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산에는 꽃이 피네
佛祖正脈(釋迦如來 咐囑)/중국조사(中國祖師) 法脈 系譜

제 44조 자명 초원(慈明楚圓)

by 산산바다 2022. 11. 19.

산과바다

홀아비꽃대

佛祖正脈(불조정맥) HOME

 

 

 

                  제 44 자명 초원(慈明楚圓) (987~1040)

 

 

속성은 (). 廣西省(광서성) 柱林府(주림부) 全主(전주)에서 출생하였다.

22세에 출가하여 멀리 汾陽善昭(분양선소)선사의 회상에 갔었다.

汾陽(분양)은 욕설과 세속의 더러운 말만 할뿐 법을 일러주는 일이 없었다.

하루는 정성을 다하여 간하였더니 크게 화를 내며네가 나를 비방하느냐?하고 내쫓았다.

楚圓(초원)이 무어라 변명을 하려는데, 汾陽(분양)이 손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 바람에 크게 깨쳤다.

뒤에 石霜山(석상산) 崇勝寺(숭승사)潭州(담주) 化興寺(화흥사) 등에서 교화하여 그의 법을 받은 제자가 50인이나 되었다.

자명(慈明)54세로 입적한 뒤의 謚號(익호 죽은 사람에게 주는 시호)이며 그를 石霜(석상)화상이라고도 한다.

 

스님의 법명은 초원(楚圓)이며, 분양 선소(汾陽善昭)스님의 법제자로 전주 이씨(全州李氏) 자손이다. 어려서는 유학을 공부했는데 현명한 모친이 그를 출가시켰다 이에 파초 곡천(芭蕉谷泉), 낭야 혜각(瑯瑘慧覺)스님 등과 함께 분양스님을 찾아뵙고 종지를 깨쳤다. 그 후 대우 수지(大愚守芝)스님 등 몇 사람과 분양스님의 회하를 떠나갈 때 서로 참두(參頭 : 제일수좌)가 되기를 사양하자 분양스님은 게송을 지었다.

 

天無頭  吉州城畔展戈矛

將軍疋馬林下過   員州城裏鬧啾啾 

 

하늘에 우두머리 없어

길주성 언덕에서 창칼이 번뜩일제

장군은 숲[] 아래[] 필마(疋馬)로 지나가니(아래 破字)

원주(員州) 성안이 시끌법적대는구나(자는 圓字와 통용).

 

 

스님은 제가 무엇 하는 사람이라고 감히 이와 같은 인가[記莂]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하고는 마침내 수좌가 되어 떠나갔으며 뒷날 복엄사(福嚴寺)의 주지가 되었다.

 

 황룡 혜남(黃龍慧南 : 1002~1069)스님이 스님을 찾아뵈었을 때 자신의 기개를 자부하며 으스대자 매섭게 꾸짖었다. 조주스님의 감파(勘破) 이야기를 물으니 황룡스님은 대답하지 못하였고, 며칠 뒤에야 비로소 깨친 바 있어 송을 지어 스님에게 올렸다.

 

傑出叢林是趙州  老婆勘破沒來由

而今四海淸如鏡  行人莫以路爲讎 

 

총림에 뛰어나신 이, 조주스님이여

오대산 노파 감파한 일 쓸데없는 짓이었네

지금은 온 세상이 거울같이 맑으니

길손이여! 멀쩡한 길에서 원수 맺지 마시오.

 

그리고는 손바닥에 있을 유() 자를 따로 써놓았다. * 스님은 그 송을 보고서 말하였다.

 “보기는 좋은데 그 중에 한 글자가 틀렸다.!”

 황룡스님이 손바닥을 펴 보이니 스님은 그를 인가하였다.

 

 양기스님이 찾아와서 물었다.

 “그윽한 골짜기에 새 지저귀다가 구름을 마다하고 깊은 봉우리로 들어가니 이때는 어떻습니까?”

 “나는 거친 잡초 속으로 가는데 그대는 또다시 깊은 산촌으로 들어가는구나.”

 “관법(官法)으로는 바늘 한 치도 용납되지 않지만 다시 질문을 하나만 허락해 주십시오.”

 이에 스님이 느닷없이 악! 하고 할을 하자 양기스님은 말하였다.

 “좋은 할()입니다.”

 스님이 다시 할을 하자 양기스님도 할을 하였으며, 스님은 연이어 두 차례 할을 하였다.

 

 스님이 곡천 대도(谷泉大道)스님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서 그에게 물었다.

 “한 조각구름은 골짜기를 가로질러 있는데 행각승은 어디서 왔는고?”

 곡천스님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말하였다.

 “간밤에 어디서 불이 나 옛 무덤을 태웠는고?”

 스님이아직은 안 된다. 다시 말해 보아라.”하니 곡천스님은 호랑이 울음소리를 냈다. 스님은 방석을 집어 들고 곡천스님을 치니 곡천스님은 스님을 떠 밀쳐 자리에 앉혀버렸다. 이에 스님이 호랑이 울음소리를 내자 곡천스님이 말하였다.

 “70명 이상의 선지식을 만나보았지만 오늘에야 비로소 솜씨 좋은 선지식[作家]을 만났다.”

 

그때 진점흉(眞點胸 : 翠巖可眞, ?~1064)스님이 자복 선(資福善)시자에게 꺾이고 금란사(金鑾寺)에서 돌아오자 스님이 그를 꾸짖었다.

 “여름안거가 끝난 지 채 한 달이 안 되는데 벌써 이곳에 와서 총림을 파괴하니 왜 그리 분주를 떠느냐?”

 “큰 일[大事]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너는 무엇이 불법의 요체라고 생각하느냐?”

 “잿마루에 구름 일지 않으니 강심에 달이 떨어지도다.”

 “이 못난 놈아! 주름살지고 이가 빠져서까지도 이따위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

 “스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네가 나에게 물어 보아라

 진점흉스님이 그대로 묻자 스님이 말하였다.

 “잿마루에 구름 일지 않으니 강심에 달이 떨어지도다.”

 진점흉스님은 이 말끝에 깨달았다.

 

어느 날 도반이 찾아오자 스님이 상당법문을 하였다.

 

颯颯凉風景  同人訪寂寥

煮茶山上水  燒鼎洞中樵

서늘한 가을 바람결에

도반이여, 이 적막한 곳을 찾아오니

산꼭대기 맑은 물로 차를 끓이고

골짜기 나무 꺾어 아궁이 불 지피리다

 

높은 지위에 있는 양억(楊億 : 974~1020), 이준욱(李遵勗 : ?~1038)은 스님의 법우(法友)였는데 그들과 나눈 문답은 스님의 본전(本傳)에 실려 있다.

 

찬하노라.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기도 전에

벌써 시방을 뛰어넘는 포부가 있었으니

선비의 두건 싫다 하여 공맹의 책을 팽개치고

조실에 들어가 서래의(西來意)를 물었어라

 

인연 따라 얽매임 없이

천길 파도 희롱하며 탄주어(呑舟魚)*를 용납하고

큰 지혜 밝고 밝아

구곡주(九曲珠)*에 실을 꿸 때 개미 힘을 빌었도다

 

군졸의 대오에 몸을 숨겨

북녘의 거치른 풀숲에서 분양을 친견하고

오대산 노파를 감파하여

남녘 쇠화로 속에 황룡을 삶았어라

 

골동품 수레에 든 우리 불교를 짊어지니

한 가닥 실오라기에 삼만근을 달아놓고

장군의 말타고 성에서 싸움을 펼치니

한 몸에 만기(萬騎)를 대적하도다

 

깊은 산골 거치른 풀밭에

양기스님과 동승했으나 길은 달랐고

들불에 옛 무덤 타니

곡천스님 나자빠졌다가 스스로 일어나는 소리 들리네

 

높은 산봉우리에 매가 나래치니

구름 속에 살기가 돌고

차가운 서릿발 속에 호랑이 웅크리니

피 비린내 나는 바람 온 누리에 몰아친다

 

바보의 미친 견해 몽땅 쓸어버려

강심에 달 떠있고 산 위엔 구름 없으며

쓸쓸한 곳 찾아온 도반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골짜기 나무 지펴 산꼭대기 물로 차 끓인다

 

저무는 가을 조사실 뜨락에서

생각에 잠기니 성을 막을 사람은 벼슬자리라

양한림(楊翰林)과 이도위(李都尉)를 사로잡았네.

 

 

 

 

산과바다 이계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