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謝人見和前篇二首(사인견화전편이수) : 소식(蘇軾)
다른 사람이 나의 앞 시에 회답한 것에 감사하여
已分酒杯欺淺懦,敢將詩律鬥深嚴。漁蓑句好應須畫,柳絮才高不道鹽。
敗履尙存東郭足,飛花又舞謫仙檐。書生事業眞堪笑,忍凍孤吟筆退尖。
九陌淒風戰齒牙,銀杯逐馬帶隨車。也知不作堅牢玉,無奈能開頃刻花。
得酒强歡愁底事,閉門高臥定誰家。臺前日暖君須愛,冰下寒魚漸可叉。
其一
已分酒杯欺淺懦 이 술잔을 나누며 번갈아 시를 짓는 재주 없어
敢欺詩律鬪深嚴 감히 시율로 심오함과 엄밀함을 다툴 수가 없네.
漁蓑句好應須畵 어부의 도롱이 구절이 좋으니 그림으로 그려둘 만하고
柳絮才高不道鹽 버들개지 시는 재주가 대단하여 눈을 소금이라 말하지 않았네.
敗履尙存東郭足 떨어진 신이 아직도 동곽선생의 발에 있고
飛花又舞謫仙簷 나는 꽃이 또다시 적선의 처마에서 춤을 추네.
書生事業眞堪笑 서생이 하는 일이란 참으로 우습나니
忍凍孤吟筆退尖 추위를 참고 시 읊느라 붓끝이 다 망가졌네.
其二
九陌凄風戰齒牙 거리마다 찬 바람 불어 이가 덜덜 떨리는데
銀杯逐馬帶隨車 말 뒤에는 은 술잔이 쫓아가고 수레 뒤엔 하얀 띠가 펼쳐지네.
也知不作堅牢玉 딱딱한 옥이 안 될 줄은 알았다지만
無奈能開頃刻花 꽃이 금방 피고 지는 즉석 꽃은 어쩔 수 없네.
得酒强歡愁底事 술이나 마시며 애써 즐기지 어찌 걱정하는가?
閉門高臥定誰家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다들 문 닫고 누웠네.
臺前日暖君須愛 누대 앞의 해 따스함을 좋아해야 할지니
冰下寒魚漸可叉 그래야 얼음 밑 찬 고기가 차츰 잡을 만해진다네.
* 東郭先生(동곽선생) : 인명. 東郭(동곽)은 성곽 동쪽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 위장군표기열전(衛將軍驃騎列傳)에는 산동 사람인 영승(寧乘)으로 기록되어 있다.
* 적선(謫仙) : 신선, 고상한 사람, 도교(道敎)의 딴 이름
① 벌을 받고 인간계로 쫓겨 내려온 선인(仙人).
② 대시인(大詩人)의 미칭.
③ 중국 당나라의 시인인 이백(李白)의 미칭. 시선(詩仙).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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