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荊州十首(형주십수) : 소식(蘇軾)
형주 10수
遊人出三峽,楚地盡平川。北客隨南賈,吳檣間蜀船。
江侵平野斷,風卷白沙旋。欲問興亡意,重城自古堅。
南方舊戰國,慘淡意猶存。慷慨因劉表,淒涼為屈原。
廢城猶帶井,古姓聚成村。亦解觀形勝,升平不敢論。
楚地闊無邊,蒼茫萬頃連。耕牛未嘗汗,投種去如捐。
農事誰當勸,民愚亦可憐。平生事遊惰,那得怨兇年。
朱檻城東角,高王此望沙。江山非一國,烽火畏三巴。
戰骨淪秋草,危樓倚斷霞。百年豪傑盡,擾擾見魚蝦。
沙頭煙漠漠,來往厭喧卑。野市分獐鬧,官帆過渡遲。
遊人多問卜,傖叟盡攜龜。日暮江天靜,無人唱楚辭。
太守王夫子,山東老俊髦。壯年聞猛烈,白首見雄豪。
食雁君應厭,驅車我正勞。中書有安石,慎勿賦離騷。
殘臘多風雪,荊人重歲時。客心何草草,裏巷自嬉嬉。
爆竹驚鄰鬼,驅儺逐小兒。故人應念我,相望各天涯。
江水深成窟,潛魚大似犀。赤鱗如琥珀,老枕勝玻璃。
上客舉雕俎,佳人搖翠篦。登皰更作器,何以免屠刲。
北雁來南國,依依似旅人。縱橫遭折翼,感惻為沾巾。
平日誰能挹,高飛不可馴。故人持贈我,三嗅若為珍。
柳門京國道,驅馬及春陽。野火燒枯草,東風動綠芒。
北行運許鄧,南去極衡湘。楚境橫天下,懷王信弱王。
其 一
游人出三峽(유인출삼협) : 나그네 삼협에서 빠져나오니
楚地盡平川(초지진평천) : 초 나라 땅은 온통 평지뿐일세.
北客隨南賈(북객수남고) : 북쪽의 나그네는 남쪽 상인을 따르고
吳檣間蜀船(오장간촉선) : 오 땅의 돛대는 촉 땅의 배 틈에 끼어 있네.
江侵平野斷(강침평야단) : 강은 평야로 들어가 저 멀리 사라지고
風捲白沙旋(풍권백사선) : 바람은 흰 모래 말아 올려 회오리치네.
欲問興亡意(욕문흥망의) : 흥망의 의미를 묻고 싶었나니
重城自古堅(중성자고견) : 중성은 예로부터 튼튼했다네
* 중성(重城) : 원래 성 밖이나 안에 따로 쌓은 작은 성.
其二
南方舊戰國(남방구전국) : 남방의 그 옛날 싸움터였던 나라로
慘澹意猶存(참담의유존) : 참담했던 그 분위기 아직도 남아 있네.
慷慨因劉表(강개인유표) : 강개가 무량한 건 유표 때문이고
凄凉爲屈原(처량위굴원) : 처량한 건 모두 굴원의 탓이라네.
廢城猶帶井(폐성유대정) : 허물어진 성이 아직 우물을 감싸고 있는 곳에
古姓聚成村(고성취성촌) : 옛 성씨들 모여서 촌락을 이루었네.
亦解觀形勝(역해관형승) : 지세가 좋은 줄은 나도 알아보겠건만
昇平不敢論(승평불감론) : 태평하게 산다고는 감히 말하지 못하겠네.
其三
楚地闊無邊(초지활무변) : 초 땅은 광활하여 끝 간 데가 없고
蒼茫萬頃連(창망만경련) : 아득히 만 경이나 뻗어 있네.
耕牛未嘗汗(경우미상한) : 밭을 가는 소들은 땀을 흘려 본 적이 없고
投種去如捐(투종거여연) : 씨앗을 뿌려 놓곤 버린 듯이 가네.
農事誰當勸(농사수당권) : 농사를 그 누가 권장해야 하는가?
民愚亦可憐(민우역가련) : 백성이 미련한 것도 가련하네.
平生事遊惰(평생사유타) : 평생을 놀고 게으름 피기만 일삼았으니
那得怨凶年(나득원흉년) : 흉년이 든다고 어찌 원망하겠나?
其四
朱檻城東角(주함성동각) : 성곽 동쪽 모퉁이의 붉은 색 난간이
高王此望沙(고왕차망사) : 형남왕 고씨가 여기서 모래밭을 바라봤겠네.
江山非一國(강산비일국) : 강산이 한 나라가 아니었으니
烽火畏三巴(봉화외삼파) : 봉화를 올린 것은 삼파가 두렵기 때문이라네.
戰骨淪秋草(전골윤추초) : 전사자의 해골은 가을 풀 속에 묻혀 있고
危樓倚斷霞(위루의단하) : 높다란 누각은 조각 놀에 기대서 있네.
百年豪傑盡(백년호걸진) : 백 년 동안 호걸들은 자취를 감추었고
擾擾見魚蝦(요요견어하) : 고기와 새우 어지러이 헤엄치는 것이 보이네.
其五
沙頭烟漠漠(사두연막막) : 저녁연기 자욱한 사두 고을에
來往厭喧卑(내왕염훤비) : 오고 가는 사람들 무척이나 시끄럽네.
野市分麞鬧(야시분장료) : 노루 고기를 나누느라 야시장이 떠들썩하고
官船過渡遲(관선과도지) : 나루터엔 느릿느릿 관용선이 지나가네.
遊人多問卜(유인다문복) : 점을 치러 몰려드는 나그네가 많음에
傖叟盡攜龜(창수진휴구) : 촌 늙은이 너도나도 거북이 껍질 차고 있네
日暮江天靜(일모강천정) : 날 저물어 하늘마저 고요한 강마을에
無人唱楚辭(무인창초사) : 초사(楚辭)를 부르는 사람 아무도 없다네
其六
太守王夫子(태수왕부자) : 이 고장 태수이신 왕선생은
山東老俊髦(산동노준모) : 산동 지방 출신인 뛰어난 원로이네.
壯年聞猛烈(장년문맹렬) : 한창 젊은 시절에는 맹렬하다고 소문났고
白首見雄豪(백수견웅호) : 백발이 성성한 지금도 씩씩하고 호방하다네.
食雁君應厭(식안군응염) : 기러기를 먹는 일엔 그대는 응당 물렸겠고
驅車我正勞(구차아정로) : 수레를 모는 일엔 내가 마침 지쳤다네.
中書有安石(중서유안석) : 중서성에 사안 같은 명재상이 있으니
愼勿賦離騷(신물부이소) : 그대는 제발 이소(離騷)를 짓지 마시오
其七
殘臘多風雪(잔납다풍설) : 얼마 안 남은 섣달에 바람도 많고 눈도 많은데
荊人重歲時(형인중세시) : 형주의 사람들은 세시를 중시하네.
客心何草草(객심하초초) : 나그네의 마음은 어찌 이리도 우울한가?
里巷自嬉嬉(이항자희희) : 마을 사람들 마음은 저절로 즐겁다네.
爆竹驚鄰鬼(폭죽경린귀) : 폭죽을 터뜨려서 이웃 귀신 놀라게 하고
驅儺聚小兒(구나취소아) : 역귀 쫓는 행사에는 동내 꼬마 다 모였네.
故人應念我(고인응염아) : 친구들 틀림없이 나를 생각하련만
相望各天涯(상망각천애) : 하늘 끝에 떨어져서 각기 바라다볼 뿐이네.
其八
江水深成窟(강수심성굴) : 강물이 깊어져서 굴을 이루나니
潛魚大似犀(잠어대사서) : 섶에 모인 물고기가 무소만 하네.
赤麟如琥珀(적린여호박) : 붉은색 비늘은 호박처럼 영롱하고
老枕勝玻璃(노침승파리) : 오래된 뒤통수뼈는 유리보다는 맑구나
上客擧雕爼(상객거조조) : 귀한 손님 오시면 무늬 그릇에 올려지고
佳人搖翠篦(가인요취비) : 미인들은 푸른 빗치개를 흔들어대네.
登庖更作器(등포갱작기) : 요리한 음식 올리고 기물도 만드니
何以免屠刲(하이면도규) : 어떻게 죽음을 면할 수가 있겠나?
* 爼(도마 조) 도마 적대
* 篦(빗치개 비) : 빗치개는 여인에게 있어서 머리를 빗는 도구 중에서 빗 이외에 가장 필요성이 큰 것으로서, 가르마를 갈라 머리를 정돈하는 데 필요할 뿐 아니라 밀기름을 바르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빗의 때를 빼는 기구이기도 하였다.
其九
北雁來南國(북안래남국) : 북쪽의 기러기 남국으로 와서는
依依似旅人(의의사여인) : 북쪽 하늘 그리는 모습이 나그네 같네.
縱縱遭折翼(종종조절익) : 이리저리 날아다니다가 날개가 부러지니
感惻爲沾巾(감측위첨건) : 측은한 마음에 그를 위해 손수건을 적시네.
平日誰能挹(평일수능읍) : 평소에야 그 누가 잡을 수가 있었겠나?
高飛不可馴(고비불가순) : 높이 높이 날아다녀서 길들일 수 없네.
故人持贈我(고인지증아) : 옛 친구가 나에게 보내왔기에
三嗅若爲珍(삼후약위진) : 진미라도 되는 듯이 세 번 냄새 맡네.
其十
柳門京國道(유문경국도) : 도성의 유문이란 길은
驅馬及春陽(구마급춘양) : 말을 타고 다니며 봄볕을 찾아가네.
野火燒枯草(야화소고초) : 들불이 마른 풀을 태워 없애 버렸건만
東風動綠芒(동풍동록망) : 동풍이 푸른 싹을 뾰족뾰족 움 틔우네.
北行連許鄧(북행련허등) : 북쪽으로 가면 허주, 등주에 이어지고
南去極衡湘(남거극형상) : 남쪽으로 가면 형양, 상동에 이르네.
楚境橫天下(초경횡천하) : 초나라의 국경은 천하에 뻗혔건만
懷王信弱王(회왕신약왕) : 회왕은 참으로 유약한 왕이었네.
* 형주(荊州) : (중) 당나라의 주. 지금의 호북성(湖北省) 강릉현이다. 초나라는 형주를 400년간 도읍지로 삼았다.
* 강개(慷慨) :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의기가 복받치어 원통하고 슬픔.
慷(강개할 강) 강개하다, 의기가 북받쳐 원통해 하고 슬퍼하다
慨(분개할 개) 분개하다, 개탄하다, 슬퍼하다, 탄식하다, 피로한 모양
* 楚辭(초사) : 전국시대 초나라의 노래를 말하며 초나라의 방언으로 쓰여졌다. 통상 한(漢)나라 때의 유향(劉向)이 편찬한 작품집을 의미하며, 전국시대 초나라의 대표적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屈原)과 그의 문체를 따른 송옥(宋玉) 등의 작품을 모은 것으로 이들의 작품이 같은 문학체제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통상 유향이 편찬한 이 작품집을 <초사(楚辭)>라고 한다.
굴원(屈原)의 <이소(離騷)> 등의 부(賦)와 송옥, 동방삭(東方朔) 등 후인의 작품에 유향의 자작 1편을 덧붙여 16권으로 편집하였었다. 후한 때 왕일이<구사(九思)>를 더하여 모두 17권이며 65편이 수록되어 있다.
*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 대한 주석과 해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東坡居士 蘇軾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浰陽早發(이양조발) : 소식(蘇軾) (0) | 2022.09.08 |
---|---|
荊門惠泉(형문혜천) : 소식(蘇軾) (0) | 2022.09.08 |
渚宮(저궁) : 소식(蘇軾) (0) | 2022.09.08 |
息壤詩(並引) 식양시(병인) : 소식(蘇軾) (0) | 2022.09.08 |
夷陵縣歐陽永叔至喜堂(이릉현구양영숙지희당) : 소식(蘇軾) (0) | 2022.09.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