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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東坡居士 蘇軾 詩

答任師中家漢公(답임사중가한공) : 소식(蘇軾)

by 산산바다 2022. 9. 26.

산과바다

높은 나무엔  불그레한 둥근 배가 열려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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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答任師中家漢公(답임사중가한공) : 소식(蘇軾)

                   임사중과 가한공의 시에 화답하여(一題奉和師中丈漢公兄見寄詩一首)

 

先君昔未仕杜門皇祐初道德無貧賤風采照鄕閭何嘗疏小人小人自闊疏出門無所詣老史在郊墟

門前萬竿竹堂上四庫書高樹紅消梨小池白芙蕖常呼赤脚婢雨中擷園蔬矯矯任夫子罷官還舊廬

是時里中兒始識長者車烹雞酌白酒相對歡有余有如龐德公往還葛與徐妻子走堂下主人竟誰歟

我時年尙幼作賦慕相如侍立看君談精悍實起予歲月曾幾何耆老逝不居史侯最先沒孤墳拱桑樗

我亦涉萬里淸血滿襟祛漂流二十年始悟萬緣虛獨喜任夫子老佩刺史魚威行烏白蠻解辮請冠裾

方當入奏事淸廟陳璠璵胡爲厭軒冕歸意不少紓上蔡有良田黃沙走淸渠罷亞百頃稻雍容十年儲

閑隨李丞相搏射鹿與豬蒼鷹十斤重猛犬如黃驢豈比陶淵明窮苦自把鋤我今四十二衰發不滿梳

彭城古名郡乏人偶見除頭顱已可知幾何不樵漁會當相從去芒鞋老菑畬念子瘴江邊懷抱向誰攄

賴我同年友相歡出同輿冰盤薦文鮪玉斝傾浮蛆醉中忽思我淸詩綴瓊琚知我少詼諧敎我時卷舒

世事日反覆翩如風中旟雀羅吊廷尉秋扇悲婕妤升沈一何速喜怒紛衆狙作詩謝二子我師寧與蘧

 

 

先君昔未仕 : 선친께서 옛날에 벼슬에 안 나가시고

杜門皇祐初 : 두문불출하시던 황우 초년에

道德無貧賤 : 도덕이 빈천을 가리지 아니하고

風采照鄕閭 : 풍채가 마을을 빛나게 하셨네.

何嘗疎小人 : 소인이라고 멀리한 적이 있었으랴만

小人自闊疏 : 소인은 스스로 통하고 트이네.

出門無所詣 : 대문을 나서면 갈 곳이 없었는데

老史在郊墟 : 사씨 어르신이 교외에 살고 계셨네.

門前萬竿竹 : 대문 앞엔 만 그루의 대나무가 서 있는데

堂上四庫書 : 대청 위엔 각 분야의 책이 있네.

高樹紅消梨 : 높은 나무엔 불그레한 둥근 배가 열려 있고

小池白芙蕖 : 작은 연못엔 새하얀 연꽃이 피어 있었네.

常呼赤脚婢 : 언제나 맨발의 하녀를 불러서

雨中擷園蔬 : 빗속에 텃밭에서 채소를 뜯게 했지요

矯矯任夫子 : 남달리 뛰어나신 임 선생께서

罷官還舊廬 : 벼슬을 그만두고 옛집으로 돌아가네.

是時里中兒 : 이때에야 비로소 마을의 아이들이

始識長者車 : 귀인의 수레를 알아보게 됐다네.

烹鷄酌白酒 : 닭을 잡아 안주 삼아 백주를 따르면서

相對歡有餘 : 마주 앉아 있으면 기쁨이 넘쳐나니

有如龐德公 : 그것은 마치 방덕공 같아서

往還葛與徐 : 제갈량이나 서서와 왕래할 적에는

妻者走堂下 : 처자가 대청 밑에 늘어선 것 같아서

主人竟誰歟 : 대체 누가 주인인지 모를 지경이었네.

我時年尙幼 : 저는 그때 아직까지 어린 나이로

作賦慕相如 : 사마상여를 흠모하며 부를 지었었네.

侍立看君談 : 모시고 서서 선생이 얘기하시는 걸 보았더니

精悍實起予 : 야무진 모습이 실로 저를 일깨워 주었지요

歲月曾幾何 : 그 사이에 세월이 얼마나 지나갔는지

耆老逝不居 : 이제는 어르신들 돌아가시고 안 계시거니와

史侯最先沒 : 사씨 어르신께서 가장 먼저 돌아가셔서

孤墳拱桑樗 : 무덤의 뽕나무와 가죽나무가 아름드리가 되었네.

我亦涉萬里 : 저도 만리 밖으로 여기저기를 다니다가

淸血滿襟裾 : 옷깃 가득히 피눈물을 흘렸거니와

漂流二十年 : 스무 해 동안이나 표류하고 나서야

始悟萬緣虛 : 속세의 온갖 인연이 허망함을 깨달았네.

獨喜任夫子 : 유난히도 흐뭇한 것은 임선생께서

老佩刺史魚 : 늘그막에 자사의 동어부를 차시고

威行烏白蠻 : 오만과 백만 땅에 위엄을 떨치시자

解辮請冠裾 : 오랑캐가 변발을 풀고 관복을 원한 것이네.

方當入奏事 : 바야흐로 안으로 들어가 업무를 보고하고

淸廟陳璠璵 : 조정에다 보배를 늘어놓아야 할 때

胡爲厭軒冕 : 무엇 때문에 초헌과 면류관을 싫어하여

歸意不少紓 : 돌아가고 싶은 마음 조금도 늦추지 않네.

上菜有良田 : 상채 땅에 비옥한 농지가 있어서

黃沙走淸渠 : 누런 모래 사이로 맑은 도랑이 달리는 곳에

罷亞百頃稻 : 파아벼를 백 이랑 재배하시면

雍容十年儲 : 넉넉하게 십 년분이 비축된다네.

閑隨李丞相 : 한가로이 이승상의 뒤를 따라서

搏射鹿與猪 : 사슴과 멧돼지를 사냥했는데

蒼鷹十斤重 : 푸른 매는 열 근이나 나갈 정도로 무겁고

猛犬如黃驢 : 사나운 개는 나귀처럼 큼직했네.

豈比陶淵明 : 그러하니 어찌 도연명이 비교되리오

窮苦自把耡 : 가난 때문에 스스로 호미를 쥔 것이네.

我今四十二 : 나는 지금 나이가 마흔두 살이외다

衰髮不滿梳 :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이 빗이 헐거울 정도인데

彭城古名郡 : 옛날의 이름난 고을인 팽성 땅의 군수로

乏人偶見除 : 사람이 없어 어쩌다가 임명이 됐었네.

頭顱已可知 : 제 머리가 어떤지를 이미 알고 있거늘

幾何不樵漁 : 나무하고 고기 잡는 것 얼마나 더 피하겠나?

會當相從去 : 그러니 반드시 선생을 따라가서

芒鞋老菑畬 : 짚신을 신고 밭에서 늙어야 하겠네.

念子瘴江邊 : 생각 하건데 선생은 풍토병 어린 강가에서

懷抱向誰攄 : 누구에게 회포를 푸시겠나?

賴我同年友 : 다행히도 이 사람의 고향 친구가 있어

相歡出同輿 : 선생을 좋아하여 같은 수레를 타고 나가네.

氷盤薦文鮪 : 얼음 쟁반에 부드러운 다랑어를 내오고

玉斝傾浮蛆 : 옥 술잔에 하얀 지네를 따르겠군요

醉中忽思我 : 취중에 홀연히 저를 생각하시고

淸詩綴瓊琚 : 구슬처럼 맑은 시를 지어 보내셨네.

知我少所諧 : 제가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는 줄 아시기에

敎我時卷舒 : 때맞추어 말고 펴는 법을 가르쳐 주셨네.

世事日反覆 : 세상사란 날마다 엎치락뒤치락 하고

翩如風中旗 : 바람 앞의 깃발처럼 펄럭이는 법이요

雀羅弔廷尉 : 참새 그물을 칠 지경이 된 적정위의 일이 안쓰럽고

秋扇悲婕妤 : 가을 부채가 되고 만 반첩여의 일이 슬프군요

升沈一何速 : 관직의 부침이란 얼마나 빠른 건지

喜怒紛衆狙 : 원숭이처럼 분분하게 기뻐하고 성내는데

作詩謝二子 : 시를 지어 두 분께 감사 하나니

我師寗與蘧 : 저는 영부자와 거백옥을 스승으로 삼겠어요

 

 

* 消梨(소리) : 약으로도 쓰는 둥글고 붉은빛이 나는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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