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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미지청처탄별학조인위해석기의의운가사구(和微之聽妻彈別鶴操因爲解釋其義依韻加四句)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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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미지청처탄별학조인위해석기의의운가사구(和微之聽妻彈別鶴操因爲解釋其義依韻加四句) - 백거이(白居易)

   미지가 아내의 별학조타는 소리를 듣고 지은 시를 보내와서 그 뜻을 해석하고 그 운으로 네 구절을 더해서 답하다

 

 

義重莫若妻(의중막약처) : 부부의 인연보다 중한 것이 없는데

生離不如死(생리불여사) : 생이별을 하느니 죽는 것만 못하고

誓將死同穴(서장사동혈) : 한 무덤에 묻힐 것을 서약까지 해놓고

其奈生無子(기나생무자) : 아들 낳지 못한 것을 어찌 하겠소.

商陵追禮敎(상릉추예교) : 상릉은 예기禮記의 가르침을 따르느라

婦出不能止(부출불능지) : 부인을 쫓아낼 때 그만두지 못했네.

舅姑明旦辭(구고명단사) : 내일 아침 시부모님께 작별인사 드리기 전

夫妻中夜起(부처중야기) : 부부가 한밤중에 자다 일어나

起聞雙鶴別(기문쌍학별) : 쌍학별곡 타는 것을 들어봤는데

若如人相似(약여인상사) : 학의 처지가 사람과 같아 보였네.

聽其悲唳聲(청기비려성) : 구슬픈 학의 울음소리 들어보면

亦如不得已(역여부득이) : 나 역시 그렇게 되지 않을 수가 없는데

靑田八九月(청전팔구월) : 팔구월 청전에서 보는 백학과

遼城一萬里(요성일만리) : 일만 리 밖 요성에서 보는 백학이

裴回去住雲(배회거주운) : 구름 사이를 오가며 배회하거나

鳴咽東西水(명인동서수) : 동서로 갈린 물에서 슬피 우는데

寫之在琴曲(사지재금곡) : 그 모습을 금곡으로 그려낸 것이

聽者酸心髓(청자산심수) : 듣는 사람 슬픔을 사무치게 하네.

況當秋月彈(황당추월탄) : 하물며 가을밤에 금 타는 소리

先入憂人耳(선입우인이) : 걱정 많은 사람 귀에 먼저 들어오는데

怨抑掩朱弦(원억엄주현) : 원망스러운 마음이 붉은 현을 가리고

沈吟停玉指(침음정옥지) : 낮은 소리 가느다란 손가락에 머물 때

一聞無兒歎(일문무아탄) : 단번에 무자식 탄식을 알게 되는데

相念兩如此(상념양여차) : 학과 사람의 마음이 이처럼 다르지 않네.

無兒雖薄命(무아수박명) : 아들이 없는 것을 박명하다 하지만

有妻偕老矣(유처해로의) : 부인이 있어 두 사람 함께할 수 있으니

幸免生別離(행면생별이) : 다행히 생이별 면할 수만 있다면

猶勝商陵氏(유승상릉씨) : 상릉씨 처지보다 나은 것이 아닐까?

 

 

* 微之 : 원진(元稹)

* 其奈 : 어찌하랴. 어찌 할 도리가 없다.

* 別鶴操 : 악부(樂府)의 금곡명(琴曲名)이다.

고금주古今注에서 別鶴操, 商陵牧子所作也. 娶妻五年而無子, 父兄將爲之改娶. 妻聞之, 中夜起, 倚戶而悲嘯. 牧子聞之, 愴然而悲, 乃歌曰: 將乖比翼隔天端, 山川悠遠路漫漫, 攬衣不寢食忘餐(별학조는 주나라 사람 상릉목자가 만든 것이다. 결혼한 지 오 년이 지나도록 아들이 없자 부형이 나서서 새 부인을 들이려 했다. 그 말을 듣고 아내가 밤중에 일어나 문에 기대 우는 소리를 듣고 목자가 슬픔에 젖어 노래했다. “두 마리 새 함께 날다 하늘 끝에 떨어지니 / 산천은 아득하고 갈 길이 너무 멀어 / 옷 입은 채 잠을 안 자고 먹는 것도 잊었네.”)!’이라고 했다. 후대의 사람들이 악장으로 만들었고, 부부의 이별의 슬픔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 禮敎 : 예의와 교화.

대대예기大戴禮記에서 婦有七去: 不順父母去, 無子去, 淫去, 妒去, 有惡疾去, 多言去, 竊盜去(부인이 쫓겨나는 일곱 가지 이유가 있다.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것과 아들을 낳지 못하는 것, 음탕한 것, 투기하는 것, 나쁜 병을 앓는 것, 말이 많은 것, 그리고 도둑질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 悲唳 : 슬피 울다.

* 靑田 : 학이 사는 곳을 가리킨다.

* 遼城 : ()나라 때 정령위(丁令威)란 도사가 요동(遼東)의 영허산(靈虛山)에서 도를 닦은 뒤 학이 되어 날아간 이야기를 인용한 것이다.

* 鳴咽 : 낮은 소리로 울다. 훌쩍거리며 울다.

* 酸心髓 : 상심하다. 사무치게 슬퍼하다.

* 朱弦 : 붉은 실을 꼬아 만든 금()의 현()을 가리킨다.

 

번식이 모든 생명체의 본능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번식을 생명체의 본분이라 할 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어도 아이 문제는 여전히 짝을 이뤄 사는 부부가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중요 문제다.

시쳇말로 칠거지악이란 말이 횡행하던 남성중심의 시절, 아들을 낳지 못하는 부인과 헤어져야 하는 문제로 고민하는 원진에게 아들보다는 부부가 함께 사는 것에 더 의미를 둔 백거이의 입장이 신선해 보인다.

 

미지가 낙천에게 보낸 시는 아래와 같다.

 

別鶴聲聲怨夜弦(별학성성원야현) : 밤중에 원망 실어 별학조타는 소리

聞君此奏欲潸然(문군차주욕산연) : 그대의 연주를 들으니 눈물을 흘릴 것 같네.

商瞿五十知無子(상구오십지무자) : 상구는 나이 쉰에 아들 없는 걸 알게 된 뒤

更付琴書與仲善(갱부금서여중선) : 집에 있는 금서를 중선에게 주었다는데

 

-원진(元稹)의 시 아내가 타는 별학조를 듣고(聽妻彈別鶴操)-

 

 

* 潸然 : 눈물을 흘리다.

* 商瞿 : 인명. 공자가어孔子家語칠십이제자해七十二弟子解에서 梁鱣, 齊人, 字叔魚, 少孔子三十九歲. 年三十未有子, 欲出其妻. 商瞿謂曰: 子未也, 昔吾年三十八無子, 吾母爲吾更取室, 夫子使吾之齊, 母欲請留吾, 夫子曰: 無憂也, 瞿過四十, 當有五丈夫. 今果然, 吾恐子自晩生耳, 未必妻之過. 從之, 二年而有子(양전은 제나라 사람으로 자는 숙어이고 공자보다 서른아홉 살이 어렸다.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아들이 없어 아내를 내보낼 생각이었다. 상구가 그에게 말했다. “그리 하지 마시오. 내가 전에 서른여덟 살까지 아들이 없어 모친께서 나를 위해 신방을 차리려 하셨는데, 공부자께서 나를 제나라로 보내고 모친은 나를 남게 해달라 청하셨습니다. 그러자 공부자께서 상구가 마흔을 넘기면 아들 다섯을 둘 것이라면서 걱정하지 말라하셨고, 지금은 정말로 그렇게 되었소. 나는 선생도 뒤늦게 자녀가 생겨 지금 아이가 없는 것이 부인의 잘못이 아닌 것을 알게 될까 걱정이오.” 양전이 상구의 말을 따랐고, 과연 두 해 뒤에 아들을 얻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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