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和蔣夔寄茶(화장기기다) : 소식(蘇軾)
장기가 부친 차에 화답하여
我生百事常隨緣,四方水陸無不便。扁舟渡江適吳越,三年飮食窮芳鮮。金齏玉膾飯炊雪,海螯江柱初脫泉。
臨風飽食甘寢罷,一甌花乳浮輕圓。自從舍舟入東武,沃野便到桑麻川。剪毛胡羊大如馬,誰記鹿角腥盤筵。
廚中蒸粟埋飯甕,大杓更取酸生涎。柘羅銅碾棄不用,脂麻白土須盆硏。故人猶作舊眼看,謂我好尙如當年。
沙溪北苑强分別,水脚一線爭誰先。淸詩兩幅寄千里,紫金百餅費萬錢。吟哦烹噍兩奇絶,只恐偸乞煩封纏。
老妻稚子不知愛,一半已入姜鹽煎。人生所遇無不可,南北嗜好知誰賢。死生禍福久不擇,更論甘苦爭蚩姸。
知君窮旅不自釋,因詩寄謝聊相鐫。
我生百事常隨緣 : 내 인생은 만사를 늘 인연대로 살았기에
四方水陸無不便 : 사방의 물이든 뭍이든 불편한 곳이 없었네.
扁舟渡江適吳越 : 일엽편주로 장강을 건너 오월로 가서
三年飮食窮芳鮮 : 삼 년 동안 맛있는 음식을 다 먹어 보았다네.
金虀玉膾飯炊雪 : 금빛 채를 곁들인 노어회와 흰 쌀밥을 먹고
海螯江柱初脫泉 : 바닷게와 강요 조개가 물에서 막 나오자마자
臨風飽食甘寢罷 : 바람맞으며 실컷 먹은 뒤 단잠 한심 자고 나면
一甌花乳浮輕圓 : 사발에 가득한 거품이 가볍고 둥글게 떠다니네.
自從捨舟入東武 : 배를 버리고 동무로 들어온 뒤로는
沃野便到桑麻川 : 비옥한 들로 나가면 뽕과 삼의 개울에 닿네.
剪毛胡羊大如馬 : 털을 깎은 면양이 말만큼이나 크니
誰記鹿角腥盤筵 : 비린내 풍기는 연석의 생선을 누가 기억하리
廚中蒸粟堆飯甕 : 부엌에는 좁쌀로 밥 지어 독에 가득 담아놓고
大杓更取酸生涎 : 큰 국자로 연거푸 초를 뜨면 입에 침이 고이네.
柘羅銅碾棄不用 : 차를 거르고 빻는 맷돌은 버려둔 채 쓰지 않고
脂麻白土須盆姸 : 참깨와 백토를 섞어 대야에서 갈아야 하네.
故人猶作舊眼看 : 친구가 아직도 옛날 눈으로 나를 보고
謂我好尙如當年 : 날더러 옛날 것을 숭상한다 말하네.
沙溪北苑强分別 : 사계차와 북원차를 굳이 나누고
水脚一線爭誰先 : 찻잔에 남은 흔적으로 차의 품질을 겨루면서
淸詩兩幅寄千里 : 청아한 시 두 편을 천 리 먼 곳으로 보내주고
紫金百餠費萬錢 : 자금차 백 덩이에 일만 금을 쓰셨네.
吟我烹噍兩奇絶 : 읊조리고 차 마시는 것 두가지 다 절묘해서
只恐偸乞煩封纏 : 달라는 사람 많을까 봐 꽁꽁 묶어두었다네.
老妻樨子不知愛 : 늙은 아내와 어린 아들이 아까운 줄을 모르고
一半已入薑鹽煎 : 생강 넣고 소금 넣고 벌써 절반을 끓였다오
人生所遇無不可 : 사람이 살다가 부닥치는 일 못할 것이 없나니
南北嗜好知誰賢 : 남북의 다른 기호 어는 것을 옳다 하리!
死生禍福久不擇 : 생사와 길흉화복 안 가린 지 오래이거늘
更論甘苦爭蚩姸 : 달고 쓰고 예쁘고 미운 것을 다툴 일이 무엇인가?
知君窮旅不自釋 : 곤궁한 타향살이에서 못 벗어나신 줄 알기에
因詩寄謝聊相鐫 : 감사한 마음을 시로 보내 서로 새기고자 함이라네
* 無不(무불) : 없지 않다.
* 扁舟(편주) : 작은 배를 가리킨다. 소식은 「前赤壁賦」에서도‘駕一葉之扁舟,擧匏樽以相屬,寄蜉蝣於天地,渺滄海之一粟(작은 배를 타고 가며 잔을 들어 권하는데 천지간에 하루살이 같은 신세요 큰 바다 속 좁쌀 한 알 신세로구나).’이라고 했다.
* 吳越(오월) : 춘추 시대 오나라와 월나라의 옛 땅, 즉 장쑤와(江蘇)와 저장(浙江) 일대를 가리킨다.
* 芳鮮(방선) : 맛이 좋고 신선한 것을 가리킨다.
* 玉膾(옥회) : 살이 흰 노어회鱸魚膾를 가리킨다. 중국 동남방 지역의 맛 좋은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玉鱠’로도 쓴다.
* 飯炊雪(반취설) : 눈처럼 흰 쌀밥으로 새겨읽었다.
* 海蟹(해해) : 바닷게
* 江柱(강주) : 강요주(江瑤柱), 즉 살조개(또는 키조개)의 관자를 가리킨다.
* 甘寢(감침) : 편안히 잘 자다.
* 花乳(화유) : 차를 끓일 때 수면 위로 올라오는 포말을 가리킨다. 차(茶)를 가리키기도 한다.
* 輕圓(경원) : 부글부글 끓는 찻물의 포말이 가볍고 둥글고 반질거리는 것을 가리킨다.
* 東武(동무) : 지명
* 胡羊(호양) : 중국의 북쪽 지역에서 기르는 양, 즉 면양(綿羊)을 가리킨다.
* 鹿角(녹각) : 물고기 이름이기도 하고, 야채의 이름이기도 하다.
* 盤筵(반연) : 연회석. 주연석.
* 埋(매) : ‘堆’로 쓴 자료도 있다.
* 蒸粟(증속) : 좁쌀을 쪄서 익힌 것으로 그 색깔이 노랗다. 황색(黃色)을 가리키기도 한다.
* 飯瓮(반옹) : 밥 아래 묻어둔 고기를 가리킨다. 밥을 담는 배가 불룩한 그릇을 가리키기도 한다.
* 柘羅銅碾(자라동연) : 차를 거르는 망과 가루로 빻는 절구를 가리킨다. ‘柘’와‘銅’은 망과 절구의 재료를 가리킨다.
* 脂麻(지마) : 참깨
* 好尙(호상) : 애호하고 숭상하다.
* 沙溪(사계) : 차마고도(茶馬古道)에 있는 무역의 집산지 윈난(雲南) 검천(劍川)의 사계고진(沙溪古鎭)을 가리킨다. 차의 이름이기도 하다.
* 北苑(북원) : 송대(宋代) 명차(名茶)의 산지를 가리킨다. 황실의 원림(園林)을 가리키기도 한다.
* 手脚(수각) : 물의 흔적. 수로를 이용한 운수비용을 가리키기도 한다.
* 一線(일선) : 송대(宋代) 투차(鬪茶)에서 잔에 남는 탕흔(湯痕)을 가리킨다.
* 紫金(자금) : 지명. 여기서는 차(茶)의 이름으로 쓰였다. 황금(黃金)을 가리키기도 한다.
* 百餠(백병) : 떡차 백 덩어리. 소식은 「和錢安道寄惠建茶」란 시에서도‘誰知使者來自西,開緘磊落收百餠(그 누가 알았으리 서쪽에서 온 사람이/상장 열자 백 덩어리 떡차 쏟아져 내릴 줄을)’이라고 읊었다.
* 吟哦(음아) : 시를 쓰다. 시구를 가다듬다. 가락을 넣어 시를 읊다.
* 封纏(봉전) : 봉투에 넣고 동여매다.
* 稚子(치자) : 어린아이
* 知愛(지애) : 알아보고 소중히 여기다.
* 不擇(불택) : 거절하지 않다. 피하지 않다. 가리거나 고르지 않다.
* 蚩姸(치연) : 미축(美丑)
* 窮旅(궁려) : 객지에서 어렵게 지내는 사람을 가리킨다.
* 自釋(자석) : 스스로 해석하다(이해하다). 스스로 달래다(위로하다). 벗어나다.
* 寄謝(기사) : 전달하다. 고지하다. 사례를 표하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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