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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禪詩/禪師들의 禪詩

靜觀一禪(정관일선)의 禪詩(선시) (11)~(24)

by 산산바다 202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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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靜觀一禪(정관일선) (1533~1608)禪詩 (11)~(24)

 

 

靜觀一禪(정관일선) (1533~1608. 連山 只今忠南 論山 出身. 郭氏. 法號 靜觀. 休靜 門下4大 門派 中 靜觀門創始者)

 

정관(靜觀) 일선(一禪) 스님은 15세에 출가하여 평생 가난을 벗하며 수행에 매진하여 청허 휴정의 법을 받았다. 사명 유정, 편양 언기, 소요 태능과 함께 청허의 4대 제자가 되었으며, 임성 충언 등 많은 제자를 길러 정관문파를 이루었다.

 

스님은 임진왜란 당시 승려들이 의승군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하여 승려의 본분이 아니라고 하면서 선풍이 그칠 것을 크게 우려했다. 이는 당시 승병 활동의 부작용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계율을 지키며 수행하여 부처의 혜명을 이어야 할 승려들이 전쟁터로 나가 수행하는 이가 드물고, 그나마 돌아온 승려들도 세속의 물이 들어 수행이나 계행을 등한시하는 것을 크게 우려한 것이었다.

 

스님은 사명에게 편지를 보내 승려의 거취는 세속과 달라야 한다면서 왜적이 물러갔고 큰 공을 세웠으므로 즉시 납의를 다시 걸치고 반야의 산에 오르길 당부했다. 그러나 사명이 선조의 명으로 강화를 맺기 위하여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공을 세워 무사히 귀국하길 바라는 편지를 보내는 한편 관세음보살전에 사명이 불가사의한 가피를 입어 적의 소굴에서 무사히 벗어나길 기원하는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가 얼마나 사명을 아꼈는지 절절히 느낄 수 있다.

 

 

(11) 題七佛菴(제칠불암) : 七佛菴에서

 

寺在頭流般若東 ~ 頭流山 般若峰 東쪽에 절이 있으니

月明金殿影玲瓏 ~ 달 밝은 法堂 달빛도 玲瓏하네.

香消瑞靄飛庭榻 ~ 香氣 녹은 祥瑞로운 안개는 뜰 앞에 날고

夢覺疎鍾落晩風 ~ 꿈을 깨고 보니 드문 소리 저녁 바람 속으로 떨어지네.

靑鶴不來靑鶴洞 ~ 푸른 이 오지 않는 靑鶴洞이요

白雲長鎖白雲峯 ~ 흰 구름에 늘 둘러싸인 白雲峯이로다.

石門遠見雙溪下 ~ 石門에서 멀리 雙溪 아래를 보니

秋色依微一望中 ~ 稀微한 가을빛이 어려 있구나.

 

* 七佛菴(칠불암) : 慶南 河東 智異山 雙溪寺附屬庵子

 

 

 

(12) 贈觀禪子(증관선자) : 觀 禪子에게

 

靜坐南臺上 ~ 쪽 대 위에 고요히 앉아

觀空不是空 ~ 아님을 하고 있네.

勿拘聲色外 ~ 소리와 빛깔 그 너머에도 拘碍되지 말지니

寧墮見聞中 ~ 어찌 보고 듣는 가운데 떨어지리요?

湛湛秋潭月 ~ 고요하고 맑은 가을 못의 달이요

亭亭雪嶺松 ~ 눈 덮인 고개의 우뚝한 소나무로다.

玄關搥擊碎 ~ 깊은 關門을 때려 부수고 나면

方得震禪風 ~ 비로소 氣風을 떨치리라.

 

 

 

(13) 贈頭流僧(증두류승) : 頭流山 중에게

 

老病相侵意不如 ~ 老病이 겹쳐 들어 모두가 뜻 같잖아

岩扉獨閉送居諸 ~ 사립문 닫고 앉아 홀로 歲月 虛送한다.

時當秋節難逢雁 ~ 때는 한창 가을인데 기러기는 안 보이고

處異江湖豈待魚 ~ 他鄕 江湖, 어찌 고기 기다리리

雲外頭流山杳杳 ~ 구름 밖의 頭流山은 바랄수록 아득한데

枕邊蝴蝶夢遽遽 ~ 베개 위의 나비 꿈에 더욱 唐慌하여라

曉種聲裡忽驚覺 ~ 새벽 종소리에 문득 놀라 깨었나니

落月依微照室虛 ~ 어슴푸레 지는 달만 빈 홀로 비춘다.

 

 

 

(14) 贈盲禪者(증맹선자) : 盲目的으로 參禪하는 이에게 드림

 

不見色時還見性 ~ 을 보지 않을 때 도리어 性品을 보고

不聞聲處反聞心 ~ 소리를 듣지 않는 곳에서 도리어 마음을 듣는다.

不用肉眼通沙界 ~ 肉眼을 쓰지 않아야 모래알 같은 世界하나니

那律佳名播古今 ~ 阿那律(아나율)의 아름다운 이름이 古今에 퍼져 있네.

 

* 阿那律(아나율) : 부처님의 10大 弟子 중 한 사람. 부처님 앞에서 자다가 꾸지람을 들은 여러 날을 자지 않고 修行하다 눈이 멀었으나 나중에 天眼通을 얻게 되었다.

 

 

 

(15) 贈盲聾禪老(증맹롱선로) : 맹롱(盲聾) 老禪師에게 드림

 

不聞聞自性 ~ 듣지 않으면 自性을 듣고

無見見眞心 ~ 보지 않으면 眞心을 보네.

心性都忘處 ~ 自性眞心을 모두를 잊은 곳에

虛明水月臨 ~ 텅 비고 밝은 물과 달을 만나리라.

 

 

 

(16) 贈禪者(증선자) : 參禪 修行者에게

 

出家須是出凡流 ~ 出家를 하였다면 平凡한 무리에서 벗어나야 하니

一鉢身隨萬事休 ~ 몸에는 鉢盂(발우) 하나만 가지고 萬事를 쉬어야지.

物外煙霞心已契 ~ 世上 바깥의 안개와 노을이 마음에 맞으니

人間榮辱意何求 ~ 人間世界 榮辱에서 무슨 뜻을 하랴?

悠悠歲月逍遙遣 ~ 유유한 歲月逍遙 自適하며 보내나니

處處山川自在遊 ~ 곳곳의 山川自由롭게 노닌다네.

欲向語言知自性 ~ 말에서 自性을 알고자 한다면

還如撥火覓浮漚 ~ 마치 불을 피우면서 뜬 거품을 찾음과 같으리.

 

 

 

(17) 贈詩僧(증시승) : 詩僧에게 드림

 

翫水看山虛送日 ~ 물을 즐기고 을 보며 歲月虛送하고

吟風詠月謾勞神 ~ 바람을 읊고 달을 노래하며 精神受苦롭게 하도다.

豁然悟得西來意 ~ 達馬西쪽에서 온 뜻을 豁然(활연)히 깨닫고 나면

方是名爲出世人 ~ 비로소 世上을 벗어난 이라 이름 할 수 있으리.

 

* 활연(豁然) : 환하게 터져 시원한 모양. 의문을 밝게 깨달은 모양.

* (뚫린 골 활)

 

 

 

(18) 贈俊道人(증준도인) : 俊 道人에게 드림

 

揚眉瞬目非臻妙 ~ 눈썹을 치켜올리고 눈을 깜박거린다고 깨치는 것이 아니고

對面熙怡亦未堪 ~ 얼굴을 마주하여 喜喜樂樂한다고 될 일도 아니라.

爭似一生無事漢 ~ 어찌 一生 동안 일 없는 사나이가 되어서

春秋長臥碧雲菴 ~ 一年 내내 푸른 구름 속의 菴子에 누워 지냄 만하리.

 

 

 

(19) 贈芝禪客(증지선객) : () 禪客에게 드림

 

優游超物外 ~ 世俗을 벗어나 悠悠自適 하노니

自在度朝昏 ~ 자유롭게 아침저녁 지내네.

足踏千山月 ~ 발은 千 山의 달을 보며 다니고

身隨萬里雲 ~ 몸은 萬 里의 구름을 따랐네.

本無人我見 ~ 본래는 나와 남도 없는데

那有是非門 ~ 是非이 어찌 있으리오?

鳥不含花至 ~ 새는 꽃을 물고 오지도 않는데

春風空自芬 ~ 봄바람만 부질없이 따스하구나.

 

 

 

(20) 行脚歸故山(행각귀고산) : 행각(行脚)을 다니다가 元來 山으로 돌아와

 

髫年早出家 ~ 어린 나이에 일찍 出家를 하여

投佛剃鬚髮 ~ 佛家投身하여 머리를 깎았네.

奉律備三衣 ~ 戒律을 받들어 세 가지 옷 갖추었고

行藏唯一鉢 ~ 어디를 가든 가지고 다니는 것은 鉢盂 하나뿐이라.

身隨萬里雲 ~ 몸은 萬 里의 구름을 따르고

足踏千山月 ~ 발은 千 山의 달을 보며 밟았지.

撥草訪明師 ~ 無明의 풀을 뽑으려 눈 밝은 스승을 訪問하고

尋眞求聖轍 ~ 眞理를 찾아 聖人이 갔던 길을 따라갔지.

參禪通祖關 ~ 參禪祖師關門으로 하고

學道繼賢哲 ~ 를 배움은 智慧로운 이를 繼承하네.

口裏誦千經 ~ 입으로는 가지 을 외우지만

囊中無一物 ~ 보따리에는 아무 것도 없다네.

遍遊名勝區 ~ 좋은 곳을 두루 다녀보다가

歸臥故岩窟 ~ 에 있던 바위로 돌아와 누웠더니

竹院綠陰淸 ~ 대숲 속 절간에는 푸른 그늘이 맑고

梅窓疎影沒 ~ 梅花 窓門은 성근 그림자에 묻히네.

淸風吹故園 ~ 맑은 바람이 옛 뜰에 불어오고

白日照虛室 ~ 밝은 해는 텅빈 을 비추네.

春谷鳥含花 ~ 봄의 골짜기에 새는 꽃을 물었고

秋林猿摘實 ~ 가을의 숲에는 원숭이가 열매를 따네.

床寒夜漏長 ~ 寢床이 차가우니 밤 時間이 길기만 하고

更盡爐香歇 ~ 밤이 다하니 火爐도 꺼졌구나.

洞府曉雲深 ~ 골짜기에 새벽 구름이 깊고

岩扉人跡絶 ~ 바위 사이 사립문엔 人跡이 끊기었네.

寥寥合性空 ~ 텅 빔은 自性함과 合致하고

寂寂契眞滅 ~ 고요함은 참된 消滅(소멸)과 들어맞네.

渴後汲寒泉 ~ 목마르면 차가운 샘물을 길러오고

飢來收凍栗 ~ 배고프면 언 밤을 주워오네.

深林歸暮禽 ~ 깊은 숲으로 돌아오는 저녁 새

微逕照斜日 ~ 떨어지는 夕陽빛이 작은 오솔길을 비추네.

無物作生涯 ~ 살아갈 아무런 物件도 없고

孤燈爲計活 ~ 외로운 불만이 살아갈 計策이라.

白雲誰共遊 ~ 흰 구름 속에서 누구와 함께 노닐 것인가?

松月自怡悅 ~ 소나무에 걸린 달을 보고 스스로 즐거워하도다.

 

* 세 가지 옷 : 하는 일의 種類에 따라 입는 옷의 種類가 세 가지가 있다. 大衣上衣, 中衣.

* 消滅(소멸) : 涅槃과 같은 意味이다.

 

 

 

(21) 行路難(행로난) : 世上 살이 어려움

 

早脫紅塵出故關 ~ 일찍이 어지러운 世上 벗어나서 故鄕을 떠나

芒鞋踏破遍名山 ~ 짚신 신고 이름난 山寺들을 두루 다녔네.

昔年秋月隨雲去 ~ 예전엔 가을 달 아래 구름 따라 떠났다가

今日春風渡水還 ~ 오늘은 봄바람에 물을 건너 돌아왔네.

肉味那知蔬味苦 ~ 고기 맛을 아는 가 어찌 나물의 쓴맛을 알며

錦衣誰識衲衣寒 ~ 緋緞(비단) 옷을 입는 가 누더기 옷 추운 줄을 누가 알까?

欲歸故園煙霞裏 ~ 故鄕의 안개와 노을 속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萬里悠悠行路難 ~ 萬 里 길 멀고멀어 가는 길이 힘겹도다.

 

 

 

(22) 話頭鳥(화두조) : 화두새

 

各各話頭鳥 ~ 各各話頭새가

時時勸話頭 ~ 隨時話頭하네.

禪窓終夜臥 ~ 參禪하는 窓門 가에 밤새 누워

聞此可無羞 ~ 이를 듣고 있으면 부끄럽지 아니하랴!

 

* 話頭 : 判斷하고 理致를 가르치는 法語, 참말. 公案, 古則이라고도 한다.

 

 

 

(23) 聞杜鵑(문두견) : 두견새 울음소리를 듣다

 

洞中携客度春宵 ~ 골짜기에서 과 함께 봄밤을 보내는데

蝶夢初驚漏五敲 ~ 나비 꿈이 五更 鐘에 이제 막 놀라누나.

香閣月沉人未起 ~ 달빛 잠긴 香閣엔 사람 아직 잠 안 깨고

杜鵑啼在亂峯高 ~ 두견새 울음소리 高峰에 어지럽다

 

 

 

(24) 臨終偈(임종게) : 임종게

 

三尺吹毛劍 ~ 吹毛劍(취모검)

多年北斗藏 ~ 여러 해 동안 北斗星에 감춰져 있다가

太虛雲散盡 ~ 太虛에 구름 다 흩어지고 나니

始得露鋒鋩 ~ 비로소 그 칼날 드러나누나.

 

* 臨終偈(임종게) : 임종에 즈음하여 읊는 게송(=)

* 취모검(吹毛劍)이란 칼날 위에 솜털을 올려놓고 입으로 불면 끊어지는 예리하고 날카로운 칼로 고대의 명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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