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江城子(夢中了了醉中醒) 강성자(몽중료요취중성) : 소식(蘇軾)
꿈속에서도 또렷이 보이고 술을 깨게 하네. (江城子는 사패명(詞牌名)이다.)
序文
〈陶淵明以正月五日遊斜川,臨流班坐,顧瞻南阜,愛曾城之獨秀,乃作斜川詩,至今使人想見其處。元豐壬戌之春,餘躬耕於東坡,築雪堂居之,南挹四望亭之後丘,西控北山之微泉,慨然而歎,此亦斜川之遊也。乃作長短句,以《江城子》歌之。〉
夢中了了醉中醒 只淵明 是前生 走遍人間 依舊卻躬耕 昨夜東坡春雨足 烏鵲喜 報新晴
雪堂西畔暗泉鳴 北山傾 小溪橫 南望亭丘 孤秀聳曾城 都是斜川當日景 吾老矣 寄餘齡
소식은 이 사(詞)의 서문(序文)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陶淵明以正月五日遊斜川,臨流班坐,顧瞻南阜,愛曾城之獨秀,乃作斜川詩,至今使人想見其處。元豐壬戌之春,餘躬耕於東坡,築雪堂居之,南挹四望亭之後丘,西控北山之微泉,慨然而歎,此亦斜川之遊也。乃作長短句,以《江城子》歌之。”
“도연명은 1월 5일 사천에 가서 놀았는데, 냇물에 다가가 줄지어 앉아서 남산을 돌아보고 증성의 홀로 빼어남을 좋아하여 유사천(遊斜川)이라는 시를 지었거니와 지금도 그곳을 머리에 떠올리게 한다. 원풍 임술년(1082) 봄에 나는 동파에서 몸소 농사를 짓고 설당을 지어서 그곳에 거처했는데 그곳은 남쪽으로 사망정(四望亭)의 뒤 언덕을 가까이 하고 서쪽으로는 북산의 작은 샘과 인접해 있었기에 기분이 좋아서 ‘이것 역시 사천에서의 야유회로다.’라고 감탄하고서는 장단구를 지어서<강성자>에 맞추어 노래 불렀다.”
* 班坐(반좌) :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있음.
* 南阜(남부) : 남산(南山). 여산(廬山)을 말한다.
* 斜川詩(사천시) : 도연명(陶淵明)의<유사천(游斜川)>詩를 말한다. 유사천(游斜川)시는 도연명이 신축년 정월 오일 이웃과 함께 사천에 놀러가 증성산과 남산을 바라보고 즉흥적으로 지은 시이다.
* 元豐壬戌之春(원풍임술지춘) : 송(宋)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1082) 봄.
* 長短句(장단구) : 사패에 따라 구를 구성하는 글자 수가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사패곡의 별칭이다.
夢中了了醉中醒(몽중요요취중성)。
只淵明(지연명),是前生(시전생)。
走遍人間(주편인간),依舊卻躬耕(의구각궁경)。
昨夜東坡春雨足(작야동파춘우족),
烏鵲喜(오작희),報新晴(보신청)。
꿈속에서도 또렷이 보이고 술을 깨게 하는 이는
오직 도연명(陶淵明)뿐이니, 그분이 나의 전생이라네.
인간 세상 두루 돌아다녀 보고는 예전처럼 물러나 몸소 밭을 가셨네.
어젯밤엔 동파(東坡)에 봄비가 흠뻑 내려
까마귀와 까치가 기뻐하며 날씨가 막 개었다고 알리네.
雪堂西畔暗泉鳴(설당서반암천명)。
北山傾(북산경),小溪橫(소계횡)。
南望亭丘(남망정구),孤秀聳曾城(고수용증성)。
都是斜川當日景(도시사천당일경),
吾老矣(오로의),寄餘齡(기여령)。
설당(雪堂) 서쪽 두둑에서 숨어있는 샘물에서 소리가 나고
북산은 비탈지고 작은 시냇물이 가로질러 있네.
남쪽으로 정자와 언덕을 바라보니 외로이 우뚝하게 증성산이 솟아있네.
이 모두가 사천의 그때 그 모습 같고,
나는 이제 늙었으니 이곳에 여생을 맡기려네.
* 江城子(강성자) : 사패명(詞牌名). 촌의원(村意遠), 강신자(江神子), 수정렴(水晶簾)이라고도 한다. 당나라 때에는 단조(單調)였는데 송나라 사람들이 쌍조(雙調)로 바꾸어 70字의 쌍조(雙調)이다.
* 陶淵明(도연명): 365~ 427년. 동진(東晋)후기에서 남조(南朝) 송대(宋代) 초기까지 살았던 전원시인(田園詩人)이며, 호는 연명(淵明)이고, 자는 원량(元亮), 본명은 잠(潛)이다.동진(東晉) 융안(隆安) 5년(401)에 도연명은 37세의 나이에 환현(桓玄)의 막하에서 벼슬하였는데, 사천에 이웃사람들과 놀러갔었다.
* 了了(요요) : 분명하다. 또렷하다.
* 走遍(주편) : 두루 돌아다니다.
* 依舊(의구) : 여전하다. 예전대로다.
* 躬耕(궁경) : 자기 스스로 농사일을 함.
* 東坡(동파) : 황주(黃州) 동문(東門)밖에 있는 언덕으로 소식이 손수 개간한 농지를 말한다. 소식은 이곳을 동파라고 이름 지었고 애정을 느껴 자신의 호를 동파라 지었다.
* 雪堂(설당) : 호북성(湖北省) 황강현(黃岡縣) 동쪽의 소동파의 독서당. 소식(蘇軾)이 원풍(元豐) 3년(1080) 2월 황주(黃州)로 좌천되어 지은 초당. 네 벽에 눈 온 경치를 그려 설당이라 불렀다. 소식의 설당기(雪堂記)에 “동파(東坡)옆에 버려진 밭이 있기에 집을 짓고 담을 두른 뒤에 설당이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큰 눈이 내리는 가운데 그 집을 지었으므로,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사방 벽에다 설경을 그린 그림을 빈틈없이 걸어놓고는 앉거나 눕거나 이를 쳐다보면서 감상하였다.”라고 하였다.
* 亭丘(정구) : 사망정(四望亭)의 뒤쪽 언덕.
* 耸(용) : =耸立(용립). 우뚝 솟다.
* 曾城(증성) : 산 이름으로 여산(廬山)의 북쪽에 있으며, 강서성(江西省) 성자현(星子縣)서쪽 부근에 있는 산. 일명 오석산(烏石山)이라고도 한다.
* 斜川(사천) : 옛 지명,지금의 강서성(江西省) 도창현(都昌縣)과 성자현(星子縣) 사이에 있는 파양(鄱陽)호수.
* 餘齡(여령) : 여생.
이 사(詞)는 동파전집(東坡全集)에 실려 있으며 송(宋)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1082)소식(蘇軾)이 동파의 설당에서 노니는 것을 옛날 도연명이 ‘유사천(游斜川)’시에 읊은 사천에서 노닌 것에 비유하여 도연명의 풍모를 따라한 것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며 동파에서 머물 것을 다짐하는 사(詞)이다. 소식(蘇軾)은 원풍(元豐) 3년(1080) 2월 황주(黃州)로 좌천되어 원풍7년(1084)까지 황주에 머물렀다.
도연명은 동진(東晋)의 시인으로 평생 술과 함께 하며 은자(隱者)로 살았고 귀거래사(歸去來辭)와 음주(飮酒) 20수 등을 지었으며, 소식(蘇軾)은 도연명을 흠모하여 음주(飮酒)시에 화운(和韻)한 화음주이십수(和飲酒二十首)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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