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선사의 선시
靑梅印悟(청매인오) (1548∼1623)의 禪詩 (11)~(24)
● 靑梅印悟(청매인오) (1548∼1623. 朝鮮 中期 僧侶. 字는 默契. 法號 靑梅. 法名 印悟. 壬辰倭亂時 僧兵將으로 休靜 門下에서 惟政과 함께 3年間을 싸웠다)
(11) 洞山麻三斤(동산마삼근) : 洞山의 삼 세 斤의 무게여
三斤麻重太山輕 ~ 세 斤 삼의 무게보다 太山은 오히려 가볍고
不許蒼蠅犯小星 ~ 쇠파리가 작은 별에 접근함 許諾치 않네.
鐵馬渡江蹄不濕 ~ 鐵馬가 물을 건너도 발굽이 젓지 않으니
淺深無處納人情 ~ 깊거나 얕거나 間의 마음 드릴 곳은 없어라.
(12) 悟道頌(오도송) : 無念(무념)
如以念念念 ~ 萬一 생각으로 생각을 생각한다면
念念非眞念 ~ 생각을 생각하는 것은 참다운 생각이 아니니
將眞治妄念 ~ 참다운 생각으로 잘못된 생각을 다스리면
未苦無一念 ~ 괴로움 일어나기 전처럼 한 생각도 없다네.
(13) 悟道頌(오도송) : 오도송
少林斷臂(소림단비) 팔을 끊어 信表를 보였다.
(達摩를 찾아간 慧可가 少林窟 밖 눈밭에 서서 팔을 끊어 信標를 보였다는 說話에서)
一揮霜刃斬春風 ~ 서릿발 한 番 휘둘러 春風을 베어내니
雪滿空庭落葉紅 ~ 빈 뜰에 눈 가득하고 붉은 낙엽 떨어지네.
這裏是非才辨了 ~ 이 속의 是非를 가려낼 재주 없는데
半輪寒月枕西峰 ~ 차가운 반달은 西쪽 봉우리를 베고 누웠다.
(14) 示求法人(시구법인) : 法을 求하는 사람에게 보임
一海衆魚游 ~ 하나의 바다에 수많은 물고기가 노니는데
各有一大海 ~ 물고기마다 하나의 큰 바다가 있도다.
海無分別心 ~ 바다는 아무 分別心이 없으니
諸佛法如是 ~ 여러 佛法도 이와 같도다.
(15) 十無益頌(십무익송) : 열 가지 무익송
1. 心不返照 看經無益 ~ 마음을 返照하지 않으면 經을 보아도 利益이 없고
2. 不達性空 坐禪無益 ~ 自性이 空한 줄 알지 못하면 坐禪도 利益이 없다.
3. 不信正法 苦行無益 ~ 正法을 믿지 아니하면 苦行을 하더라도 利益이 없고
4. 不折我慢 學法無益 ~ 我慢을 꺾지 못하면 法을 배워도 利益이 없다.
5. 欠人師德 濟衆無益 ~ 사람의 스승 될 德이 不足하면 衆生을 濟度함에 利益이 없고
6. 內無實德 外儀無益 ~ 안으로 眞實한 德이 없으면 밖의 利益도 없다.
7. 心非信實 巧言無益 ~ 마음이 信實하지 못하면 아무리 말을 잘해도 利益이 없고
8. 輕因望果 求道無益 ~ 原因을 가벼이 여기고 結果를 重히 여기면 道를 求하여도 利益이 없다.
9. 滿腹無識 驕慢無益 ~ 뱃속에 無識만 가득하고 驕慢하면 利益이 없고
10. 一生乖角 處衆無益 ~ 一生 동안 乖愎(괴퍅)하면 大衆에 處하여도 利益이 없다.
(16) 十二覺詩(십이각시) : 覺이 12번 나오는 詩
覺非覺非覺 ~ 覺은 깨침 아니면 覺이 아니니
覺無覺覺覺 ~ 覺에 自覺 없어야 覺을 깨친 것일세.
覺覺非覺覺 ~ 覺을 깨침 覺 깨침이 아니고 보니
豈獨名眞覺 ~ 어이 홀로 참 깨달음이라 이름 붙이리.
* 十二覺 : 詩 元文 20字 中에 覺이란 글字가 12番이나 나오는 데서 붙은 題目.
(17) 漁翁(어옹) : 고기잡이 노인
深知風海起波瀾 ~ 바다에 바람 부니 큰 波濤가 일 것을 알고
收却絲綸掛石端 ~ 낚싯줄 거두어서 바위 끝에 걸어 두네.
盡日曲肱閑睡熟 ~ 하루 終日 무릎 구부린 채 깊은 잠에 빠지니
不知飛鷺拂衰顔 ~ 날아가는 해오라기 늙은 얼굴 스치는 줄도 모르네.
(18) 長沙翫月(장사완월) : 長沙 禪師의 달맞이
驀直呈才誰勝負 ~ 느닷없이 내려치니 누가 勝負를 내겠는가!
生花雪月作陽春 ~ 흰 꽃 위에 눈 같은 달빛 지금은 봄이 한창이네.
風流纔罷月欲落 ~ 風流는 끝나고 달은 기울려 하는데.
自有遠鷄來報晨 ~ 먼 마을 닭이 울어 새벽을 알리네.
(19) 贈大圭禪僧(증대규선승) : 大圭 禪僧에게 드림
同一性故法憮取 ~ 동일한 性品인 까닭에 모든 法을 어루만져 取하고
絶異相故法無舍 ~ 다르다는 생각을 끊는 까닭에 버릴 法이 없도다.
盡力高聲喚不應 ~ 힘을 다해 큰 소리로 불러도 應하지 않건만
傍邊自有松風和 ~ 바로 곁 소나무에 바람이 절로 불어오도다.
(20) 贈義天禪子(증의천선자) : 義天 禪子에게
看經非實悟 ~ 經典을 보는 것은 眞實한 깨달음이 아니요
守默也徒勞 ~ 沈默을 지키는 것도 쓸 데 없는 努力이라.
秋天淡如海 ~ 가을 하늘은 바다처럼 맑은데
須是月輪孤 ~ 달 하나 덜렁 걸려 있구나.
(21) 春日(춘일) : 봄날에
友也江村乞食去 ~ 벗은 江마을에 乞食을 하러 가고
知厨童子煮松茶 ~ 부엌을 맡은 童子는 솔가지를 태워서 茶를 끓이네.
出門驚見春歸盡 ~ 門을 나가보니 놀랍게도 봄이 벌써 끝나 가고 있으니
風打桃源欲落花 ~ 바람이 桃源(도원)을 때려 꽃잎이 떨어지려 하네.
* 桃源(도원) : 아주 아름답고 살기 좋은 理想鄕을 말한다.
(22) 出山(출산) : 절에서 나옴
來時葉未開 ~ 올 때에는 잎이 나지도 않았었는데
滿眼皆紅樹 ~ 눈(眼) 가득 모두가 붉은 나무로다.
不知春復秋 ~ 봄이 다시 가을로 된 것도 몰랐는데
物有成今古 ~ 萬物은 벌써 只今과 옛날로 나뉘었구나.
樹下不再宿 ~ 나무 아래에 다시 자지 말라고
吾佛曾垂戒 ~ 우리 佛家에서는 경계를 하였지.
守菴孤鶴在 ~ 지키고 사는 菴子에 외로운 鶴이 있어
迢然出洞府 ~ 골짜기를 빠져나가 멀리 날아가네.
* 한 나무 아래에 다시 자면 情이 들고 執着이 생긴다고 하는 말이다.
(23) 置卷(치권) : 冊을 버림
學本爲修道 ~ 學問의 根本은 道를 닦기 爲함이요
道本爲全生 ~ 修道의 根本은 삶을 穩全(온전)히 하기 爲함이라.
全生安樂國 ~ 安樂의 나라에서 삶을 穩全(온전)히 한다면
何必轉千經 ~ 무엇하러 千 卷의 經典을 두루 읽으리오?
(24) 香嚴擊竹(향엄격죽) : 돌멩이가 대나무에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龍吟枯木猶生喜 ~ 고목에 龍이 우니 오히려 기쁨이 생겨나고
髑髏生光識轉幽 ~ 骸骨에 빛이 나니 생각이 오히려 깊어지네.
磊落一聲空粉碎 ~ 쩡쩡 울리는 한 소리에 虛空이 가루가 되어 부서지고
月波千里放孤舟 ~ 달빛 비치는 千 里 물결에 배 한척 떠가네.
* 香嚴擊竹(향엄격죽) : 中國 唐나라 때 香嚴이 마당을 쓸다가 돌멩이가 튕기어 대나무에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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