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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봉시통기미지(醉封詩筒寄微之)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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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봉시통기미지(醉封詩筒寄微之) - 백거이(白居易)

            술을 마신 뒤 시를 지어 통에 넣고 봉하여 미지에게 보내다

 

 

一生休戚與窮通(일생휴척여궁통) : 기쁠 때와 슬플 때와 막힐 때와 통할 때

處處相隨事事同(처처상수사사동) : 어디서든 함께하고 무슨 일이든 같이 하며

未死又憐滄海郡(미사우련창해군) : 아직까지 살아서 바닷가 마을 이웃 되고

無兒俱作白頭翁(무아구작백두옹) : 뒤를 이을 자식 없이 백두옹이 되었네.

展眉只仰三杯後(전미지앙삼배후) : 어려운 생각 내려놓고 술부터 석 잔 마신 뒤에

代面唯凴五字中(대면유빙오자중) : 얼굴 보는 것 대신해서 시 한 수를 지어놓고

爲向兩州郵吏道(위향양주우리도) : 두 군의 역참 관리들에게 부탁하면서

莫辭來去遞詩筒(막사래거체시통) : 시통 갖고 오가는 일 거절 말기 바라네.

 

 

* 詩筒(시통) : 문서나 시문을 넣어 우편을 이용할 수 있게 대나무 또는 종이로 만든 통을 말한다. 백거이는 秋寄微之十二韻이란 시에서도 忙多對酒榼, 興少閱詩筒(많이 바쁠 때에는 술통을 마주하고 앉았다가 / 흥이 가라앉으면 시통을 열어 시문을 보네)’이라 했고, 자주(自注)에서 此在杭州, 兩浙唱和詩贈答, 於筒中遞來往(이때 항주에 있었는데 전당강 남북에서 시통에 시를 넣어 역참을 통해 주고받았다).’이라고 했다.

* 休戚(휴척) : 기쁨과 슬픔, 유리와 불리 등을 가리킨다.

* 窮通(궁통) : 형편이 어려울 때와 꽃길을 걷는 것처럼 잘나가는 때를 가리킨다. 장자莊子양왕讓王에서 古之得道者, 窮亦樂, 通亦樂, 所樂非窮通也; 道德於此, 則窮通爲寒暑風雨之序矣(옛날에 도를 터득했던 사람들은 형편이 어려울 때도 즐거워할 줄 알았고, 형편이 잘 풀릴 때에도 즐거워할 수 있었다. 마음이 즐거울 수 있었던 원인이 좋거나 좋지 않은 형편에 있지 않았고 도덕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렇게 형편이 좋거나 어려운 모든 현상들은 추위와 더위, 바람과 비처럼 규칙적인 변화를 따르는 것들이다).’라고 했다.

* 滄海郡(창해군) : 지명

* 展眉(전미) : 즐거워 눈썹 사이가 벌어지는 것을 가리킨다.

* 代面(대면) : 서찰이나 시문으로 얼굴을 보는 것을 대신하는 것을 가리킨다.

* 郵吏(우리) : 고대에 문서 등을 전달하던 역참(驛站)의 관리들을 가리킨다.

 

장경(長慶) 3(823), 항주(杭州)에 있을 때 쓴 작품으로 원진(元稹)과 멀리 떨어져 있을 때와 달리 시문에 어두운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항주는 장경 2년 가을에 이어 이듬해 여름에도 가뭄이 발생하였다. 기우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절감한 백거이는 고산(孤山)과 호안(湖岸)을 제방으로 연결하여 관개용수를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동주자사(同州刺史) 원진은 그해 8월에 월주자사(越州刺史) 겸 절동관찰사(浙東觀察使)가 되었고, 임지로 가는 도중이었던 10월에 항주에 들러 백거이를 만나 사흘을 함께 지내며 정사와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호 일부를 자르는 공사는 우물에 대한 영향을 걱정하는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원진을 기다렸던 백거이는 농사를 위해 필요한 공사라고 하면서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였다.

 

월주의 치소가 있는 산음현(山陰縣)과 항주는 30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자사는 마음대로 주 경계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후 두 사람은 문서를 전달하는 역참의 관리들을 통해 시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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