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自清平鎮遊樓觀五郡大秦延生仙遊, 往返四日得十一詩寄舍弟子由同作樓觀(자청평진유누관오군대진연생선유, 왕반사일득십일시기사제자유동작누관) : 소식(蘇軾)
청평진에서 누관(樓觀), 오군장(五郡莊), 대진사(大秦寺), 연생관(延生觀), 선유담(仙遊潭) 등을 돌아보며 오가는 나흘 동안 시 열한 수를 얻어 자유에게(도) 보내다.
其一自淸平鎭遊 樓觀(자청평진유 누관) : 청평진에서 누관을 유람하다.
鳥噪猿呼晝閉門,寂寥誰識古皇尊。青牛乆已辭轅軛,白鶴時來訪子孫。
山近朔風吹積雪,天寒落日淡孤村。道人應怪遊人衆,汲盡堦前井水渾。
烏噪猿呼晝閉門(오조원호주폐문) : 새가 울고 원숭이가 우는 한낮에도 문을 닫아
寂寥誰識古皇尊(적요수식고황존) : 이처럼 적막하니 존엄하신 현원황제 노자가 계셨음을? 누가 알리오
靑牛久已辭轅軛(청우구이사원액) : 푸른 소는 오래전에 멍애를 벗었건만
白鶴時來訪子孫(백학시래방자손) : 백학은 이따금 식 자손을 찾아오네.
山近朔風吹積雪(산근삭풍취적설) : 산이 가까워 쌓인 눈에 북풍이 몰아치고
天寒落日淡孤村(천한낙일담고촌) : 날이 추워 외딴 마을에 석양이 희미하네.
道人應怪遊人衆(도인응괴유인중) : 도인은 틀림없이 구경꾼들이 기이하다고 하리라!
汲盡堦前井水渾(급진계전정수혼) : 섬돌 앞 우물을 다 길어 물을 흐려 놓음을
* 樓觀 : 산시성(陝西省) 서안시(西安市) 주지현(周至縣)에 있는,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된 도교(道敎)의 성지로 도교 누관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其二 自淸平鎭遊 五郡(자청평진유 오군) : 청평진에서 오군을 유람하다.
古觀正依林麓斷,居民來說水泉甘。亂溪赴渭爭趨北,飛鳥迎山不復南。
羽客衣冠朝上象,野人香火祝春蠶。汝師豈解言符命,山鬼何知託老聃。
古關正依林麓斷(고관정의림록단) : 산림이 끊긴 곳에 오래된 도관 하나
居民來就水泉甘(거민래취수천감) : 달콤한 그 샘물로 주민들이 모여드네.
亂溪赴渭爭趨北(난계부위쟁추북) : 계곡은 위수를 향해 다투어 북으로 달려가고
飛鳥迎山不復南(비조영산불복남) : 새는 날아와 산으로 들더니 더 이상 남으로 안가네.
羽客衣冠朝上象(우객의관조상상) : 도사는 의관을 갖춰 하늘을 바라보고
野人香火祝春蠶(야인향화축춘잠) : 촌사람은 향불을 피워 봄누에 잘 되길 축원하네.
汝師豈解言符命(여사개해언부명) : 천명을 이야기할 줄 그대 스승이 어찌 알며
山鬼何知托老聃(산귀하지탁노담) : 노자에게 부탁할 줄 산 귀신이 어찌 알리오?
五郡可以指:
* 五郡 (蘇軾)
* 五郡 (蘇轍)
동파가 봉상부(鳳翔府) 판관으로 있던 치평(治平) 원년(1064)에 쓰촨(四川)과 산시(陝西)의 명승지를 돌아볼 때 쓴 연작 기유시(記遊詩) 11수 가운데 제2수이다.
* 淸平鎭 : 북송(北宋) 초기에 주질현(盩厔縣)에 설치되어 휘종(徽宗) 대관(大觀) 원년(1107)에 청평군(淸平軍)으로 승격되었다. 현재 산시(陝西) 주지현(周至縣) 동쪽에 있는 종남진(終南鎭)이다.
* 五郡 : 오군장도원(五郡莊道院)을 가리킨다. ⟪명승지(名勝志)⟫에서 ‘주질현(盩厔縣)에 오군성(五郡城)이 있는데, 전하는 말에 따르면 이전에 형제 다섯이 살았던 곳이라 한다. 도관(道觀)으로 바뀐 다음 당명황(唐明皇)이 비석을 세웠다.’고 하였다.
* 大秦寺 : 주지현(周至縣) 현성 남쪽 종남산(終南山) 북쪽 기슭에 있는 경교(景敎) 교당으로, 중국에 들어온 초기 기독교 사원 중 한 곳이다.
* 延生觀 : 주지현(周至縣) 누관(樓觀) 서쪽 취욕구(就峪口)에 있는, 관중삼관(關中三觀)(東樓觀, 西樓觀과 함께) 중 으뜸으로 꼽히는 도관으로, 당예종(唐睿宗)의 딸 옥진공주(玉眞公主)가 도를 닦은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 仙遊潭 : 주지현(周至縣) 남쪽, 중흥사(中興寺)와 선유사(仙遊寺) 사이, 흑수욕(黑水峪)에 있는 물빛이 검은 못으로 흑룡담(黑龍潭), 오룡담(五龍潭), 현지(玄池), 요지(瑤池) 등의 별명으로도 불린다.
* 林麓(림록) : 산림(山林)
* 羽客(우객) : 도사(道士)를 가리킨다.
* 香火 : 향이 타고 있는 것
* 春蠶 : 봄에 누에를 키우는 일
* 符命 : 하늘이 제왕에게 천명(天命)을 내리는 조짐(또는 징조)을 가리킨다.
* 山鬼 : ⟪초사(楚辭)⋅구가(九歌)⟫의 편명(篇名)이다. 중국의 민간에 전해지는 설화 중 상당히 많은 경우 정령(精靈)이나 여신(女神)의 형태로 등장한다.
* 老聃(노담) : 도가(道家)를 창시한 노자(老子)(BC 571?~BC 471?)를 가리킨다. 춘추시대 때 진(陳)나라 고현(苦縣) 출신으로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자는 담(聃)이다. 옛사람들은 태상노군(太上老君)이라고도 불렀다.
其三 自淸平鎭遊 授經臺(자청평진유 수경대) : 청평진에서 수경대를 유람하고
劍舞有神通草聖,海山無事化琴工。此臺一覽秦川小,不待傳經意已空。
劍舞有神通草聖(검무유신통초성) : 칼춤은 혼이 있어 초성에게 통했었고
海山無事化琴工(해산무사화금공) : 바다와 산 일도 없이 거문고쟁이로 바뀌었네.
此大一覽秦川小(차대일람진천소) : 이 누대에서 한 번 보면 진천 땅이 좁아 보이고
不待傳經意已空(부대전경의이공) : 경전을 전수 받을 것 없이 마음이 이미 텅 비네.
* 草聖(초성) : 초서(草書)를 잘 쓰기로 이름난 사람
其四 自淸平鎭遊 大秦寺(자청평진유 대진사) : 청평진에서 대진사를 유람하고
晃蕩平川盡,坡陀翠麓橫。忽逢孤塔迥,獨向亂山明。
信足幽尋遠,臨風卻立驚。原田浩如海,袞袞盡東傾。
晃蕩平川盡(황탕평천진) : 시냇물 번쩍이며 지평선으로 사라지고
坡陀翠麓橫(파타취록횡) : 비스듬한 산기슭엔 푸른 숲이 비껴있네.
忽逢孤塔逈(홀봉고탑형) : 갑자기 마주친 저 먼 곳의 외로운 탑이
獨向亂山明(독향난산명) : 저 혼자서 산을 향해서 훤히 빛나고 있네.
信足幽尋遠(신족유심원) : 발걸음이 가는 대로 아득히 찾아가다가
臨風却立驚(임풍각입경) : 바람을 맞아 멈칫하게 서서 깜짝 놀랐네.
原田浩如海(원전호여해) : 들판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滾滾盡東傾(곤곤진동경) : 물은 콸콸 모두 동쪽으로 흘러가네.
* 대진사(大秦寺) : 638년 중국 당(唐)나라에 처음 세워진 그리스도교의 이단(異端) 네스토리우스파(派) 교당(敎堂)에 대한 중국식 명칭.
콘스탄티노플의 주교(主敎) 네스토리우스는 431년 에페수스 공의회(公議會)에서 이단으로 단죄되자 시리아를 거쳐 페르시아[波斯]로 들어가 포교하여 융성하게 되었다. 그것이 페르시아 경교(景敎)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들어오자, 당시의 황제 태종(太宗)의 배려로 첫 교당이 세워졌다. 그 교당(사원)을 파사사(波斯寺)라고 하였으나, 후에 종교의 시원지가 페르시아가 아님이 밝혀지자, 페르시아 경교를 대진경교(大秦景敎)라 하고 그 사원을 대진사라고 불렀다. ‘대진’이란, 후한(後漢) 때 서방의 대국을 가리키던 국명이었으나, 그 나라가 어디인지 명확하지 않다. 781년 당나라의 수도 장안(長安)에 대진경교유행중국비(大秦景敎流行中國碑)가 세워질 정도로 보호받았으나, 무종(武宗) 때 탄압을 받으면서 교도들은 서역(西域)으로 피신, 회교도가 되기도 하고 일부는 도교(道敎)에 흡수되었다.
其五 自淸平鎭遊 仙遊潭五首(자청평진유 선유담오수) : 청평진에서 선유담 유람 5수
潭上有寺三。二在潭北,循黑水而上為東路,至南寺。渡黑水西裏余,從馬北上為西路,至北寺。東路險,不可騎馬,而西路隔潭,潭水深不可測,上以一木為橋,不敢過。故南寺有塔,望之可愛而終不能到。
潭
翠壁下無路,何年雷雨穿。光搖巖上寺,深到影中天。
我欲然犀看,龍應抱寶眠。誰能孤石上,危坐試僧禪。
南寺
東去愁攀石,西來怯渡橋。碧潭如見試,白塔苦相招。
野饋慚微薄,村沽慰寂寥。路窮斤斧絕,松桂得幹霄。
北寺
唐初傳有此,亂後不留碑。畏虎關門早,無村得米遲。
山泉自入甕,野桂不勝炊。信美那能久,應先學忍饑。
馬融石室
未應將軍聘,初從季直遊。絳紗生不識,蒼石尚能留。
豈害依梁冀,何須困李侯。吾詩慎勿刻,猿鶴為君羞。
玉女洞
洞裏吹簫子,終年守獨幽。石泉為曉鏡,山月當簾鉤。
歲晚杉楓盡,人歸霧雨愁。送迎應鄙陋,誰繼楚臣謳。
潭上有寺三。二在潭北,循黑水而上為東路,至南寺。渡黑水西裏余,從馬北上為西路,至北寺。東路險,不可騎馬,而西路隔潭,潭水深不可測,上以一木為橋,不敢過。故南寺有塔,望之可愛而終不能到。
연못 위로 절이 세 곳 있다. 두 곳은 연못 북쪽에 있는데 흑수를 돌아 올라가서 동쪽 길로 가면 남사(선유사)에 이른다. 흑수를 건너 서쪽으로 1리 남짓, 말을 메겨 북쪽으로 올라가 서쪽 길로 가면 북사(중흥사中興寺)에 이른다. 동쪽 길은 험해서 말을 탈 수 없고, 서쪽 길과는 연못으로 떨어져 있는데, 연못은 그 깊이를 측량할 수 없고, 위로 나무다리가 하나 있지만 감히 건널 수 없다. 선유사에는 탑이 있었는데 바라보기만 했을 뿐 끝내 그곳으로 갈 수 없었다.
仙遊潭五首
其一 潭(선유담의 못)
翠壁下無路,何年雷雨穿。
光搖巖上寺,深到影中天。
我欲然犀看,龍應抱寶眠。
誰能孤石上,危坐試僧禪。
翠壁下無路(취벽하무로) : 푸른 절벽 아래에는 길이 없는데
何年雷雨穿(하년뇌우천) : 어느 해에 뇌우가 이 못을 파놓았나?
光搖巖上寺(광요암상사) : 햇빛은 바위 위의 절벽에서 반짝이고
深到影中天(심도영중천) : 못에 비친 하늘은 깊숙이도 들어가네.
我欲然犀看(아욕연서간) : 무소뿔에 불을 붙여 들여다보고 싶건만
龍應抱寶眠(용응포보면) : 황룡이 구슬을 안고 잠을 자고 있을세라
誰能孤石上(수능고석상) : 누가 돌 위에 홀로 앉아 있을 수 있겠나
危坐試僧禪(위좌시승선) : 우뚝하게 앉아서 참선해 볼 수 있으랴?
仙遊潭五首
其二 南寺(선유담 남사)
東去愁攀石,西來怯渡橋。
碧潭如見試,白塔苦相招。
野饋慚微薄,村沽慰寂寥。
路窮斤斧絕,松桂得幹霄。
東去愁攀石(동거수반석) : 동쪽으로 가자니 암벽 오르기 걱정이고
西來怯渡橋(서래겁도교) : 서쪽으로 오자니 다리 건너기가 겁이 나네.
碧潭如見試(벽담여견시) : 시퍼런 선유담이 나를 시험하는 듯하고
白塔苦相招(백탑고상초) : 백탑이 자꾸만 나를 부르는구나.
野饋慚微薄(야궤참미박) : 변변찮은 들 밥이 부끄럽지마는
村沽慰寂寥(촌고위적요) : 시골 술이 적막함을 달래어 주도다
路窮近斧絶(노궁근부절) : 길이 외져 나무꾼이 오지 않으니
松桂得干霄(송계득간소) : 소나무 계수나무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仙遊潭五首
其三 北寺(선유담 북사)
唐初傳有此,亂後不留碑。
畏虎關門早,無村得米遲。
山泉自入甕,野桂不勝炊。
信美那能久,應先學忍饑。
唐初傳有此(당초전유차) : 당나라 초부터 이 절이 있다고 전하는데
亂後不留碑(난후불류비) : 전란이 지난 뒤에 비석이 하나도 안 남았네.
畏虎關門早(외호관문조) : 호랑이가 무서워서 일찌감치 문을 닫고
無村得米遲(무촌득미지) : 마을이 없어서 쌀을 얻기가 어렵도다
山泉自入甕(산천자입옹) : 옹달샘은 스스로 항아리로 흘러들고
野桂不勝炊(야계불승취) : 계수나무는 너무 많아 다 땔 수가 없으니
信美那能久(신미나능구) : 정말 아름답지만 어찌 오래 머물리오?
應先學忍飢(응선학인기) : 아름다운 이곳에 오래 머물려면 배고품 견디는 것부터 배워야만 한다네.
仙遊潭五首
其四 馬融石室(선유담 마융석실)
未應將軍聘,初從季直遊。
絳紗生不識,蒼石尚能留。
豈害依梁冀,何須困李侯。
吾詩慎勿刻,猿鶴為君羞。
未應將軍聘(미응장군빙) : 장군의 부름에 응하기 전에
初從季直游(초종계직유) : 처음에는 계직을 따라다녔네.
絳紗生不職(강사생불직) : 붉은색 비단 휘장은 알아볼 길이 없고
蒼石尙能留(창석상능류) : 푸른 돌은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도다
豈害依梁冀(개해의량기) : 양기에게 의탁함이야 어찌 해로우랴만
何須困李侯(하수곤이후) : 어찌 이후를 곤경으로 몰아넣을까 보냐
吾詩愼勿刻(오시신물각) : 부디 나의 시를 새기지는 마라
猿鶴爲君羞(원학위군수) : 원숭이와 학이 보면 그분의 행적으로 부끄러워할 것일세.
仙遊潭五首
其五 玉女洞(선유담 옥녀동)
洞裏吹簫子,終年守獨幽。
石泉為曉鏡,山月當簾鉤。
歲晚杉楓盡,人歸霧雨愁。
送迎應鄙陋,誰繼楚臣謳。
洞裏吹簫子(동리취소자) : 이 동굴 안에서 퉁소 불던 사람은
終年守獨幽(종년수독유) : 일년내내 혼자서 조용히 살았다네.
石泉爲曉鏡(석천위효경) : 바위 위의 샘물은 거울이 되고
山月當簾駒(산월당렴구) : 산꼭대기 조각달은 발고리가 되었겠지
歲晩衫楓盡(세만삼풍진) : 한 해가 저물어가면 삼목단풍 다 지고
人歸霧雨愁(인귀무우수) : 사람이 가버리면 안개비가 울적하네.
送迎應鄙陋(송영응비누) : 보내고 맞이하는 노래 가사가 비루할 것이 틀림없건만
誰繼楚臣謳(수계초신구) : 누가 있어 굴원의 구가를 계승하리오
仙遊潭五首可以指: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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