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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東坡居士 蘇軾 詩

芙蓉城(並敘) 부용성(병서) : 소식(蘇軾)

by 산산바다 2022. 9. 27.

산과바다

부용성 안에는 꽃이 가득하게 피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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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芙蓉城(並敘) 부용성(병서) : 소식(蘇軾)

             부용성(선경仙境)을 읊은 시와 그 서문

 

 

並敘

世傳王逈子高與仙人周瑤英遊芙蓉城元豐元年三月余始識子高問之信然乃作此詩

極其情而歸之正亦變風止乎禮義之意也

 

 

芙蓉城中花冥冥誰其主者石與丁珠簾玉樓翡翠屛雲舒霞卷千娉婷

中有一人長眉靑炯如微雲淡疏星往來三世空煉形竟坐誤讀黃庭經》。

天門夜開飛爽靈無復白日乘雲軿俗緣千劫磨不盡翠被冷落淒余馨

因過緱山朝帝廷夜聞笙簫弭節聽飄然而來誰使令皎如明月入窗欞

忽然而去不可執寒衾虛幌風泠泠仙宮洞房本不扃夢中同躡鳳凰翎

徑渡萬里如奔霆玉樓浮空聳亭亭天書雲篆誰所銘繞樓飛步高

仙風鏘然韻流鈴蘧蘧形開如酒醒芳卿寄謝空丁寧一朝覆水不返甁羅巾別淚空熒熒

春風花開秋葉零世間羅綺紛膻腥此生流浪隨滄溟偶然相値兩浮萍

願君收視觀三庭勿與嘉谷生蝗螟從渠一念三千齡下作人間尹與邢

 

 

並敘(병서)

世傳王逈, 字子高, 與仙人周瑤英遊芙蓉城.

왕형 자고가 선인 주요영을 만나 부용성을 유람한 이야기가 세상에 전해지고 있는데,

 

元豊元年三月, 余始識子高, 問之信然. 乃作此詩, 極其情而歸之正, 亦變風止乎禮義之意也.

원풍 3(1078) 3월에 내가 자고를 알게 된 뒤에 물어봤더니 과연 그러하였다.

이에 이 시를 짓게 되었는데 속에 든 마음을 충분히 드러내어 으로 돌아갔으니

순정한 기운을 지닌 노래는 역시 예의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芙蓉城中花冥冥 : 부용성 안에는 꽃이 가득하게 피었으니

誰其主者石與丁 : 주인이 누구인가 석만경과 정도로다.

珠簾玉案翡翠屛 : 진주발과 옥 안석에 비취 병풍 갖춰놓고

雲舒霞卷千娉婷 : 구름 펼치고 노을을 걷는 고운 여인이 천 명이네.

中有一人長眉靑 : 그중 하나가 길고 푸른 눈썹 가진 여인이고

炯如微雲淡疎星 : 흰 구름처럼 빛나고 성긴 별 마냥 해맑은데

往來三世空鍊形 : 삼세를 오가며 부질없이 몸을 갈고 닦은 것은

竟坐誤讀黃庭經 : 황정경(黃庭經) 읽은 죄로 벌을 받았기 때문이네.

天門夜開飛爽靈 : 한밤중에 천궁이 열리자 넋이 날아와서

無復白日乘雲軿 : 날이 밝아도 선가의 수레를 다시 타지 않았네.

俗緣千劫磨不盡 : 속세의 오랜 인연 끊지 못하고 다녀간 뒤

翠被冷落凄餘響 : 식어버린 비췻빛 이불엔 향기만 남아 쓸쓸했네.

因過緱山朝帝廷 : 구씨산 위를 날아 천궁으로 올라가다가

夜聞笙簫弭節聽 : 한밤중 생황 소리 수레를 멈추고 듣고 나서

飄然而來誰使令 : 불러온 사람도 없었는데 바람에 날리듯 찾아오니

咬如明月入窗櫺 : 밝은 달이 창문 비치듯 온 집안이 환해졌네.

忽然而去不可執 : 붙잡아둘 새도 없이 홀연히 떠나가니

寒衾虛幌風冷冷 : 이불 속과 휘장 안에 찬 바람만 돌았다네.

仙宮洞房本不扃 : 선궁의 신방(新房)은 본래부터 잠가두지 않는지라

夢中同躡鳳凰翎 : 꿈속에서 둘이 함께 봉황을 타고 날아올랐네.

徑度萬里如奔霆 : 달리는 번개처럼 단숨에 만 리를 날아가자

玉樓浮空聳亭亭 : 허공에 뜬 옥루가 우뚝하게 솟아 있네.

天書雲篆誰所銘 : 누군가 도가 경전을 전서체로 새겨 놓았는데

遶樓飛步高: 옥루를 돌아가며 위태롭게 날듯이 걷다 보니

仙風鏘然韻流鈴 : 선계의 바람에 짤랑짤랑 방울이 울려서

蘧蘧形開如酒醒 : 깜짝 놀라 잠을 깨니 술이 깬 듯하였고

芳卿寄謝空丁寧 : 방경이 간절히 말 전한 것도 부질없는 짓이었네.

一朝覆水不返甁 : 물은 일단 쏟아지면 다시 병에 담을 수 없으니

羅巾別淚空熒熒 : 비단 수건 적신 눈물 반짝인 것도 헛일 됐네.

春風花開秋葉零 : 봄바람에 꽃이 피고 가을바람에 잎이 지고

世間羅綺紛羶腥 : 세속의 비단옷에는 온갖 악취가 섞여 있네.

此身流浪隨滄溟 : 이 몸 바다를 떠다니듯 이리저리 떠돌다가

偶然相値兩浮萍 : 우연히도 두 부평초 서로 만나 짝이 되었네.

願君收視觀三庭 : 바라건대 그대가 받아드려 보살펴주고

勿與嘉穀生蝗螟 : 귀한 곡식에 해충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네.

從渠一念三千齡 : 그로부터 한 생각으로 삼천 년을 돌아보니

下作人間尹與邢 : 인간세계로 내려와 윤씨와 형씨가 됐다네.

 

 

蘇東坡가 서주지주(徐州知州)로 있던 원풍(元豊) 3(1078) 3월에 쓴 작품이다.

시제로 쓴 ‘부용성’은 전설에 나오는 선경(仙境) 가리키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강음(江陰)이나 성도성(成都城)의 별칭으로도 쓰인다.

동파는 서문에서 왕형(王逈)이 부용선자(芙蓉仙子)를 만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조주(趙州) 사람 왕형(자는 자고子高)은 이전에 주요영(周瑤英)이란 신선을 만났고, (녹창신화(綠窗新話)에서는 왕형이 여도사 주경희(周瓊姬)와 만났다고 했다) 나중에는 강음(江陰)의 명문가 딸을 아내로 맞아 강음에서 살게 되었는데, 그의 족제(族弟) 왕자립(王子立)이 동파를 스승으로 만난 이후 소철(蘇轍)의 딸을 아내로 맞는 인연으로 발전하면서 자고와 알게 되고 결국에는 이 시를 짓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 芙蓉城(부용성) : 전설에 나오는 선경(仙境)을 가리킨다. 지명 강음(江陰)의 별칭으로 쓰기도 하고 때로는 성도성(成都城)을 가리키기도 한다.

* 信然(신연) : 확실하게 이와 같다. 과연. 정말로~한다면.

* 極其(극기): 대단히. 충분히.

* 變風(변풍) : 시경(詩經) 국풍(國風) 중에서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뺀 나머지 패풍(邶風)에서 빈풍(豳風)까지 열세 나라()의 민가(民歌)를 가리킨다.

* 冥冥(명명): 자욱하다. 가득하다. 아득하다. 어둡다. 무지하다.

* 娉婷(빙정) : 자태가 아름다운 것을 가리킨다. 미인(美人) 또는 가인(佳人)을 가리킨다. ‘俜停으로도 쓴다.

* 長眉(장미) : 가늘고 긴 눈썹을 가리킨다. 미녀(美女)를 가리킨다.

* 三世(삼세) : 과거(過去)현재(現在)미래(未來)를 가리킨다. 조손(祖孫) 3대를 가리킨다.

* 鏈形(연형) : 도가(道家)에서 자신의 형체를 수련하는 것을 가리킨다.

* 黃庭經(황정경) : 도교(道敎)의 양생수선서(養生修仙書)로 서진(西晉) 때 외경(外經)이 먼저 나오고 동진(東晉) 때 내경(內經)이 나온 것을 합해 황정경으로 불렀다. 노자의 저작이라 하여 노자황정경(老子黃庭經)이라고도 한다.

* 坐誤(좌오) : 잘못을 저질러 벌을 받는 것으로 판결이 나는 것을 가리킨다.

* 天門(천문) : 하늘의 뜻을 의미하는 천기(天機)의 문, 즉 마음을 가리킨다. 코와 입, 또는 천정(天庭)을 가리킨다. 천궁(天宮)의 문 또는 황궁(皇宮)의 문을 가리킨다.

* 爽靈(상령) : 도교(道敎)에서 말하는 사람이 가진 세 가지 영혼, 즉 태광(胎光), 유정(幽精)과 함께 삼혼(三魂) 중 하나이다. 영혼을 가리키기도 한다.

* 雲輧(운병) : 신선들이 타는 수레를 가리킨다. 구름을 가리킨다.

* () : 산스크리트 칼파(kalpa)를 음역한 것으로 무수한 생멸성괴(生滅成壞)가 반복되어 이뤄진 헤아릴 수 없이 긴 시간을 가리킨다.

* 俗緣(속연) : 속세에서 이루어진 인연을 가리킨다.

* 緱山(구산) : 구씨산(緱氏山). 숭산(崇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 帝廷(제정) : 조정(朝廷). 자미원(紫微垣), 천시원(天市垣)과 함께 삼원(三垣)으로 불리며 천자(天子)의 별자리를 뜻하는 태미원(太微垣)을 가리키기도 한다.

* 笙簫(생소) : ()과 소(). 관악기를 가리킨다.

* 弭節(미절) : 수레를 멈추는 것을 가리킨다. 잠시 서다. 수레를 몰다. 고위 관리가 외지에 머물러있으면서 공무를 처리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 飄然(표연) : 날랜 모양을 가리킨다. 흩어져 객지를 떠도는 것을 가리킨다. 초탈한 모습을 가리킨다. 홀가분하고 한적한 모양을 가리킨다.

* 使令(사령) : 심부름시키다. 파견하다. 또는 그러한 사람. 노비 또는 종복을 가리킨다.

* 窗欞(창령) : 창살

* 虛幌(허황) : 빛이 주렴이나 장막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가리킨다.

* 洞房(동방) : 내실(內室). 규방(閨房). 新婚夫婦의 침실(新房). 붙어 있어 서로 통하게 된 방을 가리키기도 한다.

* 徑度(경도) : 곧바로 건너다. ‘과 같다.

* 奔霆(분정) : 신뢰(迅雷), 즉 맹렬한 우레를 가리킨다.

* 天書(천서) : 천자의 조서. 도교(道敎)에서 원시천존(元始天尊)이 말한 경전을 가리킨다. 사람들이 읽기 어렵거나 해석하기 어려운 글자나 문장을 가리킨다.

* 雲篆(운전) : 도가(道家)의 부전(符篆)이나 전적(典籍)을 가리킨다. 향을 사를 때 피어 오르는 향연(香烟)을 가리키기도 한다. 전서(篆書) 같은 모양을 한 구름을 가리킨다.

* 飛步(비보) : 날아갈 듯 빨리 걷는 것을 가리킨다. ‘()’은 혼자 있어 쓸쓸한 모양을, ‘은 위태로운 모양을 가리킨다. ‘冷竮으로 쓴 자료도 있다.

* 鏘然(장연) : 옥이나 보석들이 내는 짤랑짤랑 맑은소리를 가리킨다. 책 읽는 소리가 낭랑한 것을 가리킨다. 소식(蘇軾)石芝란 시에서 忽驚石上堆龍蛇, 玉芝紫笋生無數 / 鏘然敲折靑珊瑚, 味如蜜藕和鷄蘇(깜짝 놀라 보았더니 돌 위에 뱀들이 모여 있고 / 구릿대와 천마처럼 생긴 것이 무수하게 있었네 / 부러뜨리면 푸른빛 산호 같은 소리를 내고 / 맛을 보니 꿀에 재운 연근과 계소 같았네)’라고 하였다.

* 韻流(운류) : 소리와 운이 유창한 것을 가리킨다. 시인을 가리킨다.

* 蘧蘧(거거) : 유유자적한 모양을 가리킨다. 높이 우뚝 솟은 모양을 가리킨다.

* 芳卿(방경) : 선녀 주경희(周瓊姬)를 꿈에 만나 선계에 오른 왕형(王逈)이 천궁에서 주경희의 소개로 만난 또 한 명의 여도사의 이름이다. 고대에 여인에 대한 애칭으로 사용한 말이기도 했다.

* 寄謝(기사) : 전하다. 알리다. 보답하다. 사례하다.

* 丁寧(정녕) : 말이 간절한 것을 가리킨다. 훈계하다. 알아듣게 말하다. 악기가 내는 소리를 가리킨다. 소식이나 전언을 가리킨다.

* 熒熒(형형) : 작은 불을 가리킨다. 불이 깜박거리는 것을 가리킨다. 산뜻하고 아름다운 것을 가리킨다.

* 膻腥(전성) : 짐승의 노린내나 물고기의 비린내를 가리킨다. 재물이나 작록(爵祿)을 구하거나 시류에 영합하여 사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 流浪(유랑) : 물속에서 떠다니다. 정해진 곳 없이 여러 곳을 떠돌다. 걸리는 데 없이 방랑하다. 윤회하다.

* 滄溟(창명) : 바다나 하늘을 가리킨다.

* 相値(상치) : (우연히) 만나다. 필적하다.

* 三庭(삼정) : 도교에서 말하는 인체의 세 가지 부위, 즉 뇌()와 심장(心臟), 그리고 비장(脾臟)을 가리키는 상황정궁(上黃庭宮)과 중황정궁(中黃庭宮)과 하황정궁(下黃庭宮)을 합해 부르는 호칭이다.

* 收視(수시) : 받아들여 보살펴주다.

* 嘉穀(가곡) : 고대에는 좁쌀의 호칭이었으나 나중에는 오곡(五穀)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 蝗螟(황명) : 농사를 짓는 데 해를 끼치는 메뚜기나 멸구 같은 벌레들을 가리킨다.

* 尹與邢(윤여형) : 한무제(漢武帝)의 총애를 다툰 윤부인(尹夫人)과 형부인(邢夫人)을 가리킨다.

두 사람이 질투가 심해 한무제가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했다는 데서 서로의 얼굴을 보려 하지 않는 사이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尹邢과 같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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