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湖上夜歸(호상야귀) : 소식(蘇軾)
호수에서 밤에 돌아가며
我飲不盡器,半酣尤味長。籃輿湖上歸,春風吹面涼。
行到孤山西,夜色已蒼蒼。清吟雜夢寐,得句旋已忘。
尚記梨花村,依依聞暗香。入城定何時,賓客半在亡。
睡眼忽驚矍,繁燈鬧河塘。市人拍手笑,狀如失林獐。
始悟山野姿,異趣難自強。人生安為樂,吾策殊未良。
我飮不盡器(아음부진기) : 나는 술을 마심에 한 그릇을 못 비우나니
半酣味尤長(반감미우장) : 반쯤 얼큰한 게 더욱 기분이 좋다네.
籃輿湖上歸(람여호상귀) : 남여(가마) 타고 호수에서 돌아가자니
春風灑面涼(춘풍쇄면량) : 봄바람이 얼굴을 시원하게 씻어주네.
行到孤山西(행도고산서) : 우리의 행렬이 고산 서쪽에 이르자
夜色已蒼蒼(야색이창창) : 어느새 밤이 되어 주위가 어둑한데
淸吟雜夢寐(청음잡몽매) : 꿈인 듯 생시인 듯 졸면서 읊조리니
得句旋已忘(득귀선이망) : 싯귀가 떠올랐다간 순식간에 사라지네
尙記梨花村(상기이화촌) : 이화촌에 갔던 일 아직도 삼삼하여
依依聞暗香(의의문암향) : 은은한 배꽃 향이 아련하게 나는데
入城定何時(입성정하시) : 대체 언제 성으로 들어온 걸까?
賓客半在亡(빈객반재망) : 손님 중의 절반이 있으되 없는 것 같네.
睡眼忽驚矍(수안홀경확) : 졸던 눈을 번쩍 뜨고 두리번거리는 건
繁燈鬧河塘(번등료하당) : 사하당에 수많은 등불이 찬란하기 때문이네.
市人拍手笑(시인박수소) : 거리의 사람들이 손뼉 치며 웃는 소리에
狀如失林麞(상여실림장) : 내 모습을 돌아보니 길을 잃은 노루 같네.
始悟山野姿(시오산야자) : 비로소 깨달았네. 촌에서 자란 내 모습은
異趣難自强(이취난자강) : 이채로운 정취에 억지로 맞추기 어려움을
人生安爲樂(인생안위락) : 우리네 인생엔 편안한 게 낙이거니
吾策殊未良(오책수미량) : 내 방법은 참으로 좋은 것이 아니라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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