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이순음기돈시몽득(耳順吟寄敦詩夢得) - 백거이(白居易)
나이 예순에 돈시와 몽득에게 시를 지어 읊어주다
三十四十五欲牽(삼십사십오욕견) : 나이 서른과 마흔에는 욕망에 끌려 다니고
六七八十百病纏(육칠팔십백병전) : 예순에서 여든까지는 온갖 병에 시달리지만
五十六十却不惡(오십육십각불악) : 쉰에서 예순까지는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고
恬淡淸淨心安然(염담청정심안연) : 명리를 떠나 청정하게 마음 편히 살았네.
已過愛貪聲利後(이과애탐성리후) : 욕망과 명리 좇던 젊은 날은 지났지만
猶在病羸昏耄前(유재병리혼모전) : 늙고 병들어 정신이 혼미해지기 전이라
未無筋力尋山水(미무근력심산수) : 근력 아직 산수 찾아 돌아다닐만하고
尙有心情聽管弦(상유심정청관현) : 마음도 여전히 음과 율을 즐길만하네
閑開新酒嘗數盞(한개신주상수잔) : 한가할 때 새로 빚은 술 몇 잔 마신 뒤에
醉憶舊詩吟一篇(취억구시음일편) : 술기운에 전에 지은 시 한 수를 읊고 나서
敦詩夢得且相勸(돈시몽득차상권) : 돈시와 몽득 둘에게도 술을 따라 권하면서
不用嫌他耳順年(불용혐타이순년) : 나이 예순 된 것을 싫어 말라 말해줬네.
* 耳順(이순) : 나이 예순을 가리키는 말
공자(孔子)는 《논어(論語)》〈위정편(爲政篇)〉에서 이렇게 회고하였다.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 五欲(오욕) : 불교에서 말하는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蜀) 등 다섯 가지 경계에서 일어나는 욕심, 즉 재욕(財欲), 색욕(色欲), 음식욕(飮食欲), 명예욕(名譽欲), 수면욕(睡眠欲)을 가리킨다.
* 不惡(불악) : 화를 내거나 욕을 하지 않는 것 ⟪주역周易ㆍ돈괘遯卦⟫에서 ‘君子以遠小人, 不惡而嚴(군자는 악으로 악을 갚는 식으로 사람을 대하지 않고 위엄 있는 태도를 지킴으로써 소인들을 멀리한다).’이라고 했다.
* 恬淡(염담) : 청정하고 담박한 것을 가리킨다. 명리에 열중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 安然(안연) : 태평하다. 무사하다. 편안하다.
* 愛貪聲利(애탐성리) : 욕망을 쫓고 명리를 구하느라 고통과 윤회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 病羸(병리) : 몸이 약해져 병이 생기는 것을 가리킨다.
* 昏耄(혼모) : 늙고 쇠약해지다. 흐리멍덩해지다. 혼미해지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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