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추접(秋蝶) - 백거이(白居易)
가을나비
秋花紫蒙蒙(추화자몽몽) : 가을꽃은 자줏빛으로 무성하고
秋蝶黃茸茸(추접황용용) : 가을나비는 노란빛으로 떼 지어 나네.
花低蝶新小(화저접신소) : 꽃 아래 갓 나온 작은 나비들은
飛戲叢西東(비희총서동) : 꽃 숲 사이를 이리저리 날며 노닐고 있네.
日暮涼風來(일모량풍내) : 해질 무렵 서늘한 바람 불어오니
紛紛花落叢(분분화낙총) : 꽃잎 어지러이 떨어져 쌓이네.
夜深白露冷(야심백노냉) : 밤 깊어 흰 이슬이 차가우니
蝶已死叢中(접이사총중) : 나비는 이미 꽃떨기 속에서 죽어있네.
朝生夕俱死(조생석구사) :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함께 죽으니
氣類各相從(기류각상종) : 같은 기질은 서로 서로 따르는구나.
不見千年鶴(부견천년학) : 보지 못하였는가, 천 년을 사는 학이
多棲百丈松(다서백장송) : 대부분 백 길의 소나무에 깃드는 것을.
* 蒙蒙(몽몽) : 풀과 숲 등이 무성한 모양. 비, 안개 따위가 자욱한 모양.
* 茸茸(용용) : 운집하다. 떼 지어 모이다. 한데 모이다.
* 紛紛(분분) : 흩어져 어지러움.
* 氣類(기류) : 기질(氣質)이 같은 종류의 것. 꽃과 나비를 말한다.
* 千年鶴(천년학) : 옥책기(玉策記) 및 포박자(抱朴子)에 “천년의 학은 계절에 응하여 울고 나무에 오를 수 있다. 천년이 되지 않은 학은 결코 나무 위에 앉지 않는다. (千歲之鶴,隨時而鳴,能登於木。其未千歲者,終不集於樹上也.)”라고 하였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장경(長慶) 2년(821) 백거이가 장안(長安)에서 항주자사(杭州刺史)로 부임하는 길에 지은 시이다.
가을날에 꽃과 나비는 쉬이 태어나서 죽는 반면 천 년을 사는 학은 소나무에 깃드는 것을 비유하여 삶의 무상함과 고고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읊은 시이다. 초반부 두 구는 노래로 만들어져 불리어질 정도로 애창되는 시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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