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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제야(三年除夜)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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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년제야(三年除夜) - 백거이(白居易)

            개성(開成) 3(838) 섣달 그믐날 밤

 

 

晰晰燎火光(석석요화광) : 횃불들이 환하게 불타고 있고

氳氳臘酒香(온온납주향) : 납주 향기 집안에 흘러넘치네.

嗤嗤童雉戱(치치동치희) : 아이들은 깔깔대며 재미나게 놀고

迢迢歲夜長(초초세야장) : 어른들은 기나긴 세밑 밤을 지새우네.

堂上書賬前(당상서장전) : 대청위의 서재 앞에는

長幼合成行(장유합성행) : 늙은이 젊은이 섞여 있는데

以我年最長(이아년최장) : 내 나이 그 중에 가장 많아서

次第來稱觴(차제래칭상) : 차례대로 올리는 축하주를 받는데

七十期漸近(칠십기점근) : 일흔 살 나이 점점 가까워지며

萬緣心已忘(만연심이망) : 온갖 인연 마음속에서 잊어버리니

不唯少歡樂(불유소환락) : 즐거운 맘 옛날보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兼已無悲傷(겸이무비상) : 그렇다고 그런 일로 슬퍼하지 않네.

素屛應居士(소병응거사) : 흰 병풍 닮은 나는 유마와 같고

靑衣侍孟光(청의시맹광) : 하녀가 돌보는 아내는 맹광 같은데

夫妻老相對(부처로상대) : 이제는 두 사람 다 나이가 들어

各坐一繩床(각좌일승상) : 끈으로 엮은 의자에 앉아 지내네.

 

 

* 除夜 : 섣달 그믐날 밤을 가리킨다. ‘歲夜도 같은 뜻이다.

* 三年: 당문종(唐文宗) 개성(開成) 3(838)을 가리킨다.

* 晰晰(석석) : 밝은 모양을 가리킨다.

* 燎火(료화) : 횃불

* 氳氳(온온) : 기운이 왕성한 모양을 가리킨다.

* 臘酒(납주) : 납월(臘月), 즉 한 해의 마지막 달인 섣달 중순 무렵에 담가 납일(臘日)에 마시는 술을 가리킨다.

* 嗤嗤(치치) : 깔깔대며 시끄럽게 노는 소리를 가리킨다.

* 童稚 : 어린아이를 가리킨다. ‘童穉로도 쓴다.

* 迢迢 : 길이 먼 것을 가리킨다. 시간이 긴 것을 가리킨다.

* 書賬 : 서재(書齋)를 가리킨다. 도서목록을 가리킨다.

* 次第 : 순서에 따라

* 稱觴 : 잔을 들어 축하하는 것을 가리킨다.

* 素屛(소병) : 자주(自注)에서 동진(東晉) 때 화가 고개지(顧愷之)가 그린 유마거사도에는 글씨나 그림이 없고 흰 종이만 붙여져 있다(顧虎頭畵維摩居士圖, 白衣素屛也).’고 했는데, ‘素屛應居士는 유마에 빗대 말한 시인 자신으로, ‘各坐一繩床은 늙은 부부가 하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끈을 엮어 만든 안락의자에 앉아있는 것으로 새겨 읽었다.

* 孟光 : 동한(東漢)의 은사 양홍(梁鴻)의 아내의 이름이다. 자는 덕요(德曜)이다. 부부가 패릉산(覇陵山)에 은거하며 농사짓고 베를 짜며 살았다. 나중에 부부가 오() 땅으로 가서 양홍이 고용살이를 했는데, 양홍에게 밥상을 들일 때마다 상을 눈썹까지 높이 들어 공경의 뜻을 나타냈다고 해서 거안제미(擧案齊眉) 고사의 주인공으로 현부(賢婦)의 전형이 되었다.

* 各坐一繩床 : 늙은 부부가 각각 끈을 얽어 만든 의자에 앉아서 서로 마주보고 있다.

 

이 시는 개성(開成) 3(838), 태자소부분사(太子少傅分司)로 있던 낙양(洛陽)에서 쓴 것인데, 전반부 네 구절은 섣달 그믐날 밤의 즐거운 분위기에 대해, 후반부 네 구절은 한 해를 보내는 나이 들어가는 사람의 심경을 적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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