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法惠寺橫翠閣(법혜사횡취각) : 소식(蘇軾)
법혜사의 횡취각에서
朝見吳山橫,暮見吳山縱。吳山故多態,轉側為君容。
幽人起朱閣,空洞更無物。惟有千步岡,東西作簾額。
春來故國歸無期,人言秋悲春更悲。已泛平湖思濯錦,更看橫翠憶峨眉。
雕欄能得幾時好,不獨憑欄人易老。百年興廢更堪哀,懸知草莽化池台。
遊人尋我舊遊處,但覓吳山橫處來。
朝見吳山橫(조견오산횡) : 아침에 보니 오산이 가로로 누웠더니
暮見吳山縱(모견오산종) : 저녁에 보니 오산이 세로로 솟았구나
吳山故多態(오산고다태) : 오산은 예로부터 변화무쌍한 자태이지
轉折爲君容(전절위군용) : 구불구불 그대위해 모양새를 내는구나.
幽人起朱閣(유인기주각) : 은군자가 이곳에다 붉은 누각을 세웠건만
空洞更無物(공동갱무물) : 텅텅 비어 이제는 아무것도 없구나
惟有千步岡(유유천보강) : 오로지 천 보 짜리 산이 하나 있어서
東西作簾額(동서작렴액) : 동창과 서창에 발이 되어 드리웠네
春來故國歸無期(춘래고국귀무기) : 봄은 찾아왔건만 기약 없는 귀향길
人言秋悲春更悲(인언추비춘갱비) : 남들은 가을철이 슬프다고 하던데 나는 봄철이 더욱 슬픈 것 같네.
已泛平湖思濯錦(이범평호사탁금) : 호수에 배 띄울 땐 탁금강이 그립더니
更看橫翠憶峨眉(갱간횡취억아미) : 푸른 산을 바라보니 아미산이 생각나네.
雕欄能得幾時好(조난능득기시호) : 아름다운 이 난간도 오래 가진 못할 터
不獨憑欄人易老(부독빙난인역로) : 난간에 기댄 이 사람만 늙어가진 않으리라
百年興廢更堪哀(백년흥폐갱감애) : 백 년간의 흥망을 생각하자니 울적한 내 마음 더욱 슬퍼라
懸知草莽化池臺(현지초망화지대) :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를 못해 이 누각이 변하여 쑥대밭이 되리라
遊人尋我舊遊處(유인심아구유처) : 먼 훗날 유람객이 내가 놀던 곳을 찾으려면
但覓吳山橫處來(단멱오산횡처래) : 오산이 가로누운 곳이나 찾아와야 하리라
* 어메이샨(峨眉山 아미산)은 사천성 서남부에 위풍당당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와>의 반열에 올랐다.
아미산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화에서 나 존재하는 선초仙草)즉 약용으로 쓰이는 식물이 1600종에 달하며, 3000종의 고등 식물과 2300여 종의 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숫자들과 상응되어, 이 비경(秘境)에는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는 여러 가지 자연 경관들이 존재한다. 이 경관들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한다.
* 사천(四川)에 위치한 아미산(峨眉山)은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에 등재된 세계적인 명산이고 동시에 4대 중국 불교 명산이기도 하다. 경치가 수려하고 기후가 변화 다단하며 식물 종이 많은 아미산은 사계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경관을 자랑한다.
가을이 되면 온 산이 단풍으로 붉게 타올라 그 뒤로 자욱한 운무를 사이 두고 솟은 아미산 정상의 노오란 불탑이 유난히 선명하게 보이고 겨울이 되어 온 산이 하얗게 단장되면 아미산은 더욱 선경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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