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구중유일사이수(丘中有一士二首) - 백거이(白居易)
산속에 숨어사는 선비 한 분
其一
丘中有一士(구중유일사) : 산 속에 한 선비 있어
守道歲月深(수도세월심) : 도를 지키며 세월이 깊어간다.
行披帶索衣(항피대색의) : 다닐 때는 새끼줄 옷을 입고
坐拍無絃琴(좌박무현금) : 앉아서는 줄 없는 거문고를 탄다.
不飮濁泉水(부음탁천수) : 탁한 샘물은 마시지 않고
不息曲木陰(부식곡목음) : 굽은 나무 그늘에는 쉬지 않았다.
所逢苟非義(소봉구비의) : 만나는 일이 진실로 의롭지 않으면
糞土千黃金(분토천황금) : 천량의 황금도 분토같이 여긴다.
鄕人化其風(향인화기풍) : 마을 사람들이 그의 풍교에 감화되고
薰如蘭在林(훈여난재림) : 향기는 난초가 숲에 있는 것 같았다.
智愚與强弱(지우여강약) : 지자와 우자, 강자와 약자가
不忍相欺侵(부인상기침) : 서로 차마 속이거나 괴롭히지 않았다.
我欲訪其人(아욕방기인) : 내가 그 사람을 찾아보려고 하여
將行復沈吟(장항복침음) : 길을 나섰다가는 다시 주저하고 망설였다.
何必見其面(하필견기면) : 어찌 반드시 그 얼굴을 보아야 하는가.
但在學其心(단재학기심) : 다만 그이 마음만을 배우는데 있는 것이다.
其二
丘中有一士(구중유일사) : 산 속에 한 선비 있어
不知其姓名(부지기성명) : 그 성명을 알지 못한다.
面色不憂苦(면색부우고) : 얼굴에 근심과 고통이 없고
血氣常和平(혈기상화평) : 혈기는 항상 화평하였다.
每選隙地居(매선극지거) : 매일 한적한 곳을 가려 살고
不蹋要路行(부답요노항) : 벼슬길은 절대로 밟지 않았다.
擧動無尤悔(거동무우회) : 거동에는 잘못이나 후회가 없고
物莫與之爭(물막여지쟁) : 물질에는 그들과 다투지 않았다.
藜藿不充腸(여곽부충장) : 명아주나 콩잎으로도 배를 채우지 않고
布褐不蔽形(포갈부폐형) : 베옷이나 갈포로도 몸을 가리지 못했다.
終歲守窮餓(종세수궁아) : 평생토록 궁핍과 굶주림을 지키고
而無嗟歎聲(이무차탄성) : 탄식하는 소리가 전혀 없었다.
豈是愛貧賤(개시애빈천) : 어찌 곧 가난과 천함을 좋아해서인가
深知時俗情(심지시속정) : 속세의 정을 깊이 알아서 이리라.
勿矜羅弋巧(물긍나익교) : 그물이나 주살에 익숙하다 자랑마라
鸞鶴在冥冥(난학재명명) : 난새나 학이 넓은 세상을 날고 있단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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