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中隱堂詩(중은당시) : 소식(蘇軾)
중은당을 읊은 시
並敘
岐山宰王君紳,其祖故蜀人也,避亂來長安,而遂家焉。其居第園有名長安城中,號中隱堂者是也。予之長安,王君以書戒其子弟邀予遊,且乞詩甚勤,因為作此五篇。
去蜀初逃難,遊秦遂不歸。園荒喬木老,堂在昔人非。
鑿石清泉激,開門野鶴飛。退居吾久念,長恐此心違。
徑轉如修蟒,坡垂似伏鰲。樹從何代有,人與此堂高。
好古嗟生晚,偷閑厭久勞。王孫早歸隱,塵土汙君袍。
二月驚梅晚,幽香此地無。依依慰遠客,皎皎似吳姝。
不恨故園隔,空嗟芳歲徂。春深桃杏亂,笑汝益羈孤。
翠石如鸚鵡,何年別海堧。貢隨南使遠,載壓渭舟偏。
已伴喬松老,那知故國遷。金人解辭漢,汝獨不潸然。
都城更幾姓,到處有殘碑。古隧埋蝌蚪,崩崖露伏龜。
安排壯亭榭,收拾費金貲。岣嶁何須到,韓公浪自悲。
去蜀初逃難(거촉초도난) : 처음에는 재난을 피해 촉 땅을 떠났는데
遊秦遂不歸(유진수불귀) : 진 땅을 떠돌다가 마침내 안 돌아갔네.
園荒喬木老(원황교목로) : 동산은 황폐하고 교목은 늙은 채
堂在昔人非(당재석인비) : 당은 아직 있건만 사람은 옛사람이 아니네.
鑿石淸泉激(착석청천격) : 바위를 뚫고 나와 맑은 샘이 달리고
開門野鶴飛(개문야학비) : 문을 여니 저만치에 야생 학이 날아가네.
退居吾久念(퇴거오구염) : 은퇴하여 사는 것은 내 오랜 염원이었고
長恐此心違(장공차심위) : 이 마음 어그러뜨릴까 언제나 걱정이네.
徑轉如修蠎(경전여수망) : 기다란 이무기인 양 오솔길을 굽이치고
坡垂似伏鼈(파수사복별) : 엎드린 자라 인양 산비탈은 드리웠네.
樹終何代有(수종하대유) : 나무는 언제부터 있었는가?
人與此堂高(인여차당고) : 사람과 이 당이 다 함께 우뚝하네.
好古嗟生晩(호고차생만) : 옛것을 좋아하고 늦게 태어남을 한탄하며
偸閑厭久勞(투한염구로) : 오랜 노고가 싫증 나서 망중한을 즐기네.
王孫早歸隱(왕손조귀은) : 왕손들이여 일찌감치 돌아와 은거하시라
塵土汚君袍(진토오군포) : 진토가 그대들의 옷을 더럽히리라.
二月驚梅晩(이월경매만) : 이월 추위가 매화를 놀래켜 뒤늦게 피었건만
幽香此地無(유향차지무) : 이곳엔들 그윽한 향이 없을 리가 있겠나?
依依慰遠客(의의위원객) : 부드러운 자태는 먼 데서 온 나그네를 위로하고
皎皎似吳妹(교교사오매) : 새하얀 색깔은 오나라 미인을 닮았구나
不恨故園隔(불한고원격) : 고향이 멀어서 한스러운 게 아니라
空嗟芳歲徂(공차방세조) : 좋은 시절 지나감이 괜히 안타깝구나
春心桃杏亂(춘심도행란) : 봄이 깊어 어지러이 핀 복사꽃 살구꽃이
笑汝益羇孤(소여익기고) : 너를 보며 웃음 지어 외로움을 더하는구나.
翠石如鸚鵡(취석여앵무) : 앵무새를 닮은 비취 빛 조약돌이
何年別海堧(하년별해연) : 언제 바닷가를 떠나왔을까?
貢隨南使遠(공수남사원) : 이 공을 멀리 남국의 사신을 따라
載壓渭舟偏(재압위주편) : 위수의 배를 납작 누르며 가득 실려 왔을 테지
已伴喬老松(이반교노송) : 키 큰 소나무가 늙도록 그것과 짝을 했으니
那知故國遷(나지고국천) : 고국의 변천을 어떻게 알리오?
金人解辭漢(금인해사한) : 금동선인도 한나라를 떠나는 줄 알았는데
汝獨不潸然(여독불산연) : 넌들 유독 눈물이 아니 났으리?
都城更幾姓(도성갱기성) : 도성은 몇 번이나 성씨가 바뀌었나?
到處有殘碑(도처유잔비) : 도처에 망가진 비석만 남아 있네.
古隧埋蝌蚪(고수매과두) : 묵혀진 길에는 올챙이가 묻혀 있고
崩崖露伏龜(붕애로복구) : 무너진 언덕에는 엎드린 거북이 드러났네.
安排壯亭榭(안배장정사) : 이것들을 안배하여 정자를 멋지게 했으니
收拾費金貲(수십비금자) : 이것들을 챙기느라 비용깨나 들었겠네.
岣嶁何須到(구루하수도) : 구루산을 굳이 가야 함이 무어람
韓公浪自悲(한공낭자비) : 한공은 쓸데없이 스스로 슬퍼했네..
* 대은(大隱)은 중은(中隱)이나 소은(小隱)과 달리 참으로 크게 깨달아 환경에 구애받음이 없이 절대적인 자유를 누리는 은자(隱者)를 말한다. 대은은 저잣거리에 살면서도 은자의 정취를 느끼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진(晉)나라 왕강거(王康琚)의 시 반초은(反招隱)에 “작은 은자는 산림에 숨고, 큰 은자는 저자 속에 숨는다[小隱隱陵藪 大隱隱朝市].”는 명구(名句)가 있다.
*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그의 시(詩) <중은(中隱)>에서
大隱住朝市 대은은 조정이나 저잣거리에 머물고
小隱入丘樊 소은은 숲속으로 들어가네.
丘樊太冷落 숲은 너무 쓸쓸하고
朝市太囂喧 조정과 저잣거리는 아주 시끄럽지.
不如作中隱 그 중간쯤에 숨는 것만 못하니
隱在留司官 은거란 작은 벼슬하며 사는 거라네
* 中隱 : 한가로이 벼슬하면서 몸을 숨김(이은 吏隱). 벼슬살이와 은일(隱逸)을 조화한 삶. 소은과 대은의 중간.벼슬 속에 몸을 숨긴다고 하여 이은(吏隱)이라고도 한다.
* 은둔자의 세 가지 유형
1. 소은(小隱)-산수은(山水隱)
2. 중은(中隱)-이은(吏隱) : 현인(賢人)이 직무가 번잡하지도 않고, 명예도 없고 책임이 중하지도 않은 낮은 관리의 자리에 숨어 산다는 뜻이다. 두보(杜甫)의 시에“완화계 속에 꽃이 사뭇 웃으니, 이은 이름 겸한 나를 믿어줄는지[浣花溪裏花饒笑 肯信吾兼吏隱名]”라고 하였다.
3. 대은(大隱)-성시은(盛市隱)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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