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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릉증별원미지(夷陵贈別元微之)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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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릉증별원미지(夷陵贈別元微之) - 백거이(白居易)

            이릉에서 원미지와 헤어지면서

 

 

十年三月三十日, 別微之於澧上. 十四年三月十一日夜, 遇微之於峽中.

(원화) 10(815) 삼월 그믐날, (장안의) 풍수 부근에서 미지와 헤어진 뒤에

(원화) 14(819) 삼월 열하룻날 미지를 삼협으로 가는 도중에 만났다.

 

停舟夷陵, 三宿而別. 言不盡者, 以詩終之.

이릉에 배를 세우고 사흘을 함께 지낸 뒤 헤어지면서

말로 다하지 못한 것을 시에 담았다.

 

因賦七言七十韻以贈, 且欲記所遇之地與相見之時, 爲他年會話張本也.

칠언 칠십운으로 시를 지어주면서 만난 장소와 날짜를 적어두는 것은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할 때 이야깃거리가 되게 하기 위해서이다.

 

 

澧水店頭春盡日(풍수점두춘진일) : 봄이 다해가는 날 풍수 물가 객사에서

送君上馬謫通川(송군상마적통천) : 통천으로 유배되는 그대를 말에 태워 보냈는데

夷陵峽口明月夜(이릉협구명월야) : 달 밝은 밤 이릉에 있는 삼협으로 가는 길목

此處逢君是偶然(차처봉군시우연) : 이곳에서 예정에 없이 그대를 다시 만났네.

一別五年方見面(일별오년방견면) : 헤어진 뒤 5년 만에 다시 보는 얼굴이라

相携三宿未回船(상휴삼숙미회선) : 함께 사흘을 지내고도 배로 돌아갈 생각 않고

坐從日暮唯長嘆(좌종일모유장탄) : 해질 때까지 마주앉아 장탄식을 보태가며

語到天明竟未眠(어도천명경미면) : 날 밝을 때까지 잠 못 들고 이야기를 나누었네.

齒髮蹉跎將五十(치발차타장오십) : 우리 둘 나이 앞으로 쉰에 가까워질 텐데

關河迢遞過三千(관하초체과삼천) : 산과 강 아득하게 삼천리나 떨어져 있게 되었네.

生涯共寄滄江上(생애공기창강상) : 생각해보면 그대와 나 물가에 맡겨진 생애인데

鄕國俱抛白日邊(향국구포백일변) : 우리 둘 다 고향을 임금에게 맡겨버린 것이라 생각하네.

往事渺茫都似夢(왕사묘망도사몽) : 옛날 일은 한없이 멀어져 모두가 꿈만 같고

舊遊流落半歸泉(구유유락반귀천) : 옛날 친구들 쇠락하여 반이나 세상을 떠났으니

醉悲灑泪春杯裏(취비쇄루춘배리) : 술 취하면 슬픈 눈물 술잔 속에 떨구고

吟苦支頤曉燭前(음고지이효촉전) : 새벽녘 등 앞에 턱을 괴고 쓰린 맘으로 시를 읊네.

莫問龍鐘惡官職(막문용종악관직) : 비참한 자리에 있을 때 일은 듣고 싶지 않았는데

且聽淸脆好文篇(차청청취호문편) : 듣기 좋고 아름다운 시를 많이도 썼던 모양이네.

(微之別來有新詩(수백편, 려절가애)

(미지는 헤어져 있는 동안 수백 편의 시를 써두었는데 모두가 아름다웠다)

 

別來只是成詩癖(별래지시성시벽) : 헤어진 뒤 오로지 시 짓는 데만 힘썼던 모양인데

老去何曾更酒顚(노거하증갱주전) : 나이 들어가며 술에 취해 주벽이 늘었는지도 모르겠네.

各限王程須去住(각한왕정수거주) : 두 사람 다 일정에 맞춰 가야 하는 몸이지만

重開離宴貴留連(중개리연귀유연) : 또 한 번 술자리 열고 함께 있지 못하는 걸 아쉬워하네.

黃牛渡北移征棹(황우도북이정도) : 황우나루 북쪽으로 배를 옮겨간 뒤에

白狗崖東卷別筵(백구애동권별연) : 백구애 동쪽에서 술자리 끝을 냈네.

(黃牛白狗皆峽中地名, 卽與微之遇別之所也)

(황우와 백구 모두 협중의 지명으로 미지와 만났다가 헤어진 곳이다)

 

神女臺雲閑繚繞(신녀대운한요요) : 신녀대 구름은 한가롭게 이어져 있고

使君灘水及潺湲(사군탄수급잔원) : 사군탄 물살은 숨 가쁘게 흐르는데

風凄暝色愁楊柳(풍처명색수양류) : 해질녘 어둠 속 버들은 바람에 쓸려 소리 내고

月吊宵聲哭杜鵑(월조소성곡두견) : 한밤중 달이 뜨면 두견새가 슬피 우네.

萬丈赤幢潭底日(만장적당담저일) : 햇빛은 긴 깃발처럼 연못의 바닥까지 비쳐주고

一條白練峽中天(일조백련협중천) : 하늘은 협곡 위에 흰 비단처럼 걸려 있는데

君還秦地辭炎徼(군환진지사염요) : 그대는 뜨거운 땅을 떠나 장안 가까운 곳으로 돌아오고

我向忠州入瘴烟(아향충주입장연) : 나는 더운 땅 충주를 향해 가고 있지만

未死應會相見在(미사응회상견재) : 안 죽는다면 반드시 살아서 만나게 될 것인데

又知何地復何年(우지하지부하년) : 언제 어디가 될 것인지 알고 싶구나.

 

 

* 張本(장본) : 이야깃거리를 가리킨다.

* 店頭(점두) : 여사(旅舍). 상점(商店). 시장(市場).

* 澧水(풍수) : 장강(長江)의 지류인 위수(渭水)의 지류를 가리킨다. ‘澧河라고도 한다.

* 通川(통천) : 원화元和 10(815) 정월에 유배에서 돌아왔다가 다시 석 달 만에 통주(通州)로 유배되었을 때의 일을 가리킨다. 이때 원진은 澧西別樂天, 博載, 樊宗憲, 李景信兩秀才, 侄谷三月三十日相錢送란 시에서 忽到澧西總回去, 一身騎馬向通州(느닷없이 풍수 서쪽에서 돌아가게 되어서 / 단신으로 통주로 가려고 말에 올랐네)’라고 하였다.

* 峽口(협구) : 서릉협(西陵峽) 초입을 가리킨다. 장강(長江)에서 촉()의 경계를 벗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 相携三宿(상휴삼숙) : 사흘을 같이 지낸 것을 가리킨다.

* 齒髮(치발) : 치아와 머리카락을 가리킨다. 나이를 가리킨다. 백거이는 祭蔡相公文이란 글에서 與公居第門巷相連, 與公治髮甲子同年(저와 공은 한 골목에서 이웃집으로 살았고, 공과 저는 한 해에 태어난 동갑이었습니다)’이라고 했다.

* 蹉跎(차타) : 쇠퇴하다.

* 關河(관하) : 함곡관(函谷關)과 황하(黃河)를 가리킨다. 관산하조(關山河阻), 즉 가는 길이 아주 험하고 어려운 것을 가리킨다. 산하(山河)를 가리키기도 한다. ‘三千은 숫자가 아주 많은 것을 가리킨다.

* 迢遞(초체) : (길이) 아득히 멀다. 까마득하게 높다.

* 白日(백일) : (). 군주(君主). 대낮. 세월. 현세(現世). 이 세상.

* 歸泉(귀천) : 황천(黃泉)으로 돌아가는 것, 즉 죽음을 가리킨다.

* 灑泪(쇄루) : 눈물을 훔치다(뿌리다). 눈물을 흘리다.

* 支頤(지이) : 손으로 턱을 괴는 것을 가리킨다.

* 龍鐘(용종) : 실의에 빠져 있는 모습을 가리킨다. ‘莫聞은 듣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을 가리킨다.

* 淸脆(청취) : 소리가 분명하고 생생하여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백거이는 이 구절에 대한 자주自注에서 微之別來有新詩數百篇, 麗絶可愛(미지가 따로 새로 지은 시 수백 편을 내놓았는데 모두가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라고 하였다. ‘好文篇好詩篇으로 쓴 자료도 있다.

* 詩癖(시벽) : 시에 대한 유별난 기호를 가리킨다. ‘別來는 헤어진 이후를 가리킨다.

* 酒顚(주전) : 술을 마시고 취해서 멋대로 하는 것을 가리킨다.

* 王程(왕정) : 정해진 일정대로 오가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는, 공무로 가는 길을 가리킨다.

* 離宴(이연) : 전별(餞別)의 주연(酒宴)을 가리킨다.

* 留連(유연) : 체류하다. 떠나기 아쉬워하다. 여기서 과 같다.

* 黃牛(황우)와 백구(白狗) : 둘 다 장강(長江)의 협명(峽名)이다.

* 征棹(정도) : 먼 곳으로 가는 배를 가리킨다. ‘과 같다.

* 別筵(별연) : 전별(餞別)을 위해 마련한 술자리를 가리킨다. ‘은 접다. 거두다. 끝내다.

* 神女臺(신녀대) : 무산(巫山)의 신녀봉(神女峰)을 가리킨다.

* 繚繞(요요) : 휘감다. 둘둘 감다. 얽히다. 달라붙다.

* 使君灘(사군탄) : 장강(長江)에 있는 유속이 매우 빠르고 세찬 여울을 가리킨다. 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많이 일어나 사나운 물을 다스리기 위해 사군탄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전한다.

* 萬丈(만장) : 햇빛이 수직으로 쏟아져 물 속 바닥까지 비치는 것을 가리킨다.

* 秦地(진지) : 장안(長安)이 있는 지역을 가리킨다.

* 炎徼(염요) : 혹서(酷暑)의 땅 남쪽 변경을 가리킨다. 원진(元稹)前 任地 통주(通州)를 가리킨다.

* 瘴烟(장연) : 남쪽 지방 특유의 습한 기운을 가리킨다. 옛사람들은 이를 토속 질병의 원인으로 여겼다.

 

원화(元和) 14(819) 3, 백거이가 임지인 충주(忠州)로 부임하던 중에 통주사마(通州司馬)로 있다가 괵주장사(虢州長史)로 옮겨가던 원진(元稹)을 협구(峽口)에서 만나 이릉(夷陵)에 배를 세우고 함께 사흘을 보낸 뒤 헤어질 때 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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