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甘露寺(감로사) : 소식(蘇軾)
감로사
江山豈不好,獨遊情易闌。但有相攜人,何必素所歡。
我欲訪甘露,當途無閑官。二子舊不識,欣然肯聯鞍。
古郡山為城,層梯轉朱欄。樓臺斷崖上,地窄天水寬。
一覽吞數州,山長江漫漫。卻望大明寺,惟見煙中竿。
很石臥庭下,穹窿如伏羱。緬懷臥龍公,挾策事琱鉆。
一談收猘子,再說走老瞞。名高有余想,事往無留觀。
蕭翁古鐵鑊,相對空團團。陂陀受百斛,積雨生微瀾。
泗水逸周鼎,渭城辭漢盤。山川失故態,怪此能獨完。
僧繇六化人,霓衣掛冰紈。隱見十二疊,觀者疑誇謾。
破板陸生畫,青猊戲盤跚。上有二天人,揮手如翔鸞。
筆墨雖欲盡,典刑垂不刊。赫赫贊皇公,英姿凜以寒。
古柏親手種,挺然誰敢幹。枝撐雲峰裂,根入石窟蟠。
薙草得斷碑,斬崖出金棺。瘞藏豈不牢,見伏理可嘆。
四雄皆龍虎,遺跡儼未刓。方其盛壯時,爭奪肯少安。
廢興屬造物,遷逝誰控摶。況彼妄庸子,而欲事所難。
古今共一軌,後世徒辛酸。聊興廣武嘆,不待雍門彈。
江山豈不好(강산개불호) : 강산이야 어찌 아니 좋으랴마는
獨遊情易闌(독유정역란) : 혼자서 노닐다간 감흥이 쉬 시들어지네.
但有相攜人(단유상휴인) : 둘이서 서로 손 잡고 놀 사람만 있다면
何必素所歡(하필소소환) : 평소에 좋아하는 사람일 필요가 있으랴?
我欲訪甘露(아욕방감로) : 내가 감로사를 찾아가려 하였더니
當途無閑宮(당도무한궁) : 지체 높은 양반 중엔 한가한 이 아무도 없고
二子舊不識(이자구불식) : 이전에는 안면도 없던 두 양반만이
欣然肯聯鞍(흔연긍연안) : 흔쾌하게 나와 함께 떠나려 하네.
古郡山爲城(고군산위성) : 오래된 이 고을엔 산이 곧 성곽인데
層梯轉朱欄(층제전주란) : 계단을 오르다 보면 붉은 울타리 보이는데
樓臺斷崖上(누대단애상) : 깎아지른 절벽 위의 누대에 올라서니
地窄天水寬(지착천수관) : 대지는 좁다랗고 하늘과 물은 드넓도다
一覽呑數州(일람탄수주) : 몇 고을을 삼킨 산과 강을 한 번 보니
山長江漫漫(산장강만만) : 산은 길고 강물은 아득하게 뻗었는데
却望大明寺(각망대명사) : 몸을 돌려 저 멀리 대명사를 바라보니
惟見煙中竿(유견연중간) : 오로지 안개 속의 당간만이 보이네.
狠石臥庭下(한석와정하) : 마당 아래 누워 있는 양의 머리 닮은 돌은
穹窿如伏羱(궁륭여복완) : 불룩하게 솟은 품이 엎드린 산양 같네.
緬懷臥龍公(면회와룡공) : 비스듬히 옆으로 누운 와룡공을 생각하면
挾策事琱鑽(협책사조찬) : 좋은 계책 품고 적장을 설득하였네.
一談收猘子(일담수제자) : 이야기 한 번으로 손권의 마음 잡고
再說朱老瞞(재설주노만) : 두 번의 이야기로 조조를 내쫓았지
名高有餘想(명고유여상) : 명성을 드높인 일 생각 나는것 많지만
事往無留觀(사왕무류관) : 이미 지나간 일이라 볼거리가 안 남았네
蕭公古鐵鑊(소공고철확) : 양무제 때 만들어진 오래된 무쇠솥은
相對空團團(상대공단단) : 텅텅 빈 채 동그랗게 마주 보고 있는데
陂陀受百斛(피타수백곡) : 바닥이 경사진 백 섬들이 가마솥에
積雨生微瀾(적우생미란) : 빗물이 고여서 잔물결이 일렁이네.
泗水逸周鼎(사수일주정) : 주나라의 아홉 보정(寶鼎) 사수 속에 가라앉고
渭城辭漢盤(위성사한반) : 한나라의 승로반은 위성을 떠났으며
山川失故態(산천실고태) : 산천도 옛 모습을 잃었는데도
怪此能獨完(괴차능독완) : 솥만 유독 온전함이 괴이하도다
僧繇六化人(승요육화인) : 장승요가 그렸다는 여섯 보살은
霓衣掛冰紈(예의괘빙환) : 무지개 같은 의상에 투명한 사라(紗羅)를 걸쳤네.
隱見十二壘(은견십이루) : 보일 듯 말 듯 한 열두 폭 그림
觀者疑夸謾(관자의과만) : 보는 사람 사실이 아니라 여길 수도 있겠네.
破板陸生畵(파판륙생화) : 부서진 판에 그린 육탐미(陸探微)의 그림에는
靑猊羲盤跚(청예희반산) : 푸른 사자 껑충거리며 장난을 치고
上有二天人(상유이천인) : 사자의 등 위에는 천인 둘이 올라앉아
揮手如翔鸞(휘수여상난) : 봉황의 날개처럼 손 흔들고 있는데
筆墨雖欲盡(필묵수욕진) : 붓으로 칠한 먹물 빛 비록 다 지워져 가지만
典型垂不刊(전형수불간) : 그가 남긴 본보기는 영원히 전해지리
赫赫贊皇公(혁혁찬황공) : 그 이름도 찬란한 찬황공 이덕유는
英姿凜以寒(영자름이한) : 당당한 위풍에 서늘하고 늠름하네.
古柏手親種(고백수친종) : 고목이 된 측백나무 직접 심은 것이고
挺然誰敢干(정연수감간) : 우뚝한 그 모습 누가 감히 건드릴까?
枝撑雲峰裂(지탱운봉렬) : 가지는 벌어져서 구름 속 봉우리를 떠받들고
根入石窟蟠(근입석굴반) : 뿌리는 석굴로 들어가 서리고 있네.
薙草得斷碑(치초득단비) : 잡초를 베어내어 깨진 비석을 찾아냈고
斬崖出金棺(참애출금관) : 벼랑을 깎아내니 황금관이 나왔는데
瘞藏豈不牢(예장개불뇌) : 어찌 단단하게 묻지를 않았으랴마는
見伏理可歎(견복리가탄) : 드러나고 묻히는 이치 탄복할만하네.
四雄皆龍虎(사웅개용호) : 네 영웅 하나같이 용 같고 호랑이 같아
遺迹儼未刓(유적엄미완) : 없어진 것도 있지만 남은 자취 엄연하네.
方其盛壯時(방기성장시) : 네 사람이 한창 번성하던 시절에는
爭奪肯少安(쟁탈긍소안) : 빼앗기고 빼앗느라 편안할 틈 없었네
廢興屬造物(폐흥속조물) : 흥하고 망하는 건 조물주의 소관이고
遷逝誰控搏(천서수공박) : 죽는 일 아무도 마음대로 못 하는데
況彼妄庸子(황피망용자) : 하물며 저들 그저 그런 사람들이
而欲事所難(이욕사소난) : 어려운 일 하겠다고 욕심들을 부려대네.
古今共一軌(고금공일궤) :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는데
後世徙辛酸(후세사신산) : 후대인들 헛되게 고생하는구나.
聊興廣武歎(료흥광무탄) : 재주 갖고 때 못 만나 한탄이나 하게 될 터
不待雍門彈(부대옹문탄) : 옹문자 거문고 타는 날 기다릴 게 무엇인가?
* 甘露寺(감로사) : 강소성(江蘇省) 진강시(鎭江市) 동북쪽 북고산(北固山)에 위치한다.
* 層梯(층제) : 여러 층으로 된 사다리
* 冰紈(빙환) : 빛이 곱고 얼음같이 흰 명주 * 사라(紗羅) : 누에 고치에서 뽑은 명주실로 바탕을 조금 거칠게 짠 비단.
* 육탐미(陸探微) : 남조유송(南朝劉宋)화가
* 贊皇公(찬황공) : 찬황현백(贊皇縣伯)으로 봉해진 이덕유(李德裕)를 가리킨다.
* 四雄 : 제갈량(諸葛亮), 양무제(梁武帝), 장승요(張僧繇)(또는 손권孫權), 이덕유(李德裕) 등 감로사에 유적이 있는 네 사람을 가리킨다.
* 옹문(雍門) :전국 시대 제(齊)나라의 설공(薛公)인 맹상군(孟嘗君)에게 거문고의 명인 옹문자주(雍門子周)가 찾아갔을 때, 맹상군이 자신을 비탄(悲嘆)에 젖게 할 음악 연주를 부탁하였는데, 옹문이“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막강한 위세를 떨치고 있는 당신을 슬프게 만들 도리가 없지만, 한 가지 눈물 흘리게 할 방도가 없지는 않다.”하고는, 천하의 형세를 논하면서 앞으로 제 나라가 망하고 맹상군의 봉읍(封邑)인 설읍(薛邑)이 파괴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한 뒤 거문고를 연주하자, 맹상군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탄식해 마지않았다는 고사가 전한다. 『설원(說苑)』 『선설(善說)』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東坡居士 蘇軾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次韻柳子玉(차운유자옥) : 소식(蘇軾) (0) | 2022.09.15 |
---|---|
初到杭州寄子由二絶(초도항주기자유이절) : 소식(蘇軾) (0) | 2022.09.15 |
自金山放船至焦山(자금산방선지초산) : 소식(蘇軾) (0) | 2022.09.15 |
遊金山寺(유금산사) : 소식(蘇軾) (0) | 2022.09.15 |
廣陵會三同舍各以其字為韻仍邀同賦劉貢父(광릉회삼동사각이기자위운잉요동부유공부) : 소식(蘇軾) (0) | 2022.09.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