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숙남계대월(宿藍溪對月) - 백거이(白居易)
남계에서 묵던 날 밤 밝은 달을 바라보며
「宿藍橋題月」이란 제목으로도 전한다.
昨夜鳳池頭(작야봉지두) : 어젯밤에는 봉황지 연못가에 있었는데
今夜藍溪口(금야남계구) : 오늘밤에는 남계로 가는 입구에 있네.
明月本無心(명월본무심) : 밝은 달은 원래부터 무심한 것이라 하지만
行人自回首(행인자회수) : 길 가는 이는 자꾸만 고개 돌려 뒤를 보네
新秋松影下(신추송영하) : 초가을 밤 소나무 아래 그림자 속에 앉아서
半夜鐘聲後(반야종성후) : 한밤중을 알리는 종소리까지 들었지만
淸影不宜昏(청영불의혼) : 밝은 달이 쉽사리 질 것 같지 않아 보여
聊將茶代酒(요장차대주) : 차를 달여 술 대신 거푸 마셨네.
* 藍溪(남계) : 산시성(陝西省) 남전현(藍田縣) 동남쪽에 있는 시내를 가리킨다. ‘藍橋’는 남계에 걸린 다리로 전하는 말에 따르면 당나라 때 배항(裴航)이란 사람이 선녀 운영(雲英)을 만난 선굴(仙窟)이 그곳에 있었다고 한다. 배형(裴鉶)이 쓴 ⟪전기傳奇ㆍ배항裴航⟫에서 ‘一飮瓊漿百感生, 玄霜搗盡見雲英. 藍橋便是神仙窟, 何必崎嶇上玉淸(옥으로 만든 물마시면 온갖 생각이 일어나고 / 두꺼운 서리를 깨버리면 운영을 볼 수 있네 / 남교를 건너면 바로 신선굴인데 / 어쩌자고 신선전은 산꼭대기에 있는가)’이라고 했다. 남녀가 만나는 곳을 가리키는 말로도 쓴다. 제2구의 ‘藍溪’를 ‘溪橋’로 쓴 자료도 있다.
* 鳳池(봉지) : 봉황지(鳳凰池), 즉 궁궐 안 정원에 있는 연못을 가리킨다. 황제를 가까이서 모시는 중서성(中書省)이나 재상(宰相)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 回首(회수) : 고개를 돌려 보다.
* 松影(송영) : 소나무의 그늘진 곳을 가리킨다. 백거이는 「橋亭卯飮」이란 시에서도 ‘松影過窗眠始覺, 竹風吹面醉初醒(솔 그림자 창을 지날 때까지 잠을 자다 일어나면 / 대숲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술기운을 날려주네)’이라고 했다.
* 淸影(청영) : 달빛을 가리킨다.
* 不宜(불의) : 어울리지 않다. 적합하지 않다. ~해서는 안 된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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