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강남우천보악수(江南遇天寶樂叟) - 백거이(白居易)
강남에서 천보 연간에 악공을 하던 노인을 만나
白頭病叟泣且言(백두병수읍차언) : 머리 희고 병든 늙은이가 울면서 말하기를
祿山未亂入梨園(록산미란입리원) : 안록산이 난리 전에 이원에 들어가 있었다.
能彈琵琶和法曲(능탄비파화법곡) : 비파를 잘 타고 법곡도 잘 익히어
多在華清隨至尊(다재화청수지존) : 여러 번 화청궁에 있으면서 천자를 모셨다.
是時天下太平久(시시천하태평구) : 이 시절은 태평한 천하가 오래 지속되어
年年十月坐朝元(년년십월좌조원) : 해마다 시월이면 조원각에서 잔치에 갔었다.
千官起居環佩合(천관기거환패합) : 문무백관이 일어서고 앉으면 패옥 소리 나고
萬國會同車馬奔(만국회동차마분) : 온 나라의 사절들이 모여들어 수레와 말이 분주했다.
金鈿照耀石甕寺(금전조요석옹사) : 석옹사엔 여인의 비녀가 번쩍이고
蘭麝薰煮溫湯源(란사훈자온탕원) : 온탕원에 난초향과 사슴향이 피워졌다.
貴妃宛轉侍君側(귀비완전시군측) : 양귀비는 우아하게 움직이며 임금님 모시는데
體弱不勝珠翠繁(체약불승주취번) : 가녀린 몸매는 구슬과 비취의 무게도 감당치 못했다.
冬雪飄搖錦袍暖(동설표요금포난) : 겨울눈이 흩날릴 때는 따뜻한 비단 옷 입고
春風蕩漾霓裳翻(춘풍탕양예상번) : 봄바람 살랑이면 비단 치마폭도 펄럭였다.
歡娛未足燕寇至(환오미족연구지) : 환락에 물리도 않았는데 연 땅의 도둑 떼가 쳐들어와
弓勁馬肥胡語喧(궁경마비호어훤) : 강한 활, 쌀찐 말에 오랑캐의 말들이 소란하다.
豳土人遷避夷狄(빈토인천피이적) : 서울 백성들은 오랑캐 피하여 달아나고
鼎湖龍去哭軒轅(정호룡거곡헌원) : 황제가 서울을 달아나니 헌원황제를 울리었다.
從此漂淪落南土(종차표륜락남토) : 이 때 부터 떠돌다가 남쪽 땅에 떨어져
萬人死盡一身存(만인사진일신존) : 만인이 모두 죽고 한 몸만 살아남았다.
秋風江上浪無限(추풍강상랑무한) : 가을바람 부는 강가에는 끝없이 물결만 일고
暮雨舟中酒一樽(모우주중주일준) : 비 내리는 배 안에는 술 한 동이 있었도다.
涸魚久失風波勢(학어구실풍파세) : 마른 못의 물고기는 오랫동안 풍파의 기세를 잃었고
枯草曾沾雨露恩(고초증첨우로은) : 마른 풀도 일찍이 비와 이슬의 은택을 적시었다.
我自秦來君莫問(아자진래군막문) : 내가 서울 장안에서 왔다고 그대는 묻지 말라.
驪山渭水如荒村(려산위수여황촌) : 여산과 위수는 황폐한 마을처럼 되어버렸다오.
新豐樹老籠明月(신풍수로롱명월) : 신풍의 나무는 늙어 밝은 달을 둘러싸고
長生殿闇鎖黃雲(장생전암쇄황운) : 황혼의 구름에 막히어 장생전 닫힌 문 어둑해진다.
紅葉紛紛蓋欹瓦(홍엽분분개의와) : 붉은 나뭇잎은 어지러이 기울어진 기왓장을 덮고
綠苔重重封壞垣(록태중중봉괴원) : 푸른 이끼 겹겹이 무너진 담을 묻어버렸다.
唯有中官作宮使(유유중관작궁사) : 오직 내시인 중관이 궁지기가 되어서
每年寒食一開門(매년한식일개문) : 매년 한식날에 한 번만 문을 열어준다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樂天 白居易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의이수(適意二首)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7 |
---|---|
칠덕무(七德舞)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7 |
문유십구(問劉十九)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7 |
석낙화(惜落花)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7 |
낙화(落花)/낙화고조부(落花古調賦)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