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次韻答章傳道見贈(차운답장전도견증) : 소식(蘇軾)
장전도가 보내온 시에 차운하여
並生天地宇,同閱古今宙。視下則有高,無前孰為後。
達人千鈞弩,一弛難再彀。下士沐猴冠,已系猶跳驟。
欲將駒過隙,坐待石穿溜。君看漢唐主,宮殿悲麥秀。
而況彼區區,何異一醉富。鶢鶋非所養,俯仰眩金奏。
髑髏有餘樂,不博南面後。嗟我昔少年,守道貧非疚。
自従出求仕,役物恐見囿。馬融既依梁,班固亦事竇。
效顰豈不欲,頑質謝鐫鏤。仄聞長者言,婞直非養壽。
唾面慎勿拭,出胯當俯就。居然成懶廢,敢復齒豪右。
子如照海珠,網目疏見漏。宏材乏近用,巧舞困短袖。
坐令傾國容,臨老見邂逅。吾衰信久矣,書絕十年舊。
門前可羅雀,感子煩屢叩。願言歌緇衣,子粲還予授。
並生天地宇(병생천지우) : 천지라는 공간에 함께 태어나서
同閱古今宙(동열고금주) : 고금의 시간을 함께 봤네.
視下則有高(시하칙유고) : 낮은 곳을 보노라면 높은 곳이 있는 법
無前孰爲後(무전숙위후) : 앞쪽이 없다면 누가 뒤쪽이리오?
達人千鈞弩(달인천균노) : 비범한 사람이 사용하는 천균(千鈞) 짜리 쇠뇌는
一弛難再彀(일이난재구) : 시위 한 번 풀어 놓으면 다시 쏘기 어렵네.
下士沐猴冠(하사목후관) : 변변찮은 사람은 원숭이에게 머리 감기고 갓 씌운 격이라
已繫猶跳驟(이계유도취) : 이미 묶여 있건만 그래도 날뛰지
欲將駒過隙(욕장구과극) : 망아지를 문틈으로 지나가게 하고픈데
坐待石穿溜(좌대석천류) : 가만히 앉아 물방울에 바위가 뚫리기를 기다리네.
君看漢唐主(군간한당주) : 그대여 보소서! 한나라 당나라의 군주가
宮殿悲麥秀(궁전비맥수) : 궁전에 보리가 팼다고 슬퍼하는 모습을
而況彼區區(이황피구구) : 그런데 하물며 저 하챦은 이들이야
何異壹醉富(하리일취부) : 술이나 마시고 날마다 거드름 피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鶢鶋非所養(원거비소양) : 봉황은 사람이 기르는 새가 아닌지라
俯仰眩金奏(부앙현금주) : 고개를 들었다 숙였다 풍악에 눈살을 찌푸리네.
髑髏有餘樂(촉루유여락) : 해골은 넘쳐나는 즐거움이 있는지라
不博南面后(불박남면후) : 남면하는 임금과는 아니 바꾸지
嗟我昔少年(차아석소년) : 아아 옛날에 내가 젊었을 때는
守道貧非疚(수도빈비구) : 안빈낙도하여서 가난은 고통이 아니었는데
自從出求仕(자종출구사) : 벼슬을 찾으러 나오고 나서
投物恐見囿(투물공견유) : 물질의 부림을 받아 구속받을까 두렵네.
馬融旣依梁(마융기의량) : 마융이 양기에게 의지했을 뿐 아니라
班固亦事竇(반고역사두) : 반고도 두헌을 섬겼다는데
效矉豈不欲(효빈기불욕) : 전들 어찌 이들을 본받고 싶지 않으리오만
頑質謝鐫鏤(완질사전루) : 성질이 완고하여 가식하기를 거부하네.
仄聞長者言(측문장자언) : 훌륭한 분의 말씀을 옆에서 들었거니와
婞直非養壽(행직비양수) : 깐깐하고 강직함은 장수의 비결이 아니라네.
唾面愼勿拭(타면신물식) : 얼굴에 침 뱉어도 삼가 닦지 말 것이며
出胯當俯就(출과당부취) : 머리를 숙이고 사타구니를 지나가야 될 터이네.
居然成懶廢(거연성라폐) : 가만히 앉아 있다가 나태해져 버렸으니
敢復齒豪右(감복치호우) : 감히 다시 권문세가의 틈에 끼려 하리오?
子如照海珠(자여조해주) : 그대는 바다를 비추는 진주알 같은데
網目疎見漏(망목소견루) : 그물이 엉성하여 빠뜨리고 말았군
宏材乏近用(굉재핍근용) : 작은 집을 짓는 데는 큰 재목이 소용이 없고
巧舞困短袖(교무곤단수) : 소매 짧은 옷으로는 춤 잘 추기가 힘들지
坐令傾國容(좌령경국용) : 가만히 앉아서 나라 망칠 경국지색을
臨老見邂逅(임노견해후) : 늘그막에야 비로소 만나게 되었군
吾衰信久矣(오쇠신구의) : 이 몸은 쇠락한 지 참으로 오래되어
書絶十年舊(서절십년구) : 편지 왕래가 끊어 진지 심 년이나 되었네.
門前可羅雀(문전가라작) : 문 앞에 참새들이 늘어설 만하건만
感子煩屢叩(감자번루고) : 그대가 번거롭게 여러 번 문 두드려 고맙군
願言歌緇衣(원언가치의) : 치의 노래를 하겠노라. 말씀드리고 싶어
子粲還予授(자찬환여수) : 돌아오면 그대의 밥을 내가 지어드리리.
* 鈞(균) : 무게 단위 (1균=30근)
* 弩(노) : 쇠뇌 노. 쇠뇌는 '팔을 가진 활'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팔 위에 방아쇠가 설치되어(노기(弩機)라고 한다) 당겨진 시위를 여기에 걸고 화살을 장전하여 목표물을 향해 발사하는 활이다. 활은 반드시 한 팔로 활을 지지하면서 다른 팔로 시위를 당겨야 하며, 또한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는 당겨진 상태에서 흔들림 없이 버텨야 하는데,
쇠뇌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기계적 활이다. 간단한 훈련으로 쉽게 숙달할 수 있으며, 강한 힘이 필요 없어 실전에 매우 효과적인 무기였다.
* 緇衣(치의) : 검은 물을 들인 僧侶服. 검은 비단 僧服
* 髑髏(촉루) : 骸骨(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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