산줄기 못지않게 산세가 웅장하고 골짜기도 제법 깊다. 특히 20m 높이의 직소폭포에서 분옥담과 선녀탕을 거쳐 변산 제일의 절승이라는 봉래곡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그야말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그래서 일찍이 내변산은 조선팔경의 하나이자 호남 5대 명산으로 손꼽혀 왔다.

 

서쪽방향으로 서해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데 연무로 희미하게 보인다. 중앙부분이 하섬이다.

 

쌍선봉에서 내려오는 중에 나뭇가지 사이로 월명암이 보이는군요.

 

월명암 대웅전이 반겨준다. 관음보살을 모신 월명암은 대둔산 태고사, 백암산 운문암과 함께 호남의 3대 성지로 알려져 있다. 고승들이 세운 여느 사찰들과는 달리, 월명암은 신라 신문왕 12년(692)에 부설거사(浮雪居士)라는 재가불자(在家佛子)가 창건했다. 월명암이라는 이름도 부설거사와 그의 부인 묘화 사이에서 태어난 딸 월명(月明)에서 따왔다고 한다.

 

월명암은 창건 이래로 많은 수난을 겪어 왔다. 임진왜란 때에 불타 없어졌다가 진묵대사에 의해 중수되었고, 구한말에 의병들이 이곳을 근거지로 왜병과 싸우다가 1908년에 다시 불타고 말았다. 이후 1914년에 학명선사가 다시 세워졌으나, 1950년 한국전쟁 직전에 발생한 여순반란사건으로 인해 또 다시 소실되었다.

 

오늘날의 월명암에 들어선 건물들은 모두 근래 지어진 것이다. 그래서 천년고찰다운 고풍스러움이 별로 묻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 것은 내변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전망이 탁월하고, 암자까지 이어지는 숲길의 운치가 매우 그윽한 덕택이다.

 

특히 내변산의 여러 봉우리들이 부안호에서 피어오른 물안개에 반쯤 잠긴 풍경은 월명무애(月明霧靄)라 해서 변산팔경의 하나로도 유명하다. 게다가 해마다 8월 하순경이면 암자 주변에 노랑상사화가 만발한 장관도 감상할 수가 있다.

 

 

 

 

 

 

 

 

 

 

 

내변산의 등산코스에서는 최고봉인 의상봉이 제외된다. 정상에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어서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사실 의상봉은 부안댐의 완공 이후 호수로 변한 중계계곡의 북쪽에 외따로 떨어져 있어서 내변산 등산코스에 포함되기도 어렵다. 의상봉 대신에 내변산 봉우리들의 좌장(座長) 노릇을 하는 것은 쌍선봉이다. 더군다나 쌍선봉에서 약 500m 떨어진 산등성이에는 천년고찰 월명암이 자리잡고 있어서 등산객들의 발길이 사시사철 끊이질 않는다.

 

월명암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갈래이다. 내변산 매표소에서 봉래곡을 거쳐 올라갈 수도 있고, 남여치 매표소에서 곧장 비탈길을 거슬러 오를 수도 있다. 대체로 내변산 매표소를 출발해 봉래곡과 월명암을 거쳐 남여치로 하산하는 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총길이가 5.5㎞ 가량 되는 이 코스는 느긋하게 걸어도 2시간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트레킹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이곳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변산 8경 중의 월명무애(月明霧靄)인데......

 

월명암에서 남여치 방면으로 300m쯤 가면 월명암 삼거리에 이르고, 여기서 다시 왼쪽 길로 200m를 더 올라가면 낙조대에 도착한다. 변산면 소재지인 지서리와 변산 앞 바다에 떠 있는 하섬과 고군산군도, 서남쪽으로는 영광 부근의 칠산어장까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조망이 탁월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여러 낙조대 가운데 전망이 가장 좋고 일몰 광경이 유난히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낙조대에서 해넘이를 감상하면 월명암에서 하룻밤을 묵거나 어두운 밤길을 더듬어 하산해야 된다. 그런 점이 부담스럽다면 외변산 바닷가에서 일몰을 맞이하는 게 좋다.

 

월명암에서 직소폭포쪽으로 가는길 옆에 세워져 있어서.....


 

걸림없이 살 줄 알라.(법보장경)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생각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여름에 다시올라 낙조대에서 지는해를 담아보고 피는안개속에 솟아오르는 산의 아름다움을 담아보고 싶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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