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송왕십팔귀산기제선유사(送王十八歸山寄題仙遊寺) - 백거이(白居易)
집으로 돌아가는 왕질부를 전송하며 선유사로 시를 짓다
曾於太白峰前住(증어태백봉전주) : 지난날 태백봉 앞에 살고 있을 때
數到仙遊寺裏來(삭도선유사리래) : 여러 번 선유사로 놀러 갔는데
黑水澄時潭底出(흑수징시담저출) : 흑수 물 맑을 때는 바닥까지 보였고
白雲破處洞門開(백운파처동문개) : 구름이 흩어지면 산굴 길이 열렸네.
林間暖酒燒紅葉(임간난주소홍엽) : 숲 속에서 낙엽 태워 따뜻해진 술 마시고
石上題詩掃綠苔(석상제시소록태) : 이끼 걷어낸 바위에 시구들을 썼는데
惆悵舊遊那復到(추창구유나부도) : 슬프다 지난날 놀았던 곳 다시 갈 수 없으니
菊花時節羨君迴(국화시절선군회) : 국화 철에 돌아가는 그대가 마냥 부럽네.
* 仙遊寺(선유사) : 주지현(周至縣) 성 남쪽 흑수욕(黑水峪) 입구에 있는 절로, 수문제(隋文帝) 개황(開皇) 18년(598)에 창건되었다. ‘太白峰’도 주지현에 있다.
* 黑手(흑수) : 주지현에 있는 진령칠십이욕(秦嶺七十二峪) 중 하나인 흑수욕(黑水峪), 즉 흑하(黑河)의 저수지를 가리킨다.
* 洞門(동문) : 산동(山洞), 즉 산굴의 입구를 가리킨다.
* 惆悵(추창) : 실의와 실망 또는 낙담 등으로 비애에 젖는 것을 가리킨다.
* 王十八(왕십팔)은 백거이가 주지현위(周至縣尉)로 있을 때 교유한 왕질부(王質夫)를 가리킨다.
이 시는 출사를 위해 장안에 머물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집으로 돌아가는 왕질부를 당시 한림학사로 있던 백거이가 전송하며 지은 것인데, 제목 중 ‘寄題’는 ‘그곳(여기서는 선유사)에 가지 않고 시를 짓는 것’을 말한다.
백거이는 원화(元和) 원년(806), 재식겸무명어체용과(才識兼茂明於體用科)에 응시하여 원진(元稹) 등 다른 열다섯 명과 동반 급제한 뒤 주지현위(周至縣尉)로 제수되었는데, 임지에서 진홍(陳鴻), 왕질부(王質夫) 등과 교유하면서 선유사(仙遊寺)를 유람하였다.
선유사(仙遊寺)는 진목공(秦穆公) 의 딸 농옥(弄玉)과 소사(蕭史)의 사랑이 이뤄진 무대이기도 하고, 백거이가 자신의 불후의 명작 「장한가長恨歌」를 창작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장한가」는 백거이가 진홍, 왕질부 등과 선유사를 유람하던 중에 당현종과 양귀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로 한 번 지어보라는 왕질부의 권유로 쓰게 된 것이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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