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臨江仙(冬夜夜寒冰合井) 임강선(동야야한빙합정) : 소식(蘇軾)
<겨울밤은 차가워 우물물 얼어붙고> 臨江仙(임강선)은 사패명(詞牌名)이다.
冬夜夜寒冰合井,畫堂明月侵幃。青釭明滅照悲啼。燈花挑欲盡,粉淚浥還垂。
未盡一尊先掩淚,歌聲半帯清悲。情聲兩盡莫相違。欲知腸斷處,梁上暗塵飛。
冬夜夜寒冰合井(동야야한빙합정),
畫堂明月侵幃(화당명월침위)。
青缸明滅照悲啼(청항명멸조비제)。
青缸挑欲盡(청항도욕진),
粉淚裛還垂(분루읍환수)。
未盡一尊先掩淚(미진일준선암루),
歌聲半帶清悲(가성반대청비)。
情聲兩盡莫相違(정성량진막상위)。
欲知腸斷處(욕지장단처),
梁上暗塵飛(양상암진비)。
겨울밤은 밤이 차가워 우물물이 얼어붙고
밝은 달빛은 화려한 방의 휘장을 파고드네.
푸른 등불은 가물거리며 슬피 우는 여인을 비추네.
등 불꽃 더 이상 돋울 심지가 없는데
화장한 얼굴 적시며 눈물이 자꾸 떨어지네.
술 한 잔을 비우기 전에 눈물 먼저 감추고
노래를 부르자 애절한 슬픔이 반쯤 섞여 있네.
정과 가락이 마음껏 어울리니 서로 어긋남이 없네.
애간장이 끊어진 곳 알고자 하니
들보 위에 쌓인 먼지 날리네.
* 臨江仙(임강선) : 당(唐) 교방곡명(教坊曲名)으로 후에 사패(詞牌)가 되었다. 송나라 유영(柳永)이 처음 지은 것으로 송사 가운데 산사(散詞)에 속한다. 쌍조(雙調) 62자이며, 본래는 임과의 이별 후의 슬픔을 노래한 내용이다.
* 冰合井(빙합정) : 심한 추위가 우물물을 얼리다.
* 畫堂(화당) : 화려한 방.
* 侵幃(침위) : 휘장으로 침범하다.
* 青缸(청항) : 푸른 등불.
* 悲啼(비제) : 슬피 울다.
* 挑欲盡(도욕진) : 심지가 다 타버리다. 挑(도)는 돋우다. 심지를 빼내다.
* 裛(읍) : 적시다.
* 垂(수) : 떨어지다. 쏟다.
* 掩淚(엄루) : 눈물을 감추다.
* 暗塵(암진) : 쌓인 먼지.
* 梁上暗塵飛(양상암진비) : 들보 위에 쌓인 먼지를 날리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형용한다. 옛날 음악의 명가(名家)인 노(魯)나라 우공(虞公)의 발성이 맑고 높아서 노래할 때 들보 위의 먼지가 움직여 날았다고 한다. <태평어람>
이 사(詞)는 동파전집(東坡全集)에 실려 있으며 송(宋) 신종(神宗) 원풍(元豊) 6년(1083년) 12월 소식의 친구인 황주태수 서군유(徐君猷)의 시녀 승지(勝之)가 황주를 떠나 소주로 가려 할 때 소식이 승지를 송별하기 위해 지은 사(詞)이며, 이 사는 이백의 시<야좌음(夜座吟)>을 개사한 것이다. 추운 겨울 밤 임이 오기를 밤늦도록 기다리지만 임이 오지 않자 홀로 슬피 노래하는 여인의 모습을 노래한 사(詞)이다. 소식(蘇軾)은 원풍(元豐) 3년(1080) 2월 황주(黃州)로 좌천되어 원풍 7년(1084)까지 황주에 머물렀다.
<참고>
冬夜夜寒覺夜長(동야야한각야장),
沈吟久坐坐北堂(침음구좌좌북당)。
冰合井泉月入閨(빙합정천월입규),
金缸青凝照悲啼(금항청응조비제)。
金缸滅(금항멸),啼轉多(제전다)。
掩妾淚(엄첩루),聽君歌(청군가)。
歌有聲(가유성),妾有情(첩유정)。
情聲合(정성합),兩無違(양무위)。
一語不入意(일어불입의),
從君萬曲梁塵飛(종군만곡량진비)。
겨울밤 밤이 차가워 밤이 긴 것을 알았는데
깊은 생각 하면서 한참 앉아 있어 보니 북당에 앉았네.
우물물 얼어 붙이는 달빛 방안에 들어오니
금등잔 푸른빛이 슬픈 울음을 비춰주네.
등잔불 꺼져가니
흐느낌이 더해지고
첩은 눈물을 숨기며
그대 노래 듣습니다.
노래엔 가락 있고
제게는 정이 있습니다.
정과 가락이 어울려
둘이 하나 되니 어긋남이 없네.
한마디 말도 내 마음에 닿지 않고,
그대의 온갖 가락이 들보 먼지를 날릴 뿐이네.
* 夜坐吟(야좌음) : 이백이 고풍악부의 제목을 빌어 쓴 시이다. 추운 겨울밤 임이 오기를 밤늦도록 기다리며, 임과 함께 즐기고 싶다는 아낙네의 하소연을 여인의 입장에서 쓴 시이다. 악부시집(樂府詩集) 권76 잡곡가사(雜曲歌辭 十六-1.20)에도 실려 있으며, 악부시집에는 포조(鮑照)의 야좌음(夜坐吟)과 이하(李賀)의 야좌음(夜坐吟)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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