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捕蝗至浮雲嶺山行疲苦有懷子由弟二首(포황지부운령산행피고유회자유제이수) : 소식(蘇軾)
누리를 잡으러 부운령으로 갔는데 산행에 지친 채 동생 자유가 그리워져서
西來煙障塞空虛,灑遍秋田雨不如。新法淸平那有此,老身窮苦自招渠。
無人可訴烏銜肉,憶弟難憑犬寄書。自笑迂疏皆此類,區區猶欲理蝗餘。
霜風漸欲作重陽,熠熠溪邊野菊黃。久廢山行疲犖確,尙能村醉舞淋浪。
獨眠林下夢魂好,回首人間憂患長。殺馬毁車從此逝,子來何處問行藏。
其一
西來烟障塞空虛 서쪽에서 온 뿌연 안개가 허공을 꽉 메우더니
灑徧秋田雨不如 가을 노에 빼곡히 앉는 게 비보다도 더하네.
新法淸平那有此 신법이 맑고 공평한데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
老身窮苦自招渠 늙은 이 몸의 곤궁과 고생은 스스로 초래했네.
無人可訴烏銜肉 까마귀가 고기를 물고가도 얘기해줄 사람 없고
憶弟難憑犬附書 동생 그리워도 개에게 편지를 부탁하기 어렵네.
自笑迂疎皆此類 처세가 서툴러서 늘 이따위라 스스로 웃나니
區區猶欲理蝗餘 구차하게 여전히 남은 누리나 잡으려 하네.
其二
霜風漸欲作重陽 서릿바람이 차츰차츰 중양절 분위기 자아내
熠熠溪邊野菊黃 반짝반짝 개울가에 노랗게 핀 들국화
久廢山行疲犖确 오랜만에 산행이라 돌길 걷기에 지쳤지만
尙能村醉無淋浪 그래도 얼큰히 취해 신나게 춤출 수 있다네.
獨眠林下夢魂好 숲속에서 혼자 잘 땐 꿈자리도 좋더니만
回首人間憂患長 속세를 돌아보니 우환이 가득하네.
殺馬毁車從此逝 말을 죽이고 마차를 부수고 이곳을 떠날 테니
子來何處問行藏 자네가 온들 어디 가서 내 행방을 묻겠나?
* 蝗(황) 누리 황 : 누리, 황충(晃蟲) 메뚜기과의 곤충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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