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永遇樂(彭城夜宿燕子樓 夢盼盼 因作此詞) 영우락(팽성야숙연자루 몽반반 인작차사) : 소식(蘇軾)
<팽성에서 밤을 맞아 연자루에서 묵었는데 꿈속에서 기생 관반반을 만났기에 104글자 영우락 사패를 지음> 永遇樂(영우락)은 사패명(詞牌名)이다.
明月如霜,好風如水,淸景無限。曲港跳魚,圓荷瀉露,寂寞無人見。紞如三鼓,鏗然一葉,黯黯夢雲驚斷。夜茫茫,重尋無處,覺來小園行遍。
天涯倦客,山中歸路,望斷故園心眼。燕子樓空,佳人何在?空鎖樓中燕。古今如夢,何曾夢覺,但有舊歡新怨。異時對,黃樓夜景,爲余浩嘆。
明月如霜 : 밝은 달빛이 서리처럼 내려앉고
好風如水 : 기분 좋은 바람은 물결처럼 밀려들어
淸景無限 : 깨끗한 경치는 무한히 펼쳐지네.
曲港跳魚 : 구비진 강에는 물고기가 튀고
圓荷瀉露 : 둥근 연잎에는 이슬이 내리는데
寂寞無人見 : 적막하여 사람이 없는 듯하구나.
紞如三鼓 : 북 치는 소리 들리니 자정인 듯하고
鏗然一葉 : 나뭇잎 하나 떨어지는 소리가 청아하여
黯黯夢雲驚斷 : 꿈에서 어둑어둑한 구름을 보고 깜짝 놀라 잠을 깼네.
夜茫茫 : 이 밤은 망망하여
重尋無處 : 다시 잠든들 꿈속의 그곳을 다시 찾지 못할지니
覺來小園行遍 : 잠에서 깨어나 자그만 뜨락을 두루 거닐어 보네.
天涯倦客 : 하늘 저 멀리 지친 나그네는
山中歸路 : 산자락 속 돌아가는 길에서
望斷故園心眼 : 멀어서 아득한 고향 땅을 마음으로만 바라본다네.
燕子樓空 : 연자루는 허허롭기만 하니
佳人何在 : 미녀 관반반은 어디 있나
空鎖樓中燕 : 누각의 텅빈 다락에는 제비가 둥지 틀어 갇혔네.
古今如夢 : 예나 지금이나 사람 한평생은 일장춘몽인데
何曾夢覺 : 언제 사람들이 한바탕 꿈에서 깨어날까?
但有舊歡新怨 : 단지 가지고 있는 것은 옛 추억과 쌓이는 원한뿐이네.
異時對 : 먼 훗날 그 누군가를 마주할 때가 있다면
黃樓夜景 : 황루에서 바라보는 밤경치라 여기시고
爲余浩嘆 : 나를 위해 크게 한번 탄식이나 해주오.
* 이 사(詞)는 송(宋) 신종(宋神) 원풍(元豊) 원년(元年) (1078) 소식(蘇軾)이 서주지주(徐州知州)로 있을 때 지은 詞이다. 이 詞의 서(序)에서 “팽성 연자루에서 밤중에 자다가 꿈에 반반을 꿈꾸고 이에 이 사를 지었다.(彭城夜宿燕子樓,夢盼盼,因作此詞.)”라고 하였다.
서주(徐州)의 밤에 꿈에서 깨어나 그 옛날 연자루에 살던 관반반을 생각하며 지은 것으로 그가 연자루를 보고 옛사람이 그리워 탄식하듯 훗날의 사람들도 황루에서 그를 위해 탄식하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래하였다.
* 永遇樂(영우락) : 사패명(詞牌名). 영우락만(永遇樂慢), 소식(消息)이라고도 한다. 쌍조(雙調) 104자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신기질의 영우락·경구북고정회고(永遇樂·京口北固亭懷古) 등이 있다.
* 彭城(팽성) :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서주(徐州).
* 燕子樓(연자루) : 팽성(彭城)에 있으며 당나라 때 서주(徐州) 상서(尙書) 장건봉(張建封:一說에는 장건봉의 아들 장음(張愔)이라고도 한다.)이 그의 애기(愛妓) 관반반(關盼盼)을 위해 지어준 소루(小樓).
* 關盼盼(관반반) : 당(唐)나라 서주(徐州)의 명기(名伎)로 장상서(張尙書)의 첩이다. 백거이(白居易)가 장상서의 집에 손님으로 갔을 때 연회를 벌였는데, 그때 관반반을 보고“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취중 미인의 자태는, 바람에 하늘대는 목란화로다.”라고 하였다. 관반반은 장상서가 죽은 후에도 10년 동안 연자루(燕子樓)에서 수절했다. <白居易 燕子樓三首幷序>
* 紞(담) : 북 치는 소리.
* 鏗然(갱연) : 소리가 잘 울려 맑고 세찬 모양.
* 黯黯(암암) : 어두침침하다. 음침하다.
* 夢雲(몽운) : 꿈에 관반반을 본 것을 비유하였다.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시인 송옥(宋玉)의 〈高唐賦(고당부)〉 서(序)에 초(楚)나라 회왕(懷王)이 고당(高唐)을 유람하였는데, 그날 밤 꿈에 한 부인이 나타나 스스로 칭하기를 ‘무산신녀(巫山神女)’라 하였다. 회왕은 그녀와 하룻밤 사랑을 나누고, 이별에 임해서 무산신녀가“ 저는 무산의 남쪽 고악산(高丘山) 험한 곳에 사는데, 아침엔 구름이 되고 저녁엔 비가 되어 아침이면 아침마다 저녁이면 저녁마다 양대(陽臺) 아래에 있을 것입니다. [妾在巫山之陽 高丘之阻 且爲朝雲 暮爲作雨 朝朝暮暮 陽臺之下]”라고 하였다.
* 望斷(망단) : 아득히 멀어져 보이지 않게 되다.
* 心眼(심안) : 염원. 원망.
* 何曾(하증) : 언제~한 적이 있었는가?
* 異時(이시) : 다른 때. 훗날.
* 黃樓(황루) : 서주(徐州) 동문의 대루(大樓). 소식(蘇軾)이 서주지주(徐州知州)로 있을 때 지은 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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