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卜算子(黄州定慧院寓居作) 복산자(황주정혜원우거작) : 소식(蘇軾)
황주 정혜원에 거주하며 쓰다 (卜算子는 사패명(詞牌名)이다.)
缺月掛疏桐,漏斷人初靜。時見幽人獨往來,縹緲孤鴻影。
驚起卻回頭,有恨無人省。揀盡寒枝不肯棲,寂寞沙洲冷。
缺月掛疏桐(결월괘소동),漏斷人初靜(누단인초정)。
時見幽人獨往來(시견유인독왕래),縹緲孤鴻影(표묘고홍영)。
이지러진 달은 성긴 오동나무에 걸려있고
물시계 소리 끊어지니 인적도 비로소 고요해지네.
간혹 혼자 오가는 은자의 모습 보이니
아득히 먼 곳에 외기러기 그림자.
驚起卻回頭(경기각회두),有恨無人省(유한무인성)。
揀盡寒枝不肯棲(간진한지불긍서),楓落吳江冷(풍락오강랭)。
깜짝 놀라 일어나 내 자신을 돌아보니
내 마음의 설움 알아주는 이 없네.
추운 가지에 깃들지 않으려고 고르고 골랐지만
단풍 떨어지는 차가운 오강이라네.
성긴 오동나무에 그믐달 걸려있고,
깊은 밤 물시계 소리 끊어져 인적도 드무네.
은자가 홀로 거니는 것을 그 누가 보리요,
아득히 날아가는 외로운 기러기의 그림자 같구나.
놀라 잠 깨어 뒤돌아보아도,
마음의 한이 있어도 알아주는 이 없구나.
겨울 가지 고르고 골라 내려앉지 않았건만,
적막한 모래톱은 차갑기만 하구나.
* 卜算子(복산자) : 사패명(詞牌名)으로 복산자령(卜算子令), 백척루(百尺樓) 등으로 불리며, 쌍조(雙調) 44자이다. 대표적 작품에는 육유의 복산자(卜算子·咏梅)가 있다.
* 定慧院(정혜원) : 지금의 호북성(湖北省) 황강현(黃崗縣) 동남쪽에 있다. 蘇軾이 황주에 유배되었을 때 머물던 곳이다.
* 缺月(결월) : 이지러진 달. 그믐에 지는 달.
* 漏斷(누단) : 물시계가 끊어짐. 밤이 깊음을 말한다. 更漏(경루)는 밤 동안의 시간(五更)을 알리는 누수(漏水)이다.
* 初靜(초정) : 비로소 조용해지다.
* 幽人(유인) : 유거(幽居)하는 사람, 은사(隱士). 蘇軾 자신을 말한다.
* 縹緲(표묘) : 멀고 어렴풋하다. 가물가물하고 희미하다.
* 孤鴻(고홍) : 외기러기. 鴻은 큰 기러기(大雁).
* 回頭(회두) : 머리를 돌이킴. 자신을 돌아봄.
* 揀盡(간진) : 고르고 고르다.
* 寒枝(한지) : 차가운 겨울 나뭇가지.
* 楓落吳江冷(풍락오강랭) : 보는 바가 듣는 바에 미치지 못한 경우를 비유한 고사이다. 당나라 정세익(鄭世翼)이 최신명(崔信明)의 ‘풍락오강랭(楓落吳江冷)’의 구절을 듣고 직접 만났을 때 그 나머지 시 구절을 읽어 보고 실망했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吳江(오강)은 무창 일대를 지나는 장강(長江). 삼국시대에 오나라에 속하여 오강이라 했다.
동파전집에는 이 부분이“寂寞沙洲冷(적막하고 차가운 모래섬이라네.)”로 되어 있다.
이 사(詞)는 전송사(全宋詞) 및 동파전집(東坡全集)에 실려 있으며 송(宋)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1082) 12월경 지은 시로 소식이 황주에 유배되어 있을 때 지은 사(詞)이다.
소식(蘇軾)은 원풍(元豐) 3년(1080) 2월 황주(黃州)로 좌천되어 원풍 7년까지 황주에 유배되어 있었으며 황주에 유배된 자기 자신을 외기러기에 비유하여 맑고 고상하게 살려고 애썼지만 결국에는 황주에 유배된 신세임을 한탄한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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