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過廣愛寺見三學演師觀楊惠之塑寶山朱瑤畫文殊普賢三首(과광애사견삼학연사관양혜지소보산주요화문수보현삼수) : 소식(蘇軾)
광애사에 들러 삼학연사를 만나고 양혜지(楊惠之)의 보산 토우와 주요(朱瑤)의 문수와 보현보살의 그림을 보다.
寓世身如夢,安閑日似年。敗蒲翻覆臥,破裓再三連。
勸客眠風竹,長齋飲石泉。回頭萬事錯,自笑覺師賢。
妙跡苦難尋,茲山見幾層。亂峰螺髻出,絕澗陣雲崩。
措意元同畫,觀空欲問僧。莫教林下意,終老嘆何曾。
朱瑤唐晚輩,得法尚雄深。滿寺空遺跡,何人識苦心。
長廊欹雨腳,破壁撼鐘音。成敗無窮事,他年復吊今。
其一
寓世身如夢(우세신여몽) : 이 세상에 붙어사는 꿈같은 육신이
安閑日似年(안한일사년) : 편안하고 한가하여 하루가 한 해 같겠네.
敗蒲翻覆臥(패포번복와) : 닳아빠진 돗자리를 뒤집어서 깔고 자고
破裓再三連(파裓재삼련) : 다 떨어진 옷자락을 두세 번 기웠겠네.
勸客眠風竹(권객면풍죽) :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자고
長齎飮石泉(장재음석천) : 바위 위로 흐르는 샘물을 마시며 오래 재계하라고 권고하겠네.
回頭萬事錯(회두만사착) : 나의 과거를 돌아보니 만사가 더 그릇되어서
自笑覺師賢(자소각사현) : 스스로 비웃으며 삼학연사가 현명함을 깨닫네.
其二
妙迹苦難尋(묘적고난심) : 절묘한 작품이란 정말 찾기 어려운 법이고
茲山見幾層(자산견기층) : 양혜지의 이 보산은 몇 층이나 보이던가?
亂峰螺髻出(난봉나계출) : 삐죽삐죽한 봉우리는 소라 같은 상투가 나온 모습
絶澗陣雲崩(절간진운붕) : 깊은 산속의 골짝 물은 구름이 흩어진 모습이네.
措意元同畫(조의원동화) : 조소한 이의 의도가 원래 자네의 계획과 같아서
觀空欲問僧(관공욕문승) : 제법공상을 관조하려고 스님에게 물으려 했겠지
莫敎林下意(막교림하의) : 숲속에서 생활하는 스님의 마음을 보아
終老歎何曾(종로탄하증) : 늙어 죽도록 은거하는 이 못 봤다 탄식하지 말라
其三
朱瑤唐晩輩(주요당만배) : 주요는 당나라 말기의 사람이지만
得法尙雄深(득법상웅심) : 터득한 화법은 여전히 웅장하고도 심오하네.
滿寺空遺跡(만사공유적) : 절의 공간에 가득 자취를 남겨 놓았을 뿐이고
何人識苦心(하인식고심) : 그의 고심을 알아주는 이 아무도 없을 터이네.
長廊攲雨脚(장랑기우각) : 긴 회랑은 빗발 속에 비스듬히 펄럭이고
破壁撼鐘音(파벽감종음) : 허물어진 벽은 종소리에 흔들리겠네.
成壞無窮事(성괴무궁사) : 이루어지고 붕괴됨은 끝없이 반복되는 일
他年復弔令(타년복조령) : 먼 훗날엔 오늘의 일로 또 마음 아파하겠지.
양혜지(楊惠之) 생몰년 (?~?) : 중국 당(唐)나라 (618∼907)의 화가이며 조소가(彫塑家).
장쑤성(江蘇省) 출신으로, 남조(南朝) 양(梁) 나라(502∼557)의 장승요(498)의 화풍(畫風)을 배웠다.
수도(首都) 창안[長安, 지금의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의 천복사(千福寺) 동탑원(東塔院)의 벽면에 열반도(涅槃圖)와 귀신도(鬼神圖)를 그렸는데, 나중에 화우(畫友)가 된 오도현(318)이 이 방면에서 명성을 얻자 소상(塑像)의 제작으로 전환하였다.
그 무렵 불사(佛事)와 도관(道觀)에서는 벽면에 산악의 형태를 소조하고 그사이에 풀과 나무, 인간과 건물 등을 여기저기 흩어져 있게 하는 소벽(塑壁, 塑山水壁 이라고 하는 벽화와 부조를 병용한 산수 표현)이 유행하였는데, 창안의 태화관(太華觀), 허난성(河南省) 뤄양(洛陽)의 광애사(廣愛寺)를 비롯한 여러 곳의 사관(寺觀)에 소벽과 시채소상(施彩塑像)을 제작하여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 문수(文殊)와 보현(普賢)이 머무는 곳
入門見文殊 산문에 들어서면 문수를 보고,
出門見普賢 산문을 나서면 보현과 만나네.
君心若似我 그대 마음이 이와 같다면
還得到其中 반드시 그 중도에 다다르리.
문수보살은 지혜, 보현보살은 실천행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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