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贈寫眞何充秀才(증사진하충수재) : 소식(蘇軾)
초상화를 그려준 하충 수재에게
君不見潞州別駕眼如電,左手挂弓橫撚箭。又不見雪中騎驢孟浩然,皺眉吟詩肩聳山。
饑寒富貴兩安在,空有遺像留人間。此身常擬同外物,浮雲變化無蹤跡。
問君何苦寫我眞,君言好之聊自適。黃冠野服山家容,意欲置我山巖中。
勳名將相今何限,往寫褒公與鄂公。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潞州別駕眼如電 눈빛이 번개 같은 노주 별가가
左手挂弓橫撚箭 왼손에 활들고 옆으로 보며 화살 만지작거림을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雪中騎驢孟浩然 눈 속에 나귀를 타고 길을 가던 맹호연이
皺眉吟詩肩聳山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눈썹 찡그리고 시 짓는걸
飢寒富貴兩安在 기한이 어디 있고 부귀가 어디 있나?
空有遺像留人間 공연히 초상화만 이 세상에 남아 있네.
此身常擬同外物 이 몸은 언제나 외물과도 동화가 되어서
浮雲變化無蹤跡 뜬구름처럼 변화하여 종적이 없고자 하는데
問君何苦寫我眞 무엇 하러 힘들여서 내 초상을 그렸나 했더니
君言好之聊自適 그냥 좋아서 기분 내키는 대로 유유자적했다네.
黃冠野服山家容 노란 갓과 촌사람 옷의 은자 모습 그린 걸 보니
意欲置我山巖中 나를 산속의 바위틈에 놓아두려 했나 보네.
勳名將相今何限 공명이 대단한 장수와 재상이 한량없이 많으니
往寫褒公與鄂公 포공(褒公)과 악공(鄂公)의 초상화나 그리는 게 좋겠네.
이 시는《蘇東坡集(소동파집)》3책 6권에 실려 있다. 하수재(何秀才)는 하충(何充)을 가리킨 것으로, 《圖繪寶鑑(도회보감)》 송부(宋部)에 “하충(何充)은 고소(姑蘇) 사람으로 초상을 잘 그리고 재주가 뛰어나 동남 지방에 그보다 나은 자가 없었다.”고 하였다.
이 시는 초상을 잘 그리는 하충(何充)에게 고작 동파(東坡) 자신의 초상을 그릴 것이 아니라 포공(褒公)이나 악공(鄂公)에 비길 만한 사람을 그리는 것이 나음을 말하였다. 포공과 악공은 당(唐) 태종(太宗) 때 능연각(凌烟閣)에 그려진 공신(功臣) 24인 중의 두 사람이다. 동파(東坡)는 능연각 초상을 그렸던 염입본(閻立本)에게 하충(何充)을 비김으로써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준 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 潞州別駕(노주별가) : 노주는 지금의 산서성(山西省) 장야현(長治縣)이고 별가는 주자사(州刺史)의 부관(副官)을 가리키는바, 현종이 일찍이 이 벼슬을 지냈으므로 이렇게 칭한 것이다. 김륭(金隆)의 《勿巖集(물암집)》 4권에는“별가(別駕)는 지금의 판관(判官)과 같다.”하였다.
* 노주별가(潞州別駕)는 당(唐)나라 명황(明皇)이니, 《尙書譚錄(상서담록)》에 이르기를 “명황은 한쪽 눈이 약간 삐뚤어졌으므로 비껴 화살을 쏘는 모양을 지었다고 한 것이다.”하였다.
* 雪中騎驢孟浩然(설중기려맹호연) 皺眉吟詩肩聳山(추미음시견용산) : 여기에서 말한 맹호연(孟浩然)의 '부경도중우설(赴京途中遇雪)'시는 “아득히 먼 장안의 길에 을씨년스러운 세모(歲暮)의 날씨라오. 혹독한 추위는 그믐과 초하루에 이어지고 쌓인 눈은 산과 내에 가득하네. 기러기 떼는 모래벌 가득히 메우고 굶주린 새는 밭 가운데에 지저귀네. 시름겨운 나그네 우두커니 서 있으니 연기 나는 집 볼 수 없네. [迢遞秦京道 蒼茫歲暮天 窮陰連晦朔 積雪遍山川 落雁迷沙渚 飢鳥噪野田 客愁空佇立 不見有人烟]”라는 설이 있다.
* 皺眉(추미) : 눈썹을 찡그림
* 飢寒富貴兩安在(기한부귀량안재) : 기한(飢寒)은 맹호연(孟浩然)을 이르고 부귀(富貴)는 명황(明皇)을 이르니, 두 가지는 모두 없어지는 데로 귀결되고 만다.
* 饑寒(기한) : 굶주리고 헐벗어 배고프고 추움
* 遺像(유상) : 죽은 사람의 초상화
* 意欲置我山巖中(의욕치아산암중) : 고개지(顧愷之)가 사곤(謝琨)의 상(像)을 만들 적에 바위 속에 두고는 말하기를 “이 사람은 마땅히 구학(丘壑) 속에 두어야 한다.”하였다.
* 爲寫褒公與鄂公(위사포공여악공) : 두시(杜詩)의 〈丹靑引(단청인)〉에 “포공(褒公)과 악공(鄂公)은 모발이 생동하는 듯하니 영웅다운 모습 늠름하여 한참 싸우다가 오는 듯하네.”하였으니, 포공은 단지현이고 악공은 울지경덕이다.
* 褒公鄂公(포공악공) : ‘褒公(포공)’은 충장공(忠壯公) 단지현(段志玄)으로 능연각(凌煙閣)공신상 가운데 제10열에 있으며, ‘鄂公(악공)’은 위지공(尉遲恭)으로 자(字)는 경덕(敬德)인데 능연각(凌煙閣)공신상 가운데 제7열에 있다. 둘 다 맹장(猛將)으로 알려져 있다.
* 포공(褒公·단지현(段志玄))과 악공(鄂公· 울지경덕(尉遲敬德)의 봉호(封號))을 썼다
* 단지현(段志玄) : 단지현은 제주(濟州) 임치(臨淄) 사람이다. 아버지 언사(堰師)는 수(隋)나라 때 태원(太原)의 사법서좌(司法書佐)를 지냈다. 의병을 좇았는데 관직이 영주자사에 이르렀다. 지현(志玄)은 자질이 뛰어났고 어려서부터 부모에 의지하지 않았고 여러 번 법을 범했다.
대업(大業) 말년에 아버지를 따라 태원에서 빈객으로 있었는데 사나운 성격으로 인해, 모든 불양 소년들이 그를 두려워하니 이로써 진왕(秦王)이 그를 알게 되었다. 고조(高祖)가 군사를 일으키자 지현은 병사 천 명을 데리고 그를 좇아, 우령대도독부군두(右領大都督府軍頭)를 배수받았다. 곽읍(藿邑)과 항군을 함락시키고, 영풍창(永豊倉)을 공격할때에는 최선봉에 섰다. 좌광록대부(左光祿大夫)를 지냈다. 유문정(劉文靜)을 좇아 굴돌통(屈突通)을 동관(潼關)에서 막았다.
* 울지경덕(尉遲敬德) : 하늘이 주는데 받지 않으면 허물이 된다. 울지경덕은 지혜와 용맹으로 忠心을 지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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