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和蔡準郎中見邀遊西湖三首(화채준낭중견요유서호삼수) : 소식(蘇軾)
낭중 채준이 서호를 유람하다 쓴 시에 대한 화답시 3수
夏潦漲湖深更幽,西風落木芙蓉秋。飛雪暗天雲拂地,新蒲出水柳映洲。
湖上四時看不足,惟有人生飄若浮。解顏一笑豈易得,主人有酒君應留。
君不見錢塘宦遊客,朝推囚,暮決獄,不因人喚何時休。
城市不識江湖幽,如與蟪蛄語春秋。試令江湖處城市,卻似麋鹿遊汀洲。
高人無心無不可,得坎且止乘流浮。公卿故舊留不得,遇所得意終年留。
君不見拋官彭澤令,琴無弦,巾有酒,醉欲眠時遣客休。
田間決水鳴幽幽,插秧未遍麥已秋。相攜燒筍苦竹寺,卻下踏藕荷花洲。
船頭斫鮮細縷縷,船尾炊玉香浮浮。臨風飽食得甘寢,肯使細故胸中留。
君不見壯士憔悴時,饑謀食,渴謀飲,功名有時無罷休。
其一
夏潦漲湖深更幽(하료창호심갱유) : 여름 장마로 호숫물 불어나면 깊고 그윽해서 멋지고
西風落木芙蓉秋(서풍락목부용추) : 서풍에 낙엽 지고 부용꽃 피는 가을도 좋다네.
飛雪闇天雲拂地(비설암천운불지) : 눈발이 날려 하늘이 흐리고 구름이 땅을 스치다가
新蒲出水柳映洲(신포출수류영주) : 부들이 물 위로 머리 내밀고 버들이 섬에 모습을 비친다네.
湖上四時看不足(호상사시간부족) : 호숫가의 사철은 보고 또 보아도 성에 안 차고
惟有人生飄躍浮(유유인생표약부) : 오로지 우리네 인생만 물에 뜬 듯 표박하네.
解顔一笑豈易得(해안일소개역득) : 파안대소 한 번 하기 쉽지 않으니
主人有酒君應留(주인유주군응류) : 주인에게 술 있을 때 머물 러야 한다네.
君不見錢塘游宦客(군불견전당유환객)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전당에서 벼슬 사는 이 나그네가
朝推囚, 暮決獄,(조추수, 모결옥) : 아침이면 심문하고, 저녁이면 판결함을?
不因人喚何時休(불인인환하시휴) : 그러니 남이 부를 때 아니면 언제 쉬어 보리
其二
城市不識江湖幽(성시불식강호유) : 도시는 강호의 그윽한 맛을 모르나니
如與蟪蛄語春秋(여여혜고어춘추) :매미에게 봄과 가을을 얘기하는 것 같으리라
試令江湖處城市(시령강호처성시) : 시험 삼아 강호를 도시 속에 놓아 보면
却似麋鹿游汀洲(각사미녹유정주) : 사슴이 물가에서 노는 것과 같으리라
高人無心無不可(고인무심무불가) : 고인은 무심하여 못 할 일이 없는 법이고
得坎且止乘流浮(득감차지승류부) : 웅덩이를 만나면 잠시 머물러 물결을 타고 떠다닌다네.
公卿故舊留不得(공경고구류부득) : 공경도 옛 친구도 붙잡아 둘 수는 없지마는
遇所得意終年留(우소득의종년류) : 마음 맞는 것 만나면 내내 거기에 머문다네.
君不見抛官彭澤令(군불견포관팽택령)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벼슬을 버린 팽택령이
琴無絃, 巾有酒,(금무현, 건유주) : 거문고에 줄이 없고 두건에는 술이 묻는 채
醉欲眠時遺客休(취욕면시유객휴) : 취하여 잠이 오면 손님을 돌려보내는걸?
其三
田間決水鳴幽幽(전간결수명유유) : 논 사이에 물꼬를 터 물소리가 졸졸졸
揷秧未遍麥已秋(삽앙미편맥이추) : 모내기는 덜 끝났고 보리는 다 거두었네.
相攜燒筍苦竹寺(상휴소순고죽사) : 대나무 우거진 절에서 함께 죽순을 삶아 먹고
却下踏藕荷花洲(각하답우하화주) : 연꽃 핀섬에 가서 연뿌리를 밟아 더듬는다네.
船頭斫鮮細縷縷(선두작선세누루) : 이물에서 얇게 날고기를 자르고
船尾炊玉香浮浮(선미취옥향부부) : 고물(船尾)에서 향긋하게 옥을 삶네.
臨風飽食得甘寢(임풍포식득감침) : 바람맞으며 실컷 먹고 단잠도 잘 수 있나니
肯使細故胸中留(긍사세고흉중류) : 잡다란 일이야 가슴속에 머물러 있게 하리라
君不見壯憔悴時(군불견장초췌시)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장사가 초췌한 때를
飢謀食, 渴謀飮,(기모식, 갈모음) : 배고프면 밥을 찾고, 목마르면 물을 찾으며,
功名有時無罷休(공명유시무파휴) : 공명이란 때가 있는 법 포기하지 않는다네.
동파가 항주통판杭州通判으로 있던 희녕熙寧 5년(1072) 작이다.
* 夏潦 : 여름철에 오랫동안 내린 비로 홍수가 나는 것을 가리킨다.
* 出水 :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가리킨다.
* 西湖 : 같은 지명을 가진 곳이 많지만 여기서는 항주성 서쪽에 있는 명승지 전당호(錢塘湖)를 가리킨다. 명성호(明聖湖)라고도 한다. 소제춘효(蘇堤春曉), 곡원풍하(曲院風荷), 평호추월(平湖秋月), 단교잔설(斷橋殘雪), 유랑문앵(柳浪聞鶯), 화항관어(花港觀魚), 뇌봉석조(雷峰夕照), 쌍봉삽운(雙峰揷雲), 남병만종(南屛晩鐘), 삼담인월(三潭印月) 등을 십처경승(十處景勝)으로 꼽는다.
* 芙蓉: 목부용(木芙蓉)을 가리킨다. 가을에 희거나 붉은 꽃이 핀다. 관상용이지만 약재로도 쓴다. 연꽃을 이르기도 한다.
* 初日 : 막 떠오른 해(日)를 가리킨다..
* 出水: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가리킨다. 백거이白居易는 「因夢得題公垂所寄蠟燭因寄公垂」란 시에서 ‘照梁初日光相似, 出水新蓮艶不如(아침햇빛 대들보를 비추듯 밝아 / 새로 핀 연꽃도 고운 얼굴 무색해지네)’라고 했다.
* 解顔一笑 : ⟪열자列子ㆍ황제皇帝⟫ 중에서 ‘自吾之事夫子友若人也, 三年之後, 心不敢念是非, 口不敢言利害, 始得夫子一眄而已. 五年之後, 心庚念是非, 口庚言利害, 夫子始一解顔而笑(내가 스승님을 섬기고 백고자와 같은 사람을 벗으로 삼은 지 삼 년 후부터는 마음으로 감히 옳고 그른 것을 생각하지 않았고, 입으로는 감히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을 말하지 않게 되자 비로소 스승님께서 나를 한 번 돌아보셨을 뿐이다. 이 년이 더 지나고 나서는 마음으로 다시 옳고 그른 것을 생각하였고, 입으로는 이로움과 해로움을 말하게 되자 스승님께서 그때야 얼굴을 활짝 펴시고 웃어주셨다).’라고 했다.
* 宦客(환객) : 벼슬길에 올라 임지(任地) 따라 떠도는 것을 가리킨다.
* 追囚와 決獄 : 죄인을 심문하고 송사를 판결하는 것을 가리킨다. 백거이(白居易)는 「山枇杷花二首」(其二)란 시에서 ‘若使此花兼解語, 追囚御史定違程(이 꽃에게 말이라도 알아듣게 한다면 / 죄인 다루는 어사의 일정 그르치겠네)’이라고 했다.
* 채준(蔡準) [?~?]
북송(北宋) 때 대신이자 시인으로 흥화부(興化府) 선유현(仙遊縣)(현재의 푸젠福建 보전莆田) 사람이다. 경우(景祐) 원년(1034)에 진사가 되었고 저작좌랑을 시작으로 벼슬이 시랑(侍郞)에 이르렀다. 아들 경(京)은 재상이 되었다. 소식(蘇軾)과 서호를 유람하며 시를 주고받았다. 사후에 태사(太師)가 추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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