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동원완국(東園玩菊) - 백거이(白居易)
동원에서 국화꽃을 감상하다가
少年昨已去(소년작이거) : 소년시절 오래 전에 떠나버렸고
芳歲今又闌(방세금우란) : 한창 때도 지금 또 다하고 있어
如何寂寞意(여하적막의) : 쓸쓸한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고
復此荒凉園(부차황량원) : 또다시 황량해진 마당에 왔네.
園中獨立久(원중독립구) : 혼자서 뜰에 한참 서 있어보니
日淡風露寒(일단풍로한) : 햇살이 엷고 바람서리 차가운데다
秋蔬盡蕪沒(추소진무몰) : 가을 푸성귀 잡초 속에 묻혀 버리고
好樹亦凋殘(호수역조잔) : 보기 좋은 나무의 잎새들도 시들어가네.
唯有數叢菊(유유수총국) : 오로지 몇 떨기 국화꽃들이
新開籬落間(신개이락간) : 바자울 밑에 새롭게 피어 있길래
携觴聊就酌(휴상요취작) : 가져온 술잔에 술을 조금씩 따라 마시며
爲爾一留連(위이일유련) : 국화 옆에 잠시 머물러보네
憶我少小日(억아소소일) : 내가 젊었던 날들을 생각해보면
易爲興所牽(이위흥소견) : 무엇이든 아주 쉽게 흥취가 일고
見酒無時節(견주무시절) : 술을 보면 때를 가리지 않고 마셨으며
未飮已欣然(미음이흔연) : 다 마시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웠는데
近從年長來(근종연장래) : 나이가 들어가는 요즘에 와선
漸覺取樂難(점각취락난) : 즐거운 일 찾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常恐更衰老(상공갱쇠로) : 언제나 늙고 힘 빠지는 걸 걱정하느라
强飮亦無歡(강음역무환) : 억지로 술을 마셔도 즐겁지 않아
顧謂爾菊花(고위이국화) : 국화를 돌아보며 물어보았네.
後時何獨鮮(후시하독선) : 늦게까지 어찌 이리 아름다울 수 있는지
誠知不爲我(성지불위아) : 나를 위해 핀 것이 아닌 것은 알지만
借爾暫開顔(차이잠개안) : 너로 인해 잠시 웃는 낯이 되어본다.
* 芳歲(방세) : 꽃 피는 봄을 가리킨다. 한창 때를 가리킨다.
이백李白은 「書情寄仲弟邠州長史昭」란 시에서 ‘懷君芳歲歇, 庭樹落紅滋(가는 봄날 그대를 생각하는데 / 마당에 있는 나무들 꽃이 다 졌네)’라고 읊었다.
* 凋殘(조잔) : 꽃과 잎이 시들어 지는 것을 가리킨다.
두보杜甫는 「廢畦」란 시에서 ‘秋蔬擁霜露, 豈取惜凋殘(이슬서리 잔뜩 내린 가을 채소 보고서 / 어찌 감히 시들 것을 슬퍼할 수 있으랴)’이라고 읊었다.
* 籬落(이락) : 울타리. 바자울.
* 留連(유련) : 체류하다. 떠돌다. 늦추다. 떠나지 못하다. 버리기 아쉬워하다. 좋아하는 것에 빠지다.
* 取樂(취락) : 즐거움을 구하다(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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