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初別子由(초별자유) : 소식(蘇軾)
자유와 막 작별하고
我少知子由,天資和而淸。好學老益堅,表裏漸融明。豈獨爲吾弟,要是賢友生。不見六七年,微言誰與賡。
常恐坦率性,放縱不自程。會合亦何事,無言對空枰。使人之意消,不善無由萌。森然有六女,包裹布與荊。
無憂賴賢婦,藜藿等大烹。使子得行意,靑衫陋公卿。明日無晨炊,倒床作雷鳴。秋眠我東閣,夜聽風雨聲。
懸知不久別,妙理重細評。昨日忽出門,孤舟轉西城。歸來北堂上,古屋空崢嶸。退食悞相從,入門中自驚。
南都信繁會,人事水火爭。念當閉閣坐,頹然寄聾盲。妻子亦細事,文章固虛名。會須掃白髮,不復用黃精。
我少知子由 :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자유를 알았거니와
天資和而淸 : 타고난 자질이 온화하고도 해맑으며
好學老益堅 : 학문을 좋아함이 나이가 들수록 더 굳건하고
表裏漸融明 : 외면과 내면이 점점 더 융화되고 명철하네
豈獨爲吾弟 : 그런 그가 어떻게 내 동생일 뿐이겠나?
要是賢友生 : 요컨대 그는 나의 현명한 친구인데
不見六七年 : 보지 못한지 예닐곱 해가 지났으니
微言誰與賡 : 미묘한 말로 그 누구와 창화(唱和)했겠나?
常恐坦率性 : 언제나 두렵기는 진솔한 그 성품이
放縱不自程 : 거리낌이 없어서 자제를 모르는데
會合亦何事 : 우리 다시 만나서는 또 무슨 일로서
無言對空枰 : 말없이 빈 바둑판만 쳐다보았나?
使人之意消 : 다른 사람의 사사로운 뜻이 사라 져서
不善無由萌 : 자신에게 사악한 마음이 싹틀 수가 없네.
森然有六女 : 반듯하게 자란 딸이 여섯 명이나 있어서
包裹布與荊 : 삼베와 가시나무 비녀를 잘 싸 두었네.
無憂賴賢婦 : 현명한 부인 덕에 아무 걱정 없었나니
藜蕾等大烹 : 명아주 잎과 콩 닢이 진수성찬과 같네.
使子得行意 : 아들에게 제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하여서
靑衫陋公卿 : 푸른 적삼을 입고도 고관대작을 우습게 아네.
明日無晨炊 : 내일 아침에 먹을 밥이 없을지라도
倒床作雷鳴 : 침대에 드러누워 우레 소리를 잘도 내더니
秋眠我東閣 : 가을에 우리 집의 동각에서 함께 자면서
夜聽風雨聲 : 밤중에 드러누워 비바람 소리를 들었을 때
懸知不久別 : 미구에 우리 서로 헤어질 줄 알았기에
妙理難細評 : 오묘한 이치를 세세하게 따지기 어려웠네.
昨日忽出門 : 어제는 갑자기 성문 밖으로 나가서
孤舟轉西城 : 외로운 배가 서쪽 성을 돌아가는 것을 보고는
歸來北堂上 : 돌아와서 북당 위로 올라갔더니만
古屋空崢嶸 : 오래된 집만 공연히 으슥하게 서 있었네.
退食悞相從 : 퇴근해서 밥 먹을 때도 함께 있는 걸로 착각했고
入門中自驚 : 대문을 들어설 때도 속으로는 깜짝 놀랐네.
南都信繁會 : 남도는 참으로 번화한 도시이니
人事水火爭 : 인간 만사가 물과 불이 다투는 것 같네.
念當閉閣坐 : 생각해 보니 당연히 문을 닫고 앉아서
頹然寄聾盲 : 멍하니 귀먹어리와 장님 행세해야 할 것이네.
妻子亦細事 : 처자를 돌보는 건 역시 사소한 일이지만
文章固虛名 : 문장을 잘 쓰는 건 참으로 헛된 명예이네
會須掃白髮 : 반드시 흰 머리를 쓸어버려서
不復用黃精 : 다시는 황정을 쓰지 말기를 바라네.
* 창화(唱和) : ① 한쪽에서 시나 노래를 부르고 다른 쪽에서 화답함.
②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름.
唱 노래 창 : 노래, 부르다, 말을 꺼내다, 앞장서서 주장하다
和 화할 화 : 화하다, 서로 응하다, 합치다
* 황정(黃精)과 옥죽[玉竹(위유萎蕤)]은 한방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보음약(補陰藥)에 속하며, 아울러 식품으로서의 활용도 매우 높은 한약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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