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自金山放船至焦山(자금산방선지초산) : 소식(蘇軾)
금산에서 배를 띄워 초산에 이르다.
金山樓觀何耽耽,撞鐘擊鼓聞淮南。焦山何有有修竹,采薪汲水僧兩三。
雲霾浪打人跡絕,時有沙戶祈春蠶。我來金山更留宿,而此不到心懷慚。
同遊盡返決獨往,賦命窮薄輕江潭。清晨無風浪自湧,中流歌嘯倚半酣。
老僧下山驚客至,迎笑喜作巴人談。自言久客忘鄉井,只有彌勒為同龕。
困眠得就紙帳暖,飽食未厭山蔬甘。山林饑臥古亦有,無田不退寧非貪。
展禽雖未三見黜,叔夜自知七不堪。行當投劾謝簪組,為我佳處留茅庵。〈吳人謂水中可田者為沙。焦山長老,中江人也
金山樓觀何耽耽(금산누관하탐탐) : 금산의 누각이 아련하게도 보이고
撞鐘擊鼓聞淮南(당종격고문회남) : 종소리 북소리가 회남에서 들려 오네.
焦山何有有修竹(초산하유유수죽) : 초산에는 무엇이 있나 기다란 대나무와
采薪汲水僧兩三(채신급수승양삼) : 나무하고 물 긷는 스님이 두 서넛 있네.
雲霾浪打人跡絶(운매랑타인적절) : 파도는 철석이고 인적은 끊겼는데
時有沙戶祈春蠶(시유사호기춘잠) : 이따금 섬사람들 양잠 풍년 기원하네.
我來金山更留宿(아래금산갱유숙) : 나는 금산에 와서 묵기까지 했으면서
而此不到心懷慚(이차불도심회참) : 여기에 와 보지 않아서 속으로는 부끄럽네.
同遊興盡決獨往(동유흥진결독왕) : 흥이 식은 동행을 두고 혼자 오기 결심했더니
賦命窮薄輕江潭(부명궁박경강담) : 타고난 운명이 박복하여 험한 강하를 가볍게 본다네.
淸晨無風浪自湧(청신무풍랑자용) : 바람도 없는 이른 새벽에 물결이 절로 솟는데
中流歌嘯倚半酣(중류가소의반감) : 반쯤 취한 채 강 가운데서 노래하고 휘파람 부네.
老僧下山驚客至(노승하산경객지) : 노승은 산에서 내려와 나그네를 보고 놀라더니
迎笑喜作巴人談(영소희작파인담) : 반가이 맞아 웃음 띠고 즐겁게 세상사 이야기하네.
自言久客忘鄕井(자언구객망향정) : 객지 생활 오래되어 고향은 이미 잊었고
只有彌勒爲同龕(지유미륵위동감) : 오로지 미륵만이 동거인이라고 말하네.
困眠得就紙帳暖(곤면득취지장난) : 방장(房帳)이 따뜻하여 곤한 잠에 빠질 수 있고
飽食未厭山蔬甘(포식미염산소감) : 산나물 감미로워 배불리 먹어도 물리지 않네.
山林飢餓古亦有(산림기아고역유) : 산림에서 굶주린 일은 옛날에도 있었거늘
無田不退寧非貪(무전불퇴영비탐) : 밭 없다 은퇴치 않음이 어찌 탐욕이 아니리오
展禽雖未三見黜(전금수미삼견출) : 전금 유하혜는 세 번이나 내쫓겨도 유하는 떠나지 않았지만
叔夜自知七不堪(숙야자지칠불감) : 숙야는 일곱 가지 못 견딜 일을 스스로 알았네.
行當投劾謝簪組(행당투핵사잠조) : 머지않아 사직하고 관복을 벗을 테니
爲我佳處留茅菴(위아가처류모암) : 나를 위해 좋은 자리에 띠풀 암자 하나 남겨주오.
* 紙帳(지장) : 종이로 만든 房帳(방장)이나 모기장
* 전금(展禽) : 유하혜(柳下惠) 노나라 대부((大夫)) 전금(展禽)이다.
* 숙야(叔夜) 삼국(三國) 때 위(魏) 나라 혜강(嵇康)의 자이다. 죽림칠현(竹林七賢) 중의 한 사람으로 속절(俗節)에 초연한 태도로 금서(琴書)와 시화(詩畫)를 즐기며 살았다
* 죽림칠현(竹林七賢) : 완적(阮籍) · 혜강(嵆康) · 산도(山濤) · 상수(向秀) · 유령(劉伶) · 완함(阮咸) · 왕융(王戎) 등 7인을 죽림칠현이라 한다. 이들은 위나라의 황위를 찬탈하고 진(晉)나라를 세운 사마염(司馬炎) 등 사마씨 일족에 회유당해 해산되었다. 하지만 혜강만은 끝까지 사마씨의 회유를 뿌리치다 결국 사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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