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속계(贖雞) - 백거이(白居易)
닭을 되사서 풀어주며
淸晨臨江望(청신림강망) : 맑은 새벽 강가에서 바라보니
水禽正諠繁(수금정훤번) : 물새들이 마침 어지럽게도 소란스럽다.
鳧雁與鷗鷺(부안여구노) : 물오리와 기러기 갈매기와 백로들이
游颺戲朝暾(유양희조돈) : 노닐며 날아올라 아침 햇살을 희롱한다.
適有鬻雞者(적유죽계자) : 마침 닭을 파는 사람이 나타나
挈之來遠村(설지내원촌) : 닭들을 끌고 먼 시골에서 왔다.
飛鳴彼何樂(비명피하낙) : 날아 지저귀는 소리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窘束此何寃(군속차하원) : 막히어 갇힌 이것들은 얼마나 원망스럽겠는가.
喔喔十四雛(악악십사추) : 꼬꼬댁 거리며 악을 쓰는 열네 마리의 달들
罩縛同一樊(조박동일번) : 갇히어 한 닭장에 있구나.
足傷金距蹜(족상금거축) : 다리 다친 쇠 발톱으로 종종 걸음치고
頭搶花冠翻(두창화관번) : 머리 서로 부딪쳐 벼슬이 뒤집혀있구나.
經宿廢飮啄(경숙폐음탁) : 밤새도록 마시지도 먹이를 쪼지도 못하고
日高詣屠門(일고예도문) : 새가 높이 솟으면 도살장으로 가겠구나.
遲廻未死間(지회미사간) : 죽지 않은 기간에 이리저리 배회하는 것은
飢渴欲相呑(기갈욕상탄) : 주리고 목말라 삼키고 싶어서라.
常慕古人道(상모고인도) : 언제나 옛사람의 도리를 흠모하여
仁信及魚豚(인신급어돈) : 어짊과 믿음이 물고기와 돼지에도 미친다.
見茲生惻隱(견자생측은) : 이 닭들을 보니 측은한 마음 일어나
贖放雙林園(속방쌍림원) : 돈 들여 되사서 쌍림원에 놓아준다.
開籠解索時(개농해색시) : 닭장 열고 끈을 풀어 줄 때
雞雞聽我言(계계청아언) : 닭들아 내 말 좀 들어라
與爾鏹三百(여이강삼백) : 너희들을 삼백 량 돈을 주었으나
小惠何足論(소혜하족논) : 어찌 족히 작은 은혜를 논하겠는가.
莫學銜環雀(막학함환작) : 배우지 말라, 옥을 물고 온 공작새가
崎嶇謾報恩(기구만보은) : 거북하게도 보은의 도를 더럽힌 일을.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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