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범춘지(泛春池) - 백거이(白居易)
봄 못에 배 띄워
白蘋湘渚曲(백빈상저곡) : 상수 물가에 흰 마름
綠篠剡溪口(녹소섬계구) : 섬계 어구에는 푸른 조릿대.
各在天一涯(각재천일애) : 각각 하늘 먼 곳에 있어
信美非吾有(신미비오유) : 정말 아름답지만 나의 소유 아니다.
如何此庭內(여하차정내) : 어떠한가, 이 정원 안
水竹交左右(수죽교좌우) : 수죽은 좌우로 얽혀있다.
霜竹百千竿(상죽백천간) : 서리 맞은 대나무 여러 줄기들
煙波六七畝(연파륙칠무) : 예닐곱 이랑이 물안개에 덥혀있다.
泓澄動堦砌(홍징동계체) : 맑은 물속에는 섬돌이 일렁거리고
淡泞映戶牖(담저영호유) : 깨끗한 물에는 문과 창문이 비추인다.
蛇皮細有紋(사피세유문) : 뱀 껍질 같은 문양이 섬세하게 보이고
鏡面淸無垢(경면청무구) : 거울 표면처럼 맑아 먼지하나 없구나.
主人過橋來(주인과교내) : 주인이 다리를 지나오는데
雙童扶一叟(쌍동부일수) : 두 어린 아이가 한 노인을 부축하고 있다.
恐汙淸冷波(공오청냉파) : 맑고 찬 물결 더럽힐까 두려워
塵纓先抖擻(진영선두수) : 갓에 앉은 먼지부터 털어낸다.
波上一葉舟(파상일섭주) : 물결 위에 작은 배 띄우고
舟中一樽酒(주중일준주) : 배 안에는 한 동이 술을 실었다.
酒開舟不繫(주개주부계) : 술동이는 열어놓고 배는 풀어
去去隨所偶(거거수소우) : 배 가는대로 따라 가고 또 간다.
或遶蒲浦前(혹요포포전) : 부들 물가 앞은 둘러싸고
或泊桃島後(혹박도도후) : 복숭아 섬 뒤에 멈추기도 한다.
未撥落杯花(미발낙배화) : 술잔에 떨어진 꽃잎을 건져내지도 않고
低衝拂面柳(저충불면류) : 얼굴을 스치는 버드나무 아래를 지나간다.
半酣迷所在(반감미소재) : 반쯤 취하니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고
倚榜兀回首(의방올회수) : 노에 기대어 우뚝 머리를 돌려본다.
不知此何處(부지차하처) : 이곳이 어느 곳인지 모르겠는데
復是人寰否(복시인환부) : 혹시 인간세상이 아닌가.
誰知始疎鑿(수지시소착) : 누가 알리오, 처음 연못을 뚫고서
幾主相傳受(기주상전수) : 몇 사람의 주인이 서로 바뀌었는지를.
楊家去云遠(양가거운원) : 양씨는 떠난 지 오래되고
田氏將非久(전씨장비구) : 전씨는 오랫동안 가지지 못했다고 한다.
天與愛水人(천여애수인) : 하늘은 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었으니
終焉落吾手(종언낙오수) : 마침내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도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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