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추우야면(秋雨夜眠) - 백거이(白居易)
가을비 내리는 밤에
凉冷三秋夜(양랭삼추야) : 갑자기 추워진 늦가을 밤에
安閑一老翁(안한일노옹) : 할 일 없어 심심해하던 어떤 늙은이가
臥遲燈滅後(와지등멸후) : 늦게까지 잠 못 들다 불 끄고 누워
睡美雨聲中(수미우성중) : 밤비 소리 듣던 중에 잠이 들었네.
灰宿溫甁火(회숙온병화) : 화로 속에서 타던 장작 재가 될 때까지
香添暖被籠(향첨난피롱) : 향과 온기로 이불 속이 따뜻했는데
曉晴寒未起(효청한미기) : 날 밝을 무렵 추워져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霜葉滿階紅(상엽만계홍) : 밖을 보니 붉은 잎이 섬돌 위에 가득하네.
* 凉冷(양냉) : 춥다. 차다. 서늘하다.
* 三秋(삼추) : 가을 석 달. 늦가을, 즉 음력 9월을 가리키기도 한다.
* 安閑(안한) : 조용하고 한적하다. 편안하고 한가하다.
* 溫甁(온병) : 불을 쪼이기 위해 불씨를 담아두는 그릇을 가리킨다. 화로(火爐)
* 被籠(피롱) : 옷이나 이불을 놓아두는 대나무로 만든 상자를 가리킨다.
* 霜葉(상엽) : 서리를 맞은 나뭇잎, 특히 단풍잎을 가리킨다.
대화(大和) 6년(832) 가을, 백거이가 하남윤(河南尹)에 있을 때 지은 작품이다.
그의 나이 예순을 넘은 때였고 막역했던 친구 원진(元稹)이 한 해 전에 세상을 떠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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