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子由將赴南都 與余會宿於逍遙堂 作兩絶句。讀之 殆不可爲懷 因和其詩以自解。
余觀子由自少曠達天資 近道又得至人養生長年之訣 而余亦竊聞其一二 以爲<今者宦遊 相別之日淺 : 而異時退休 相從之日長。> 旣以自解 且以慰子由雲。: 소식(蘇軾)
동생 자유가 남녘 땅으로 부임해 가면서 나와 함께 유숙하였는데 바로 소요당(逍遙堂)에서였다. 절구(絶句)의 시(詩) 두 수를 지었는데 그것을 읽어보니 아무리 기억을 억누르려고 했으나 결국 터져 나오고 말았다. 그 시(詩)의 뜻들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그 여파여서인지 동생 자유(子由)의 글을 보며 적으나마 활달하여 졌다. (동생은) 천부적인 자질이 도(道)에 가까이했고 게다가 그 경지가 섭생(攝生)하는 양생(養生)으로 불로장생(不老長生)하는 사람의 요결(要訣)이지 싶었다.
그래서 나도 역시 그 시의 제1수와 제2수를 본받아서 슬금슬금 지어보았다. 다음과 같은 제목이다.
<이제 지방직에 부임하러 가며 이별할 때는 해가 진다>
그리고 <나중 언젠가 퇴임하여 서로 같이할 때는 해가 한창이다>
이것이 내가 풀어낸 이야기이고 또 자유(子由)가 말한 것들[雲]로 위안하였다는 이야기이다.
* 題目이 상당히 길군요
題
子由將赴南都,與余會宿於逍遙堂,作兩絶句。讀之,殆不可爲懷,因和其詩以自解。余觀子由自少曠達天資,近道又得至人養生長年之訣,而余亦竊聞其一二,以爲今者宦遊,相別之日淺;而異時退休,相從之日長。旣以自解,且以慰子由云。
其一
別期漸近不堪聞,風雨蕭蕭已斷魂。猶勝相逢不相識,形容變盡語音存。
其二
但令朱雀長金花,此別還同一轉車。五百年間誰復在,會看銅狄兩咨嗟。
其一 今者宦遊, 相別之日淺<이제 지방직에 부임하러 가며 이별할 때는 해가 진다>
別期漸近不堪聞 : 헤어질 때 됐다는 말 차마 듣기가 어려워
風雨蕭蕭已斷魂 : 비바람까지 쓸쓸하여 넋이라고 잃었지만
猶勝相逢不相識 : 만나고도 못 알아본 하복 형제보다는 낫겠지
形龍變盡語音存 : 그는 모습이 완전히 바뀌고 목소리만 남았다지
其二 而異時退休, 相從之日長<나중 언젠가 퇴임하여 서로 같이할 때는 해가 한창이다>
但令朱雀長金花 : 주작에게 금화를 키우게만 한다면야
此別還同一轉車 : 이번 별거도 수레바퀴가 한 바퀴 구르는 일과 같으리라
五百年間誰復在 : 오백 년이 지나면 더 이상 누가 남아 있겠는가!
會看銅狄兩咨嗟 : 다시 만나 동상을 보며 우리 둘이 감탄해야 할 것이네
* 逍遙堂(소요당) : 소식∙ 소철 형제가 팽성(彭城)에서 만나 묵었던 곳
* 瀟瀟(소소) : 비 또는 바람 소리. ‘蕭蕭’로도 쓴다.
* 斷魂(단혼) : 그리워하다. 슬퍼하다. 혼이 빠져나가다. 넋이 나가다.
* 猶勝相逢不相識(유승상봉불상식)이하두구절 : 후한(後漢) 환제(桓帝)때 ‘당고의화(黨錮之禍)’의 난을 피해 몸을 숨긴 하복(夏馥)이란 사람이 대장간으로 숨어들어 일을하고 있었는데 아우인 하정(夏靜)도 알아보지 못하다가 목소리를 듣고서야 겨우 형인 것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朱雀(주작) : 남방(南方)의 신(神). 새이름. 봉(鳳)을 가리키기도 하고 기러기(雁)를 뜻하기도 한다.
* 金花(금화) : 귀신을 아름답게 꾸미는 무당이었던 금화부인()이 물에 빠져 죽은 뒤 피어난 수선화(水仙花)를 가리킨다.
* 銅狄(동적) : 진시황 때 천하의 병기를 거두어 열두 명의 금인(金人)을 만들고 이를 ‘銅人’ 또는 ‘銅狄’으로 불렀다.
* 咨嗟(자차) : 찬탄하다. 탄식하다.
* 위의 제목이 긴 詩는 蘇轍의 詩를 본 蘇軾이 蘇轍을 위해 和答의 詩 두 편을 지은 것이다.
蘇轍의 詩 두 편은 다음과 같다.
逍遙堂會宿二首幷引(소요당회숙이수병인) : 소철(蘇轍)
소요당에서 함께 묵으며 2수 서문과 함께
幷引
轍幼從子瞻讀書, 未嘗一日相舍. 旣壯, 將游宦四方, 讀韋蘇州詩, 至安知風雨夜, 復此對床眠,
나(소철)는 (형) 자첨을 따라 책을 읽으며 하루라도 함께 지내지 않은 날이 없었다.
큰 뜻을 펼치려 나서게 되면 벼슬을 살러 사방을 떠돌게 되니 위소주의 시에 나오는 대로 눈 보라 치는 밤에 다시 만나 즐겁게 이야기 나누게 될지를 알 수 없는 일이라
惻然感之, 乃相約早退爲閑居之樂. 故子瞻始爲鳳翔幕府,留詩爲別曰 : 夜雨何時聽蕭瑟.
서로가 일찌감치 벼슬에서 물러나 여유롭게 사는 즐거움을 누리기로 약조하였다.
형이 봉상막부로 처음 발령받고 헤어지며 시를 지어 말하기를 밤 빗소리는 언제 들어도 쓸쓸하다고 했다.
其後子瞻通守餘杭, 復移守膠西, 而轍滯留於淮陽濟南, 不見者七年.
그 후 형은 여항에서 통판으로 있다가 교서로 옮겨갔고 나는 회양과 제남에 머물며 서로 보지 못한지가 칠 년이나 되었다.
熙寧十年二月, 始復會於澶濮之間, 相從來徐, 留百餘日. 時宿於逍遙堂, 追感前約, 爲二小詩記之.
희녕 10년 2월, 비로소 전연(澶淵)과 복양(濮陽) 사이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함께 서주(徐州)로 가서 백 여일을 머물렀다.
이때 소요당 이란 곳에 머물며 전날의 약속을 떠올리며 시 두 편을 지어 그때 일을 적었다.
其一
逍遙堂後千尋木(소요당후천심목) : 소요당 뒤쪽의 천 길짜리 나무에서
長送中宵風雨聲(장송중소풍우성) : 한밤이 다 가도록 비바람 소리 들려왔지
誤喜對床尋舊約(오희대상심구약) : 함께 지내자던 옛날 약속 잘못 알고 기뻐했네.
不知漂泊在彭城(부지표박재팽성) : 아직까지 팽성땅 떠돌게 될 줄 모르고
其二
秋來東閣凉如水(추래동각양여수) : 가을 되니 동쪽 집에도 추운 기운 찾아들고
客去山公醉似泥(객거산공취사니) : 객 떠난 뒤 산공은 술에 취해 비틀대다
困臥北窗呼不起(곤와북창호불기) : 북창 아래 몸 뉘면 불러도 못 일어나고
風吹松竹雨凄凄(풍취송죽우처처) : 바람 부는 나무숲엔 비까지 추적추적
* 未嘗(미상) : 일찍이~한 적이 없다.
* 韋蘇州(위소주) : 당조(唐朝)의 시인 위응물(韋應物)을 가리킨다. 소주자사(蘇州刺史)를 지낸 그를 사람들이 ‘위소주(韋蘇州)’라고 불렀다.
* 風雨(풍우) : 비와 바람. 여기서는 위난(危難)과 열악한 처지에 빠지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하고 있다. ‘對床(대상)’은 두사람이 침상을 마주하고 눕다. 위응물(韋應物)이 「示全眞元常」이란 시에서 ‘寧知風雪夜, 復此對床眠(어떻게 알았겠나 눈보라 치는 밤에/다시 만나 즐겁게 이야기하게 될 줄)’이라고 읊은 것에서 형제나 친구가 어울려 즐겁게 노니는 것을 의미하는 ‘풍우대상(風雨對床)’이란 말이 생겨났다.
* 尋(심) : 고대의 길이 단위. 여덟 자(尺)가 1심(尋)이므로 ‘千尋’은 키가 아주 큰 것을 가리킨다.
* 中宵(중소) : 한밤중
* 誤喜(오희) : 잘못 알고 기뻐하다.
* 彭城(팽성) : 지명
* 東閣(동각) : 동쪽의 곁채
* 山公(산공) : 진(晉)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 중 한 사람인 산도(山濤)의 아들 산간(山簡)의 미칭이다. 자주 연회를 열었던 ‘고양지(高陽池)’를 그의 별명으로 삼았을 만큼 술을 좋아하여 산간취주(山簡醉酒)란 말이 생길 정도였다.
여기서는 특정한 인물로 읽는 대신 형 소식(蘇軾)이 떠난 뒤 외로워진 소철(蘇轍)자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었다.
* 醉似泥(취사니) : 몸을 가누지 못하게 술에 취하다. ‘난취여니(爛醉如泥)’와 같다.
* 凄凄(처처) : 슬프다. 쓸쓸하다. 쌀쌀하다.
* 不堪(불감) : 감당할 수 없다. 참을 수 없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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