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廣陵會三同舍各以其字為韻仍邀同賦劉貢父(광릉회삼동사각이기자위운잉요동부유공부) : 소식(蘇軾)
광릉에서 세 동기생을 만나 각자 그의 자로 운을 삼는데 유공보를 맞아 함께 시를 짓노라.
去年送劉郎,醉語已驚眾。如今各漂泊,筆硯誰能弄。
我命不在天,羿彀未必中。作詩聊遣意,老大慵譏諷。
夫子少年時,雄辯輕子貢。爾來再傷弓,戢翼念前痛。
廣陵三日飲,相對怳如夢。況逢賢主人,白酒潑春甕。
竹西已揮手,灣口猶屢送。羨子去安閑,吾邦正喧哄。
去年送劉郞(거년송유랑) : 작년에 유공을 보낼 때
醉語已驚衆(취어이경중) : 취중에 한 말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네.
如今各飄泊(여금각표박) : 지금은 각자가 떠돌이 신세가 되었나니
筆硯誰能弄(필연수능롱) : 누구라 붓을 놀려 글을 쓸 수 있으랴?
我命不在天(아명부재천) : 내 목숨은 저 하늘에 달려 있으니
羿彀未必中(예구미필중) : 그러니 예(羿)의 활도 꼭 맞히진 못하련만
作詩聊遣意(작시료견의) : 시를 지어 그럭저럭 기분이나 풀 뿐이지
老大慵譏諷(노대용기풍) : 나이가 들어가며 나무라고 풍자하길 귀찮아하네
夫子少年時(부자소년시) : 선생이 나이 한창 젊었을 때는
雄辯輕子貢(웅변경자공) : 웅변이 당당하여 자공도 얕보았다네.
爾來再傷弓(이래재상궁) : 근래에 다시 한번 화살에 상처 입어
戢翼念前痛(집익념전통) : 날개 접고 지난 아픔 되씹어 보네.
廣陵三日飮(광릉삼일음) : 광릉에서 사흘 동안 술을 마시며
相對怳如夢(상대황여몽) : 마주 보고 앉았으니 꿈속인 듯 황홀하네.
況逢賢主人(황봉현주인) : 더구나 어지신 주인을 만난 덕에
白酒潑春甕(백주발춘옹) : 이 봄에 독 안에서 백주가 괴고 있네.
竹西已揮手(죽서이휘수) : 죽서정에서 이미 이렇게 작별했지만
灣口猶屢送(만구유루송) : 수유만이 몇 번이고 다시 전송하겠지
羨子去安閑(선자거안한) : 선생이 한가한 곳으로 떠나오신 게 부럽구려
吾邦正喧鬨(오방정훤홍) : 우리 고을은 지금 한창 시끌벅적할 텐데.
* 羿(사람 이름 예) : 하나라 때의 제후로 궁술의 명인
* 必中(필중) : 반드시 명중하거나 명중시킴.
* 웅변(雄辯) : ① 조리가 있고 힘차게 거침이 없이 당당하게 말함. 또는 그런 말이나 연설. ② (주로 ‘웅변으로’의 꼴로 쓰여) ‘의심할 나위 없이 명백하게’의 뜻을 나타냄.
* 백주(白酒) : ① 빛깔이 흰 술. 막걸리. ② 배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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