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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東坡居士 蘇軾 詩

寄劉孝叔(기유효숙) : 소식(蘇軾)

by 산산바다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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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寄劉孝叔(기유효숙) : 소식(蘇軾)

                유효숙에게

 

君王有意誅驕虜椎破銅山鑄銅虎聯翩三十七將軍走馬西來各開府南山伐木作車軸東海取鼉漫戰鼓

汗流奔走誰敢後恐乏軍興汙質斧保甲連村團未遍方田訟牒紛如雨爾來手實降新書抉剔根株窮脈縷

詔書惻怛信深厚吏能淺薄空勞苦平生學問止流俗衆裏笙竽誰比數忽令獨奏鳳將雛倉卒欲吹那得譜

況復連年苦饑饉剝嚙草木啖泥土今年雨雪頗應時又報蝗蟲生翅股

 

憂來洗盞欲强醉寂寞虛齋臥空瓿公廚十日不生煙更望紅裙踏筵舞故人屢寄山中信只有當歸無別語

方將雀鼠偸太倉未肯衣冠掛神武吳興丈人眞得道平日立朝非小補自從四方冠蓋鬧歸作二浙湖山主

高蹤已自雜漁釣大隱何曾棄簪組去年相從殊未足問道已許談其粗逝將棄官往卒業俗緣未盡那得睹

公家只在霅溪上上有白雲如白羽應憐進退苦皇皇更把安心敎初祖

 

 

君王有意誅驕虜(군왕유의주교로) : 임금께서 오만한 오랑캐 토벌하고자

椎破銅山鑄銅虎(추파동산주동호) : 산에서 캐낸 구리로 동호부(銅虎符)를 만들고

聯翩三十七將軍(연편삼십칠장군) : 연속으로 서른일곱 장군을 보내

走馬西來各開府(주마서래각개부) : 서쪽으로 가서 군영(軍營)을 열게 하셨네.

南山伐木作車軸(남산벌목작거축) : 남산에서 나무 베어 수레 축을 만들고

東海取鼉漫戰鼓(동해취타만전고) : 동해 악어가죽으로 북 만들어 마구 치니

汗流奔走誰敢後(한류분주수감후) :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땀 흘리며 달릴 뿐

恐乏軍興汚資斧(공핍군흥오자부) : 군의 사기 떨어트려 도끼 더럽히려 하지 않네.

保甲連村團未遍(보갑련촌단미편) : 보갑법 있어도 마을마다 갖춰진 건 아니고

方田訟牒紛如雨(방전송첩분여우) : 방전법도 소송이 빗발치듯 분분한데

爾來手實降新書(이래수실강신서) : 근래에 수실법이라는 새 조서가 내려와서

抉剔根株窮脈縷(결척근주궁맥루) : 뿌리와 밑동까지 샅샅이 찾아 거둬가니

詔書惻怛信深厚(조서측달신심후) : 임금님 조서에는 측은한 마음이 도탑지만

吏能淺薄空勞苦(이능천박공노고) : 벼슬아치 능력이 달려 헛수고가 되고 마네.

平生學問只流俗(평생학문지류속) : 내 평생의 학문이 시절의 유행이나 따를 뿐

衆裏笙竽誰比數(중리생우수비삭) : 생과 우가 섞인 가운데 가릴 만큼이 못 되는데

忽令獨奏鳳將雛(홀령독주봉장추) : 느닷없이 혼자서 봉장추를 연주해보라니

倉卒欲吹那得譜(창졸욕취나득보) : 창졸간에 악보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나

況復連年苦饑饉(황복련년고기근) : 하물며 몇 해 동안 기근이 들어 어려워져

剝齧草木啖泥土(박설초목담니토) : 초목의 껍질을 벗겨 먹고 흙까지도 파먹는데

今年雨雪頗應時(금년우설파응시) : 금 년에는 비와 눈이 때를 맞춰 내렸으나

又報蝗蟲生趐股(우보황충생혈고) : 메뚜기떼 날개와 다리도 잘 자라고 있다. 하네.

 

憂來洗盞欲强醉(우래세잔욕강취) : 근심 속에 잔을 씻어 취해버리고 싶은데

寂寞虛齎臥空甒(적막허재와공무) : 고요한 서재 안에 빈 술독만 누워 있고

公廚十日不生煙(공주십일불생연) : 관청 주방에 열흘 동안 연기가 오르지 않았으니

更望紅裙踏筵舞(갱망홍군답연무) : 춤추고 노래하는 여인들을 어찌 볼 수 있으리오

故人屢寄山中信(고인루기산중신) : 산중 벗이 여러 차례 보내온 서찰 속에

只有當歸無別語(지유당귀무별어) : ‘當歸말고 이별의 말은 들어 있지 않았는데

方將雀鼠偸太倉(방장작서투태창) : 참새와 쥐가 창고의 곡식을 훔치는 것이

未肯衣冠挂神武(미긍의관괘신무) : 관복을 벗고 벼슬을 떠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보는 모양이네

吳興丈人眞得道(오흥장인진득도) : 오흥 땅의 어르신은 명리에 담박한 도를 얻어

平日立朝非小補(평일립조비소보) : 평소에도 조정에서 보은한 것이 적지 않은데

自從四方冠蓋鬧(자종사방관개료) : 조정에서 보낸 사람들이 사방에서 분란을 일으킬 때

歸作二浙湖山主(귀작이절호산주) : 절강 고향으로 돌아가 산수의 주인이 되었네

高蹤已自雜漁釣(고종이자잡어조) : 행적이 이미 조사들과 어울리는 은사 같으니

大隱何曾棄簪組(대은하증기잠조) : 시중에 사는 대은사는 벼슬을 떠나지 않네

去年相從殊未足(거년상종수미족) : 지난해에 만났을 때 흡족하지 못한 것이

問道已許談其粗(문도이허담기조) : 도를 묻고 개략적인 답만을 들었던 것이라

逝將棄官往卒業(서장기관왕졸업) : 하지 못한 벼슬 떠나 학업을 끝마치고 싶은데

俗緣未盡那得睹(속연미진나득도) : 속세 인연 다하지 않아 어떻게 해야 만날 수 있을 것인지

公家只在霅溪上(공가지재삽계상) : 공의 집은 나도 아는 삽계에 있고

上有白雲如白羽(상유백운여백우) : 흰구름이 깃털처럼 흘러가는 곳일 텐데

應憐進退苦皇皇(응련진퇴고황황) : 공은 진퇴로 분주한 내 고충을 애석해하며

更把安心敎初祖(갱파안심교초조) : 초조 달마처럼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겠지요

 

 

희녕(熙寧) 7(1074), 동파가 항주통판으로 있다가 밀주(密州) 지주(知州)로 떠날 때, 장자야(張子野), 양원소(楊元素), 진영거(陳令擧)를 비롯한 인근의 벗들과 함께 배를 타고 송강을 유람한 일들을 떠올리며 희녕 84월에 밀주에서 쓴 것인데, 유효숙은 희녕 초기 시어사(侍御史)로 있을 때, ‘법도를 가볍게 바꿨다. (輕易憲度)’면서 앙안석(王安石)을 탄핵하고 지강주(知江州)로 좌천되었다. 동파는 그때 일을 이 시의 첫머리에서 白簡威猶凜이라 하는 한편, 진퇴유곡에 처한 자신의 벼슬길에 대한 소회를 토로하고 있다.

 

* 劉孝叔(유효숙) : 이름은 술()이고 호주(湖州) 오흥(吳興) 사람이다. 희녕(熙寧) 초기 시어사로 있을 때 왕안석(王安石)을 법도를 쉽게 바꿨다고 탄핵하다가 강주지주(江州知州)로 내쫓겼다가 오래잖아 제거숭희관(提擧崇禧觀)이 되었다.

* 鳳將雛(봉장추) : 봉황이 새끼를 기르고 있다는 뜻. ()나라 때 악곡명이다. 아버지와 자식이 함께 있다는 것을 노래한 옛 악곡의 이름. 고악부(古樂府) 농서행(隴西行)봉황새 추추히 우는구나, 한 어미 아홉 새끼 거느리고” (鳳凰鳴啾啾 一母將九雛 벙황명추추 일모장구추)라 하였다.

* 倉卒(창졸) : 미처 어찌할 사이 없이 급작스러움

* 蝗蟲(황충): 누리 떼. 메뚜기떼 비슷 삼국지(三國志)ㆍ위지(魏志)ㆍ무제기(武帝紀)에서 蝗蟲起, 百姓大餓, 布糧食亦盡, 各引去(누리 떼가 몰려와 백성들이 모두 굶주리게 되고 여포의 군량미도 바닥이나 쌍방이 각각 병력을 철수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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