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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東坡居士 蘇軾 詩

韓子華石淙莊(한자화석종장) : 소식(蘇軾)

by 산산바다 2022. 9. 19.

산과바다

소부(巢父)와 허유(許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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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子華石淙莊(한자화석종장) : 소식(蘇軾)

        한자화의 석종장

 

絳侯百萬兵尚畏書牘背功名意不已數與危機會

我公抱絕識凜凜鎮橫潰欲收伊呂跡遠與巢由對

誓言雖未從久已斷諸內區區為懷祖頗覺羲之隘

此身隨造物一葉舞澎湃田園不早定歸宿終安在

彼美石淙莊每到百事廢泉流知人意屈折作濤瀨

寒光洗肝膈清響跨竽籟我舊門前客放言不自外

園中亦何有薈蔚可勝計請公試回首歲晚余蒼檜

 

 

絳侯百萬兵(강후백만병) : 한나라 강후 주발은 백만 군사를 거느렸어도

尙畏書牘背(상외서독배) : 공문서 뒤에 글 쓰인 것을 두려워했었네.

功名意不已(공명의불이) : 공명을 향한 마음 식을 줄 몰라서

數與危機會(수여위기회) : 몇 번이나 위기에 봉착했었네.

我公抱絶識(아공포절식) : 우리 한공은 탁월한 식견을 지니고 계시면서

凜凜鎭橫潰(늠름진횡궤) : 늠름하게 혼란한 세상을 진정시키신지라

欲收伊呂迹(욕수이려적) : 이윤과 강태공의 자취를 그만 거두고

遠呂巢由對(원려소유대) : 멀리 소부 허유와 상대하려 하셨네.

誓言雖未從(서언수미종) : 비록 맹세는 아직 지켜지지 않았지만

久已斷諸內(구이단제내) : 마음속으로 벼슬 욕심을 오래전에 끊으셨다네.

區區爲懷祖(구구위회조) : 당당하게도 왈술 같은 사람이 되어

頗覺羲之隘(파각희지애) : 왕희지는 속이 좁다고 깊이 느끼셨다네.

此身隨造物(차신수조물) : 이 몸은 조물주가 시키는 대로

一葉舞澎湃(일엽무팽배) : 한 조각 나뭇잎이 되어 물결 따라 춤추는 신세

田園不早定(전원부조정) : 전원이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으니

歸宿終安在(귀숙종안재) : 내가 돌아갈 곳이 대체 어디에 있을 거냐?

彼美石淙莊(피미석종장) : 그러나 저 석종장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每到百事廢(매도백사폐) : 갈 때마다 만사를 팽개치고 놀았네.

泉流知人意(천류지인의) : 샘물은 사람 마음 잘도 알아서

屈折作濤瀨(굴절작도뢰) : 굽이지고 꺾여서 여울을 이루도다

寒光洗肝膈(한광세간격) : 차가운 물빛이 가슴을 씻어주는데

淸響跨竽籟(청향과우뢰) : 해맑은 그 소리가 피리보다 고왔네.

我舊門前客(아구문전객) : 나는야 옛날부터 그분의 문객이고

放言不自外(방언부자외) : 거리낌 없이 드리는 말씀은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네.

園中亦何有(원중역하유) : 석종장의 정원에는 또 무엇이 있나?

薈蔚可勝計(회울가승계) : 무성한 그 초목을 다 셀 수 없네.

請公試回首(청공시회수) : 그러나 공시여 한 번 돌아보소서

歲晩餘蒼檜(세만여창회) : 한 해가 저물면 시퍼런 노송나무만 남겠지.

 

 

* 소부(巢父)와 허유(許由) : 소유(巢由)

요임금은 나이가 들어 기력이 약해지자 천자의 자리에서 물러나려 했다.

그는 자기 아들 단주를 사랑했지만, 나라와 백성을 다스릴 재목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요임금은 천하를 다스리는 공적인 대의를 위해 아들을 희생시키기로 마음을 먹었다.

천하의 어진 인재를 얻고자 후계자를 물색하던 요임금은 허유(許由)라는 현명한 은자가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허유는 바른 자리가 아니면 앉지 않았고, 당치 않은 음식은 입에 대지 않고 오직 의를 따르는 사람이었다.

요임금은 그를 찾아갔다.

허유는 밭을 갈고 있으면서 요임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요임금도 자기가 왔음을 알리지 않았다.

허유가 일을 마치자 요임금이 비로소 말했다.

"태양이 떴는데도 아직 횃불을 끄지 않는 것은 헛된 일이요.

청컨대 천자의 자리를 받아주시오."

허유가 사양하며 말했다.

"뱁새는 넓은 숲속에 집을 짓고 살지만, 나뭇가지 몇 개면 충분하며, 두더지가 황하의 물은 마셔도 배만 차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비록 음식을 만드는 포인 이 제사 음식을 만들지 않더라도 제사를 주관하는 제주가 부엌으로 들어가지 않는 법입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허유는 기산(箕山)이란 곳으로 자신의 거처를 옮겼다.

그러나 요임금은 다시 그를 찾아가 구주(九州)의 장()이라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물론 허유는 단호히 거절했다.

워낙 세상의 권세와 재물에 욕심이 없었던 허유는 그런 말을 들은 자신의 귀가 더러워졌다고 생각해 영수(潁水)하는 강의 기슭에서 흐르는 강물에 귀를 씻었다.

때마침 소 한 마리를 앞세우고 지나가던 친구 소부(巢父)가 이 모습을 보고 허유에게 물었다.

왜 귀를 씻으시오?

요임금이 나를 찾아와 나에게 천하를 맡아달라는구려.

이 말을 들은 내 귀가 혹여 더럽혀졌을까 하여 씻는 중이오.

이 말을 들은 소부는 큰소리로 껄껄 웃었다.

왜 웃으시오?

당신이 숨어 산다는 소문을 퍼트렸으니

그런 더러운 말을 듣는 게 아니오.

모름지기 은자란 애당초부터 은자라는 이름조차 밖에 알려서는 안 되는 법이오.

한데 당신은 은자라는 이름을 은근히 퍼뜨려 명성을 얻은 게 아니요?

그러고 나서 소부는 소를 몰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갔다.

한 방 먹은 허유가 물었다.

소에게 물은 안 먹이고 어딜 올라가시오?

소부가 대답했다.

그대의 귀를 씻은 구정물을 소에게 먹일 수 없어 올라가는 거요.

뒤에 허유가 죽자 요임금은 그를 기산 위에 묻고 그의 무덤을 기산공신(箕産公神)이라 하였다.

이 두 고사(高士)의 지조와 절개를 일러 기산지절(箕山之節) 또는 기산지조(箕山之操)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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